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군작은 놀리는 듯한 눈빛이었다. “가리긴 뭘 가려요? 처음보는 것도 아닌데, 옷 갖고 오는 거 깜빡했어요.” 그녀는 등을 지고 옷장 앞으로 그에게 타월을 건네줬다. “부끄러운 줄 좀 알아요!” 그는 타월을 건네받고 허리에 둘렀다. “다 됐어요, 졸려서 잘래요.” 국청곡은 안도한 뒤 조심스럽게 뒤를 돌아 그가 옷을 다 입은 걸 확인한 후 누웠다. “불 꺼요, 불 키고 있으면 잠 못 자요.” 사실 불을 끄더라도 그녀가 잠에 들 수 있을지는 몰랐다. 옆에 다른 사람이 한 명 더 늘어났으니 말이다. 어쩌면 조용한 환경이 잠에 들기 쉬워서 그런지, 임신을 해서 그런 건지, 잠시 후, 국청곡은 눈꺼풀과 싸우기 시작했다. 그녀는 예군작이 있어서 잠에 들지 못 할 줄 알았다… 그녀가 비몽사몽 한 상태에서 편한 자세를 취하려고 몸을 뒤집자 예군작이 말했다. “마음대로 움직이지 말아요.” 그녀는 막 잠에 들 뻔했는데 그에 소리에 놀라서 또 잠이 살짝 깨자, 짜증이 나서 말대꾸를 했다. “내가 내 집에서, 내 방 내 침대에 있는데 왜 움직이면 안돼요? 너무 지나치게 사나운 거 아니에요?” 국청곡의 눈물은 눈가를 따라 떨어졌고, 베게엔 눈물 자국이 남았다. 그는 정말 냉혈한이어서 어떤 상황에서도 따뜻해지지 못 했고 얼마나 함께하든 상관없었다… 다음 날. 국청곡은 점심까지 자고 난 뒤에 일어났고, 얼굴엔 잠에서 덜 깬 피곤함이 묻어났다. 그녀가 하품하면서 내려와 보니, 놀랍게도 예군작은 떠나지 않은 태 거실에서 그녀의 가족들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의 연기 실력이 대단하다는 건 부정할 수 없었다. 분명 어른들 상대하는 걸 싫어하면서 또 사이 좋게 지내는 모습은 전혀 위화감이 들지 않았다. 그녀가 일어난 걸 보자 그는 웃으며 물었다. “배고프죠? 가서 뭐 좀 먹어요, 우린 이미 먹었어요.” 가족들의 표정을 보고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그에 맞춰서 연기를 했다. “네, 당신이 엄마 아빠랑 대화 좀 나누고 있어요. 밥 먹고 바로 올게요
국청곡이 밥을 다 먹자, 국가네에서 나온 뒤 예군작은 차에 타서 숨을 내쉬었다. 국청곡을 그를 보고 물었다. “긴장 좀 풀렸어요? 안 와도 된다고 했는데 그렇게 말을 안 듣고 온 거였잖아요, 쌤통이네요. 나도 어른들 상대하는 건 싫어해요.” 예군작은 소리를 내지 않았다. 오늘 그는 일찍 일어나서 잠이 아직 안 깼고, 눈을 감고 컨디션을 회복했다. 국청곡은 자신이 없어졌다. 그가 이미 그녀가 몰래 개인적으로 진몽요와 연락하는 사실을 알게 된 건가? 아마… 아직 모르지 않을까? 아니면 그가 난리를 쳤을 테고 이렇게 침착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가 발견하기 전에 그녀가 사실대로 털어놓는 게 나을 수도 있었다. 망설이다가 그녀가 입을 열고 물었다. “나 진몽요씨랑 계속 연락하고 있었어요.” 예군작의 몸이 살짝 굳었다. “그래서요?” 역시 진몽요와 관련된 거라면 그는 반응했다. 아니면 그녀를 무시했을 테다. 그녀는 살짝 속으로 실망했지만 완벽하게 속내를 감췄다. “화 안 나요?” 예군작은 눈을 뜨고 그녀를 보았다. “화 낼 게 뭐 있어요? 당신이 그 사람을 어떻게 할 것도 아닌데요 뭘.” 그녀는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는 그렇게 그녀가 진몽요에게 아무 짓도 안 할 거라는 걸 확신하는 건가? 