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8화

그 말을 들은 유현진은 막 피어오른 희망이 한순간에 사그라들었고, 이내 의기소침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단지 우연이라는 말인가요?”

의사가 위로를 건넸다.

“그건 모르는 일이에요. 눈동자가 움직인다는 건 나쁘지 않은 현상이죠. 다만 단정 짓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뜻입니다. 어쨌거나 의식을 잃은 지 좀 오래되어서 좀 더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말씀해주세요.”

유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의사가 떠난 후 유현진은 침대 옆에 앉아 한참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병원을 나서기 전에 그녀는 간병인에게 팁을 챙겨줬지만, 상대방은 안 받겠다고 한사코 거절했다.

유현진이 말했다.

“아주머니, 받으세요. 제가 평소에 자주 오는 것도 아니고 아주머니께서 모든 일을 케어해주시는데 이것마저 거절하면 마음이 편치 않네요. 앞으로 우리 엄마가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저한테 연락해주세요.”

“당연하죠. 그게 제 일인걸요.”

이렇게까지 얘기하는 그녀 때문에 간병인도 더는 거절하지 못했다.

...

밤늦게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 차미주는 여전히 깨어 있었는데, 단톡방에서 문자를 보내느라 무아지경이었다. 옆에는 TV가 틀어져 있었고, 마침 ‘보이스’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방송 중이었다.

“왔어?”

유현진은 대답하고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푹신한 소파에 몸을 맡기자 온종일 팽팽하던 긴장이 그제야 조금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꼴이 그게 뭐니? 어머님은 괜찮아?”

“아직은.”

유현진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이혼은 못 했어.”

“난 또 뭐라고.”

차미주는 그녀의 입에 체리 한 알을 넣어주었다.

“오늘 실패했다고 해도 나중에 다시 만나서 해결하면 되잖아.”

유현진은 그녀가 말한 것처럼 긍정적으로 여기지는 않았다. 오후에 걸려온 전화에서 강한서의 말투를 들어보면 아마도 자신이 일부러 약속을 어긴 줄 알고, 심지어 또다시 ‘밀당’한다고 오해하는 느낌이 강했다. 따라서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약속을 잡는 건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녀는 강한서에게 문자를 보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