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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1화 얼마나 큰 고통을 겪었을까?

반승제가 대체한 이 경호원은 평소 별장에서 존재감이 강하지 않았던 탓에 온갖 잔심부름을 도맡아서 했다.

하지만 이곳의 경호원으로 뽑혔다는 건 한편으로는 어느 정도의 실력이 뒷받침해 준다는 걸 의미했다.

그는 주방으로 다가가 셰프가 준비한 요리를 들고 조용히 문 쪽으로 걸어갔다.

이때 다른 경호원이 문을 활짝 열었다.

“안 들어가고 뭐 해? 멀뚱멀뚱 쳐다보지만 말고 얼른 들어가.”

조명하나 켜지지 않은 방은 어두컴컴하기 그지없었다. 간신히 복도의 불빛에 의지해 어렴풋이 창가에 한 여자가 앉아 있다는 걸 발견했다.

음식을 들고 있는 반승제의 손은 저도 모르게 힘이 바짝 들어갔고 별장 전체를 부수고 싶은 충동이 마구 올라왔다.

“잠깐만.”

경호원 중 한 명이 그의 뒷모습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조커, 너 키 컸냐?”

반승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이때 또 다른 경호원이 눈을 번뜩이며 입을 열었다.

“어제 한숨도 못 자더니, 눈이 잘못됐구먼.”

그는 두 사람을 무시하고 곧장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문이 닫히자, 방안은 또다시 어둠을 삼켰다.

반승제는 조심스럽게 불을 켰고 마침내 창가에 앉아 있는 성혜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천천히 다가가 옆 테이블 위에 음식을 내려놓았다.

성혜인은 발소리를 들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이내 남자가 가까이 다가오자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그녀는 눈앞의 남자한테서 반승제와 매우 비슷한 분위기를 느꼈다.

하지만 곧바로 반승제가 이곳에 나타날 리가 없다며 헛된 망상을 하는 스스로를 비웃었다.

반승제는 테이블 위에 음식을 내려놓고 조용히 옆에 서 있었다.

평소라면 바로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성혜인 역시 그가 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움직이려는 인기척조차 없자 미간의 주름은 더욱 짙어졌다.

왜 나가지 않느냐고 묻고 싶었지만, 그녀의 목은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고 어쩔 수 없이 손끝으로 테이블을 가볍게 두드렸다.

반승제는 그 소리가 전하는 메시지를 알아차리지 못했고 얼마 후 성혜인은 의아한 눈빛으로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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