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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아무 사이도

“왜? 또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데?”

정말 말하면 죽여버릴 것 같은 소은정의 표정에 박수혁은 다시 고개를 돌리고 시동을 걸었다.

하긴, 아직 소은정에게 진 마음의 빚도 다 갚지 못했다. 무슨 얘기를 더 할 수 있을까? 요즘 보여준 몇 번의 호의로 그의 과거를 용서해 달라고 할 정도로 그는 뻔뻔하지 않았다.

연구실에 도착하자 소은정은 바로 차에서 내렸다.

건물 앞에 서 있는 소은찬을 발견한 그녀는 그를 와락 안더니 소녀처럼 방방 뛰기 시작했다.

“정말 성공한 거야?”

“응.”

소은정의 머리를 쓰다듬던 소은찬은 누구 하나 죽일 것 같은 표정으로 다가오는 박수혁을 발견하고 고개를 까닥했다.

품에 안겨 소은찬의 온기를 느끼던 소은정이 물었다.

“그런데 왜 나와있었어?”

“너 기다렸지. 들어가자.”

한눈에 봐도 서로를 향한 애정이 뚝뚝 흘러넘쳤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박수혁은 질투인지 미련인지 알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가슴이 답답해졌다.

연구실에 들어가자 역시 잔뜩 흥분한 표정의 임춘식이 말했다.

“소 대표님, sunner이라는 친구 어디서 데리고 오셨어요? 정말 대단하던데요!”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프로젝트의 가장 어려운 부분을 단번에 해결했어요! 게다가 원래 방안보다 원가도 훨씬 절약할 수 있겠던데요!”

잠깐 망설이던 임춘식이 다시 입을 열었다.

“저기... sunner 씨 말인데. 저희 회사에 입사시키면 안 될까요? 지금 몸값의 10배, 아니, 100배도 지불할 수 있어요! 저희 회사 지분까지 보너스로 드릴 수 있습니다.”

“아니요. 관심 없습니다.”

소은찬이 단호하게 거절했다.

소은찬에게 어차피 돈은 숫자에 불과한 것, 높은 연봉으로는 그를 움직일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는 소은정은 임춘식이 괜히 안쓰러워졌다.

“sunner 씨는 이미 다른 회사에 입사한 상태예요. 1달간 쉬는 동안만 도와주기로 한 거고요.”

“계약은 파기하면 되죠! 위약금은 저희가 내겠습니다!”

이 정도 천재라면 얼마를 들여서라도 영입하는 게 맞았다.

“한신연구원이에요.”

임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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