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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장

툭 던진 그의 말 한마디가 그녀의 발길을 막는데 성공했다. 그가 원한다면 그녀가 다니는 회사를 망하게 하는 일 정도는 쉽게 해버릴 수 있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다.

그녀는 아무말 없이 계단을 올라 방으로 돌아갔다. 침대에 누운 그녀의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목정침이 핸드폰을 내려놓은 채 식탁 위에서 무표정으로 열심히 밥을 먹고 있었다. 연달아 오는 문자에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유씨 아주머니, 온연 앞으로 내방에서 지내라고 해요."

유씨 아주머니는 그제서야 머리를 탁 쳤다. "그래야죠…. 3년 동안 집을 비우셨잖아요? 연이는 계속 원래 방에서 지내고 있었어요, 이제 돌아오셨으니 방을 옮기긴 해야겠네요, 바로 준비할게요."

"그리고 그 호칭도 바꾸시고요." 목정침이 말했다.

유씨 아주머니가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야죠, 습관이 돼서 그만, 이제부터 사모님이라고 불러야죠."

유씨 아주머니가 신이 나서 온연의 짐을 옮기려 준비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온연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아주머니 뭐 하세요? 어디로 옮기시는 거예요?"

유씨 아주머니가 싱글벙글 웃으며 대답했다. "도련님이 돌아오셨잖니, 명색이 부부인데, 당연히 같이 지내야지. 도련님 나이도 있고, 이제 애도 슬슬 가져야지."

온연은 눈동자만 흐릴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가 그녀를 건드릴 리 없었고, 아이를 가질 리는 더더욱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옮길 수 있는 물건들이 다 옮겨졌다. 그녀는 침대에 미동도 없이 앉아있었다. 아직은 그의 방을 마음대로 드나드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 그의 방에 여유롭게 앉아 있을 수도 없었다.

아래층에서 들리는 식탁 치우는 소리에 그녀는 몸을 일으켜 욕실로 걸어갔다.

밖으로 나왔을 때 그녀는 뜻밖에도 목정침을 보았다. 그는 아직 나가지 않고 거실에 앉아있었다.

온연은 조금 의아했다. 그가 기다렸다는 듯이 호텔로 달려갈 줄 알고 일부러 욕실에 더 오래 있었는데…그녀의 예상이 빗나갔다.

그녀는 태연한 척 계단을 올라 그의 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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