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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613화

건곤전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내의원 어의가 전부 소집되었고 태상황과 주재상이 같은 전에 모셔졌다. 이는 소요공이 고집한 것으로 소요공은 눈이 벌게져서 소리 질렀다. “내가 반드시 둘을 지킬 테니 하나도 내 시선에서 사라지게 하지 마라!”

소요공이 그간 보여준 성격은 상당히 평화로워서 이렇게 미친 듯이 울부짖는 것은 역시 처음으로 건곤전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놀라서 정신이 쏙 빠졌다.

희상궁이 상황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왔다. 희상궁은 주방에서 오늘 탕을 준비하고 있다가 주재상과 태상황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말을 듣고 심하게 당황해서 이리저리 부딪히며 건곤전으로 달려온 것이었다. 침대에 누워 있는 태상황과 주재상을 보고 희상궁의 두 다리는 사시나무 떨듯 떨리고 전신에 경련이 일며 털썩 바닥에 주저앉아 도무지 일어날 수가 없었다.

어의가 다가와 진맥하더니 태상황은 격노해서 기혈이 치솟아 피를 토한 것이라고 했다. 원래 체질이 좋지 않은데 전투를 치르고 피곤이 쌓여 정신력과 기쁨으로 간신히 버티다가, 이제 분노와 절망으로 전신이 모래시계처럼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어의가 이마의 땀을 닦더니 중풍이 아닌지 걱정했으나 다행히 아니라고 했다.

주재상의 상황은 그다지 낙관적이지 못했다.

앞쪽 이마를 탁자 모서리에 부딪히며 이마가 함몰되었는데 피는 멈췄지만 깨어나지 못하고 숨소리도 미약하고, 조금 뒤에는 귀와 코에서도 피가 나서 어의가 얼른 지혈했으나 지혈한 뒤에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

원판과 어의 몇 명은 명원제의 지시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는데 명원제는 의자에 앉아 사람이 완전 넋이 나가 있었다. 공허한 시선으로 어의가 지시를 기다린다는 말을 듣고 힘껏 의자 손잡이를 움켜쥐며 덜덜 떠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서……태자비를 불러라, 어서!”

빠른 말 한 필이 궁에서 달려 나가 목여태감이 직접 초왕부로 갔다. 다른 말 없이 태자비에게 약상자를 챙겨 바로 입궐하자고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고만 했다.

원경릉은 목여태감의 이런 당황한 모습을 본 적이 없어 잠시도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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