그녀는 늘 자신이 그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는 정작 자신 있게 그녀를 다 꿰뚫어 본 건가? 이게 사실이었다. 그녀는 진몽요를 어떻게 할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제멋대로 굴었어도 나쁜 것과 좋은 것 및 흑과 백을 구분할 줄 알았다. 목가네. 온연은 밥을 먹고 콩알이를 데리고 정원에서 놀았고, 진몽요는 온다고 했는데 아직도 오지 않았다. 콩알이가 가끔 성질이 더러울 때도 있어서 그녀는 미리 아이에게 경고했다. “동생이 아직 많이 어려서 아무 것도 몰라. 마치 네가 어렸을 때처럼. 이따가 놀러 오면 절대 때리면 안돼, 알았지?” 콩알이는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혼자 놀았고 그녀는 그가 알아들은 걸로 여
당연히, 마지막에 온연은 자신의 아들이 질투할까 봐 감히 더 진몽요의 아이를 안지 못 했다. 진몽요의 아들에게 별명을 지었냐고 묻자 진몽요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남자 애가 무슨 별명이야? 나중에 너네 콩알이가 콩이 됐을 때, 사나이가 됐을 때, 너가 그때 가서도 콩알이라고 부르면 너무 안 어울리지 않아? 그럼 애를 좋아하는 꼬마 아가씨들이 다 비웃을 거야. 별명도 어렸을 때나 귀여운 거지.” 온연은 투덜거렸다. “너 그냥 머리 써서 아이한테 별명 지어주기 싫은 거 아니야? 이렇게까지 논리 있게 말할 정도라니. 별명은 당연히 어렸을 때만 쓰는 거지, 어차피 크면 그렇게 못 불러.” 마침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경소경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당신 진짜 혼자 운전해서 아이 데리고 간 거 아니죠? 본인 운전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몰라서 그래요? 무슨 생각이였어요? 만약에 사고 나면 어쩌려고요? 우리 엄마 기사님한테 데려다 달라고 하면 됐잖아요.” 진몽요는 짜증이 났다. “내가 사고 나길 바라는 거예요? 이미 도착했고, 아무 일도 없었잖아요? 난 유턴을 잘 못 할 뿐이지, 직진할 때는 무슨 사고가 나겠어요? 당신은 일이나 해요.” 그녀는 사실 말로는 귀찮은 척했지만, 사실 매우 기뻐했고, 전화를 끊은 후에도 신나 있었다. 온연은 혀를 찼다. “좋네, 널 걱정해주는 사람도 있고. 이제 네가 자랑할 차례네.” 진몽요는 무언가 떠오른 듯했다. “콩알이 생일은 어떻게 보내려고? 아직 안 지났지? 한 살이면, 좀 크게 해야 하지 않아?” 이 일은 이미 온연과 목정침이 상의했었다. 게다가 콩알이의 생일은 이미 지났다. “이미 지났는데 축하는 따로 안 했어. 목정침씨가… 콩알이 생일은 내가 목숨을 잃을 뻔한 날이라 축하하면 안된데. 정말 축하하려면 내가 위기를 이겨내고 살아남은 걸 축하해야지~ 어쩐지 목가네 사람들은 다 생일 챙기는 걸 별로 안 좋아하더라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랑 달라. 근데 말에는 일리가 있어. 모든 사람의 생일 당일에 주목
