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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7화 돌 잔치

시윤은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

“시영 언니한테 말했어요. 민씨 집안 쪽은 시영 언니가 알아서 전달할 테니 여기 쪽만 신경 쓰라던데요.”

그 말에 양현숙은 헛웃음을 지었다.

“그럼 다행이고.”

하지만 봉투에 인장을 찍고 있던 시윤의 생각은 진작 딴 데로 샜다.

시윤은 양현숙이 물어보는 게 민씨 집안 식구가 아니라 도준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지난 반년 동안 진태섭과 정은숙 부부는 그나마 선물이라도 보내왔지만 도준은 아무 소식도 없었으니까.

일상적인 소식도 없을 뿐만 아니라 뉴스, 심지어 가십 기사에조차 도준에 관한 소식은 실리지 않았다.

...

돌잔치 전날, 시윤은 잠을 설쳐 밤새도록 몸을 뒤척였다.

심지어 본인이 대체 도준을 부르고 싶은지 아니면 부르기 싫은지조차 알지 못했다.

그렇게 깊은 고민에 빠져 있을 때, 도윤이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시윤은 소리를 듣자마자 달려가 벌떡 일어나 분유를 풀고는 맛나게 먹는 도윤을 보자 화가 나는 듯 배를 콕콕 찔러댔다.

“이게 다 너 때문이야. 사건을 조사하러 가지도 못하고 네 아빠도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고.”

도윤은 아직 복잡한 말을 알아듣지 못하여 그저 동그란 눈을 깜빡이며 뿐이었다.

그 천진한 모습을 보자 시윤은 또 이내 화가 사르르 풀려 도윤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됐어. 내가 낳았는데 어쩌겠어. 용서해야지.”

...

돌잔치 당일 현장은 매우 시끌벅적했다. 특히 이제는 짧은 거리를 걸을 수 있게 된 도윤의 귀여운 모습이 사라들의 이목을 끌었다.

진태섭과 정은숙 부부는 호텔 청소부보다도 빨리 도착해 도윤의 사지만 몇백장을 찍어댔고, 시영은 시윤을 도와 손님들을 접대했고 수아는 윤영미와 함께 도윤과 장난을 쳐댔다.

“여기 봐, 도윤아.”

그리고 소혜는 카펫 위를 어렵게 걷는 도윤이 힘겨워 보여 부축하려고 다가갔다. 하지만 힘 조절을 잘못하는 바람에 도윤은 앞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다행히 평소 잘 울지 않는 도윤은 넘어졌으면서도 눈만 깜빡이며 저를 넘어뜨린 소혜를 보더니 미안하다는 사과를 받아내자 그제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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