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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조유진은 말을 마치자마자 휴대전화를 꺼내 카메라를 켰다.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은 같이 사진 한 장을 찍었다.

사진 속 조유진은 그의 어깨에 기댄 채 한 손으로 그의 목을 껴안고 V를 그리고 있었다.

배현수는 그녀를 업고 있다가 표정 관리를 미처 하지 못해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조유진의 배경이 아주 잘 되어줬다.

남자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나와 같이 찍는 거야, 아니면 셀카를 찍는 거야?”

조유진은 고개를 숙이고 탐구하듯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현수 씨의 얼굴은 어느 각도에서 찍어도 못생기게 안 나와요.”

정확히 말하면 어느 각도에서 찍어도 다 잘생겼다.

잘생긴 남자의 얼굴은 사각지대가 없이 곳곳에서 심각한 분위기 풍기고 있었다.

선명한 이목구비는 자체적으로 필터와 고급스러움을 갖추고 있다.

배현수도 사진이 잘 나왔는지 못 나왔는지 신경 쓰지 않고 그녀를 위로 올리며 고개를 옆으로 돌려 물었다.

“사진 나에게도 보내줘.”

“필터로 포토샵 좀 해서 보내줄게요.”

배현수는 인상을 찌푸렸다.

“어느 각도에서 찍어도 못생기지 않았다며? 그런데 왜 포토샵 하는데?”

“나만 포토샵 할 거예요.”

그러니까 남은 못생기게 나오든 말든 상관없다는 이거지?

...

이내 두 사람은 대성당에 도착했다.

늦은 밤이라 그들은 옆문으로 슬그머니 들어갔다.

교회 안에 불은 켜져 있었지만 텅텅 비었다.

배현수는 조유진이 사진을 찍기 위해 교회에 들어온 줄 알았다.

옆에 있던 조유진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

“목사님이 계셨으면 좋았을 텐데...”

“갑자기 목사님을 찾아서 뭘 하려고?”

조유진은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옆에 선 배현수를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여기는 한국이 아니라 스위스예요. 한국의 언론 기자들도 없고 사람들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어요. SY그룹의 주식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도 신경 쓸 필요 없고요. 현수 씨, 우리를 방해하던 모든 외력들이 여기 스위스에는 없어요. 나와 결혼해 줄래요?”

비록 조유진은 애국심이 강한 사람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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