서예령은 고개를 저었다. “됐네요, 제가 다시 기회 찾아서 꼭 직접 전달해드릴 거예요. 감사해요.” 당천도 더 이상 말하지 않고 혼자 커피를 사러 갔다. 그가 커피를 사고 왔을 때, 서예령은 아직도 있었다. 이렇게 더운 날에 그녀는 길가 화단 옆에 앉아 있었고, 이마에 난 땀에 머리카락이 몇 가닥 붙었다. 시선을 마주치자 그는 예의상 미소를 지었는데 예상외로 이번에 서예령이 먼저 그를 붙잡았다. “선배님!” 그는 그녀가 생각을 바꾼 줄 알았다. “네?” 서예령은 앞으로 다가가 애원하는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제가 목 대표님 좀 만날 수 있게 해주시면 안될까요? 그냥 제가 돈 갚으러 왔다고만 해주세요. 무슨 일이 있어도 저 꼭 그 분 만나야 해요, 제가 들어가도 되고 그 분이 나오셔도 되니, 저한테 딱 5분만 주시면 좋겠어요!” 당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내가 전달할게요. 만약 10분동안 아무 소식이 없으면 그쪽도 더 기다리지 마세요. 그건 대표님이 당신을 만나기 싫다는 뜻이니까요.” 위층으로 올라간 뒤, 당천은 바로 목정침의 사무실로 향했다. “회사 문 앞에 대표님 기다리는 분이 있어요. 서예령이라던데, 돈 갚으러 왔데요. 저희 대표님 사모님께서 직접 자른 사람인데, 감히 못 만나시겠죠?” 목정침은 불쾌한 듯 말했다. “나한테 빚진 돈 없으니까 만날 필요 없어요. 감히 못 만나 싶은 게 아니고요.” 당천은 웃었다. “네네네, 감히 못 만나는 게 아니라 만날 필요가 없는 거겠죠. 근데 서예령씨가 돌려드리려는 돈은 대표님이 예전에 후원해 주셨던 후원금이에요. 그렇게 생각하면 빚진 돈이 있는 거 아닌가요? 기세를 보니까 대표님을 못 만나면 안 갈 거 같은 느낌이던데요. 어차피 저는 전달했으니 만나든 말든 대표님 마음이죠. 저는 일하러 가볼게요.” 목정침은 살짝 짜증이 났고 잠시 망설이다가 데이비드를 불렀다. “서예령 올라오라고 해.” 데이비드는 작게 물었다. “만일 사모님이 아시게 된다면, 혹시…” 목정침은 차가운
목정침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바깥 세상은 넓어요. 나가서 봐봐요. 여기는 그쪽이랑 어울리지 않고, 내 아내가 좋아하지 않아서요.” 오직 온연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라고? 서예령은 이를 꽉 깨물었지만 또 어쩔 수 없었다. 데이비드는 상황을 보고 말했다. “가시죠, 대표님께서 바쁘셔서요.” 서예령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허리를 숙여 목정침에게 인사를 한 뒤에야 뒤돌아 나갔다. 온연, 언젠간 그녀에게 대가를 치르게 만들 것이다! ...... 오후 5시가 넘어서 목정침은 목가네로 돌아왔다. 온연은 콩알이를 씻기고 있었고, 진몽요는 이미 아이를 데리고 집에 갔다. 오후에 정원에서 너무 신나게 놀아서 콩알이 손에는 흙이 잔뜩 묻어 있었다. 그녀가 씻기느라 바빠 얼굴에 땀이 많이 난 걸 보자 목정침이 말했다. “나도 마침 씻으려 그랬는데. 내가 씻길게, 넌 좀 쉬고 있어.” 온연은 거절하지 않았다. 그녀는 하루 종일 아이를 데리고 노느라 충분히 힘들었다. 아래층에 내려와서 쉬고 있을 때 진몽요가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 ‘연아, 심개 또 귀국했데. 저번에 귀국한 게 걔네 회사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친척들한테 돈 빌리러 온 거였나 봐. 지금 두번째로 돈 빌리러 온 거래. 아마 수입이 부족한 것 같아. 나한테까지 어쩔 수 없이 부탁하더라, 아니면 내가 이 일을 몰랐을 텐데 말이야. 난 경소경씨한테 돈 달라고 못 하겠어. 요즘 그 사람 회사도 새로운 거 하려고 해서, 자금 상황이 간당간당 하거든. 