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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김시후는 서유를 부축해서 먼저 차에 태운 후에야 비로소 차에 올랐다.

자신의 상처는 아랑곳하지 않고 깨끗한 수건으로 빗물에 젖은 서유의 머리카락을 닦아주었다.

그녀를 아프게 할까 봐 아주 부드러운 손길이었지만, 그녀의 노출된 피부에 시선이 닿자 안색이 변했다.

김시후가 한평생을 아끼고 보살폈던 서유가 뜻밖에도 이승하 그 나쁜 놈에게 모진 꼴을 당하고 말았다...

한 번도 아닌 족히 5년이나. 김시후를 평생 후회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서유는 김시후가 자신의 목덜미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것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외투로 목을 감쌌다.

김시후는 서둘러 설명했다.

“서유야, 그게 아니라 그냥 내가 너무 못나서 널 해친 것 같아서...”

서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사람 탓 아니야. 내가 원했던 거야.”

계약서에 서명한 것은 서유이니 어떻게 이승하를 탓할 수 있을까?

김시후는 흠칫 놀랐다. 서유가 원했다는 것은 강요당한 것보다 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는 말을 잇지 못한 채 그녀의 머리카락을 계속 닦아 주었다.

부드럽게 자신을 보살피는 남자의 모습에 서유는 가슴이 아팠지만, 그래도 분명히 말해야 할 것이 있었다.

“사월아, 나 할 말 있어.”

“돌아가서 얘기할까?”

그녀가 말을 꺼내자마자 김시후에 의해 중단되었다.

그는 무언가를 알아차린 듯 서유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서유는 여전히 거즈로 이마를 감싸고 있는 남자의 모습을 보고는 말을 삼켰다.

김시후는 그녀를 데리고 자신의 별장으로 가고 싶었지만, 서유는 원하지 않았고 정가혜의 아파트로 돌아가고 싶어 했다.

그 아파트는 그녀에게 안정감을 주었다. 그곳에서 잠을 자는 것조차 안심할 수 있었다.

김시후는 그녀를 아파트로 데려다주었지만, 위층에 올라가기를 원하지 않았다. 올라가면 서유가 자신에게 무슨 말을 할까 봐 두려웠다.

서유는 상황을 보고 차에서 급히 내리지 않았다.

“사월아, 그래도 분명히 해야 할 말들이 있어.”

그녀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많지 않았다. 이번에 다쳐서 병세가 악화하였다. 주서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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