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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6화

차를 마신 후 조금 지나자, 달콤한 뒷맛이 났다. 임지훈은 비록 차에 대해 잘 몰랐지만 이건 좋은 차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방유정 아버지를 보며 말했다.

“아버님 초대해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방유정 아버지는 손을 흔들었다.

“이런 것 가지고 뭘 그래요. 내 사위만 되면 방씨 가문 전체를 물려줄 건데.”

“아빠.”

방유정은 화가 났다.

“아빠는 왜 계속 그 말씀이세요? 지훈 씨가 도망가겠어요.”

방유정 아버지가 웃었다.

“그래그래, 내가 잘못했어.”

방유정은 아버지의 팔짱을 끼고 어깨에 기대며 물었다.

“누가 이겼어요?”

임지훈이 말했다.

“제가 졌어요.”

방유정 아버지가 말했다.

“두 게임했는데 한 사람이 한 번씩 이겨서 무승부야.”

임지훈은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아버님이 저를 봐주셔서 한 번 이긴 거죠. 아니었으면 한 게임도 이길 수 없었을 겁니다.”

“요즘 젊은이 중에 체스 둘 줄 아는 사람 많지 않은데 그 정도면 정말 잘 두는 거예요.”

방유정 아버지가 칭찬했다.

“우리 집 뒷마당 정리가 잘 되어 있는데 유정이랑 가서 구경해 봐요.”

방유정 아버지는 두 사람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단둘이 지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고 싶었다. 그걸 알고 있었지만 임지훈은 거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방유정이 아버지에게 애교를 부렸다.

“별로 볼 것도 없어요. 아빠가 기르는 물고기 몇 마리만 있는 거잖아요.”

방유정 아버지는 임지훈을 보며 말했다.

“내가 물고기를 좋아해서 외국에서 수입한 품종인데 괜찮은 물고기들이에요.”

임지훈이 말했다.

“그럼, 한번 봐야죠.”

“유정이랑 같이 가 봐요.”

방유정 아버지는 딸의 어깨를 치며 말했다.

“유정아, 어서.”

방유정은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요.”

임지훈은 화를 내지 않고 방유정을 따라갔다. 두 사람은 가는 길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걷기만 했는데 뒷마당에 도착하자 작은 수림이 보였다. 가상의 산과 흐르는 물 그리고 초록색 정원이 눈앞에 나타났는데 그 풍경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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