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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5화

육현경은 자신이 평생을 걸쳐 꿈에도 가지고 싶었던 여자의 입에서 고백을 들을 줄 몰랐다.

그를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 것이다.

한순간 그는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그녀를 꽉 안고 싶었다.

그러나 심아윤의 일을 겪은 후 그런 모험은 하고 싶지 않았다.

임아영은 심아윤보다 더 악질이었기에 소이연과 육민의 생명을 가지고 장난을 칠 수 없었다.

“임아영은 내 생명의 은인이에요. 버릴 수 없어요.”

육현경은 결국 냉담하게 그녀를 대했다.

소이연의 가슴 한쪽이 쓰려왔다.

육현경이 기억을 잃어 이렇게 말하는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가슴이 아파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사랑이 아닌 감사함으로 함께 하는 건 결국 행복하지 않을 거예요. 앞으로 갈등도 더욱 심해질 거예요. 당신은 지금 그녀를 해치는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죽을 거예요.”

“그렇게 무서워요?”

“말했잖아요, 내 생명의 은인이라고.”

“생명의 은인... 그래서 그 사람에게 남은 인생을 바치겠다는 거죠?”

“그래야만 해요.”

“그럼 나는요? 당신한테 버림받는 건가요?”

“미안해요.”

육현경의 사과는 그녀를 자극했다.

“루카스, 당신의 진짜 신분을 알아요? 누구인지...”

“알고 싶지 않아요. 아는 게 많아질수록 더 힘들어 질거예요. 이연 씨,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

그의 냉담한 말에 소이연은 눈시울이 점점 붉어지다가 눈물이 차올랐다.

육현경의 모습은 소이연의 가슴을 후벼팠다.

“인정해요. 내가 먼저 당신을 흔들었죠. 바람피운 거나 다름없어요. 한때는 아영 씨를 버리고 당신과 함께하겠다는 생각도 했었죠. 그러나 지금은 아니에요. 영원히 아영 씨를 사랑할 거예요.”

육현경의 말에 소이연은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를 가지는 건 쉽다고 생각했으나 그건 그녀의 오만이었다.

“이연 씨, 당신한테 너무 미안해요.”

육현경은 가슴 아픈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뱉었다.

“당신이 누군지 알면 분명히 후회...”

“말했죠,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다고요. 나한테 아무런 이득이 없어요. 당신이 나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나를 내버려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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