내가 일단 내 돈은 다 주긴 했는데, 훨씬 부족해.’ 온연은 문자를 보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저번에 심개가 귀국했을 때 그녀는 순진하게 그의 말을 믿었고, 그가 정말로 가족들을 보러온 줄 알았다. 어쨌든 서로 아는 사이이고, 그녀가 아니었다면 심개도 강제로 해외 생활을 하지 않아도 됐었다. 자신의 수중에 돈이 있는 걸 생각하니 그녀는 흔들렸다. 고민을 하다가 그녀는 답장했다. ‘나 수중에 돈 좀 있어. 20억 정도. 너가 나 대신 심개한
거의 점심 시간이 다 되어 갈 때, 진몽요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연아, 심개가 돈이 좀 더 부족하데. 너 그 집 팔 수 있어? 못 팔면 말고. 내가 봤을 때 이 일은 조심하는 게 좋을 거 같아. 진짜 목정침씨가 알게 되면, 너도 무섭겠지만 나도 상상만 해도 무서워.” 온연은 한숨을 쉬었다. “팔지 뭐, 팔 수 있어. 그 사람이 이번 난관을 이겨내기만 하면 돼. 예전에 온가네 저택 리모델링할 때 목정침씨가 나한테 대부분의 돈을 대줬어서 지금 내가 심개를 돕기 위해서 진함이 나한테 준 돈을 건들이는 거니까 절대 목정침씨가 알아서는 안돼. 오후에 그쪽 집 보러 가서 중개인한테 부탁해서 최대한 빨리 팔아볼게. 심개한테 들킨 건 아니지?” 진몽요가 말했다. “안 들켰어. 근데 의심은 하더라고, 이렇게 큰 돈이 어디서 났냐고, 그래서 경소경씨가 줬다고 거짓말했지. 그랬더니 경소경씨한테 감사 인사를 하겠다고 해서 얼마나 놀랐는지, 일단은 얼렁뚱땅 넘기긴 했어. 심개 쪽에서도 돈 얼추 모은 것 같아서 네가 이 집만 팔면 아마 딱 될 거야. 걱정 마, 내가 경소경씨한테는 아무 말 안 할게.” 전화를 끊고, 온연은 인터넷에서 진함이 준 집의 위치를 찾아보니, 값어치가 꽤나 있었다. 퇴근하자마자 그녀는 공인중개사로 가서 집을 내놨고 너무 급하게 파느라 다른 집들 보다 더 싸게 내놨다. 며칠 지나지 않아 집이 팔렸다. 그녀는 목정침 몰래 구매자와 계약을 했고, 명의를 옮겨준 뒤에 안도했다. 돈을 받자마자 바로 진몽요에게 넘겨 심개에게 전해주라고 했다. 요즘 목정침도 바빠서 의심할 겨를이 없었고, 그녀가 숨기는 게 있는 것 같아도 굳이 들춰보려 하지 않았기에 시간이 지나며 그녀도 천천히 이 일을 잊었다. 한 달 후, 그녀는 갑자기 심개한테 온 문자를 받았다. ‘그 돈 당신이 준 거 알아요. 몽요가 말을 안 하더라고요. 근데 알고 있었어요… 도와줘서 고마워요. 회사가 좀 안정되면 바로 돈 돌려줄게요, 당신이 아니었으면 아마 쉽게 이 난관을 이겨내지 못 했을 거
이 일은 경소경도 정말 함부로 말할 수 없었다. “그건… 네가 직접 가서 물어봐. 나한테 물어봐도 소용없어. 난 두 사람 일에 안 낄래. 좋은 일이든 안 좋은 일이든 다 둘이서 알아서 해결해. 온연씨 은근 뒤끝 있어서, 혹시 내가 말실수해서 무슨 안 좋은 결과라도 낳으면, 평생 기억해 둘 거야.” 전화를 끊고, 목정침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일어나서 안방으로 들어왔다. 콩알이는 막 잠들려 했는데 그가 문 여는 소리를 듣자 다시 잠에서 깼다. 온연은 살짝 힘 빠진 듯 말했다. “왜 하필 지금 들어와요? 원래 거의 잠들 뻔했는데, 또 깼잖아요… 나 이제 팔도 절여요.” 그는 침대 위에 있는 그녀의 핸드폰을 본 뒤 다가가서 말했다. “내가 안을게, 돌아가면서 재우자.” 온연은 팔이 너무 저려서, 콩알이를 그에게 넘기고 침대 맡에서 쉬었다. 잠시 후, 콩알이가 인기척이 없는 걸 보니 잠에 든 것 같았다. 목정침은 바로 아이를 아기침대 위에 내려놓지 않고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말했다. “심개네 회사 경제적으로 위험하다고 들었는데, 너 알고 있었어?” 온연은 몸이 살짝 굳었고 어떻게 대답할지 몰랐다. 그가 이미 아는 건가? 아니면 떠보는 건가? 거의 30초가 지나서야 그녀가 입을 열었다. “알아요, 몽요한테 들었어요.” 그는 눈썹을 움직였다. “넌 도와줄 생각 안 했어?” 온연은 심리적으로 한계에 도달해서 그와 눈을 마주치지 못 했다. “졸려요, 나 잘래요.” 그리고 그녀는 이불을 덮고 누웠다. 목정침은 콩알이를 조심스럽게 침대에 눕혔고, 뒤돌아 침대 맡으로 걸어온 뒤 그녀를 보았다. ”네가 심개 도와줘도 되지만 나랑 상의는 해야지. 난 네가 나한테 뭐든 숨기는 거 싫어. 내가 알아보니까 그렇게 큰 구멍이면 막기 쉽지 않았을 거야. 진몽요가 도와줄 수 있는 것도 많지 않고…” 온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래요, 인정할게요, 내가 돈 줬어요. 단지 도와주고 싶을 뿐이었고, 돈은 몽요가 대신 전해줬어요. 몽요한테 내가 준 돈이라고 말
목정침은 아무 말없이 가만히 서 있다가 뒤돌아 나갔다. 잠시 후, 그의 차는 목가네를 떠났고 그가 떠났다. 아마 오늘 저녁에 또 안 돌아올 것 같았다. 온연은 잠이 깨서 일어나 진몽요에게 전화를 걸었다. “목정침씨가 어떻게 내가 심개한테 돈 빌려준 거 알게 된 거야?” 진몽요는 깜짝 놀랐다. “목정침씨가 알았다고? 내가 말한 거 아니야! 이게 거짓말이면 난 사람도 아니지! 이 일… 경소경씨가 알고 있었어… 근데 내가 심개한테 돈 빌려준 것만 알고, 심개네 회사가 경제적으로 힘든 것까지도 알고 있었는데, 난 정말 너 얘기 안 꺼냈어. 나도 목정침씨가 어떻게 알게 된 건지 정말 몰라!” 경소경이 알았다면 이상할 게 없었다. 나머지는 목정침 혼자서도 추측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녀는 무기력하게 말했다. “됐다, 이미 알게됐는데, 그냥 현실을 마주해야지 뭐… 그 사람 방금 나갔어, 아마 오늘 저녁에 집에 안 들어오겠지. 경소경씨한테 술 먹자고 불러낼지도 모르니까 경소경씨한테 그 사람 너무 많이 마셔서 몸 상하지 않게 잘 챙겨 달라고 해줘.” 전화 너머, 진몽요는 창문 앞에서 전화를 하는 경소경을 보며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네 말이맞네. 지금 경소경씨 전화하고 있는데, 분명 목정침씨 전화일 거야. 자매님, 꼭 잘 버텨야 해…” 전화를 끊고, 진몽요는 침대에서 내려와 슬금슬금 경소경 뒤로 걸어왔다. 마침 경소경도 전화를 끊었고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뭐하는 거예요?” 그녀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 그를 보았다. “내가 심개한테 돈 빌려준 일 목정침씨한테 말했죠?” 경소경은 살짝 찔렸다. “근데 당신도 나한테 온연씨가 돈 빌려줬다고 말 안 했으니까 나도 몰랐죠. 온연씨도 참, 왜 이걸 정침이한테 말 안 한 거래요? 숨길수록 더 사람을 의심하게 만들잖아요. 처음부터 솔직하게 말했으면 이렇게 일이 커지지 않았을 거잖아요? 됐고, 날 비난할 생각 말아요. 정침이가 술 마시자고 나오라고 해서 좀 나갔다 올게요. 먼저 일찍 자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