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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미끼 던지기

이해월은 사무실 문 앞에서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들어오라고 해요. 우리 회사에 온 이상 다 고객이죠.”

이해월은 멋쩍은 웃음을 띠며 말했다. “고양이가 쥐 생각해 주는 게 왠지 불안하네요.”

“어차피 결정권은 우리에게 있어요.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고 했어요.” 나는 덤덤한 태도로 계속 말했다. “스스로 찾아온 고객인데 돌려보내면 안 되죠. 들어오시라고 해요.”

“알겠습니다. 그럼, 모시고 오겠습니다. 대표님! 긴장하지 마세요.” 이해월은 밖으로 걸어 나갔고 그의 뒷모습을 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이해월은 우리 회사에 정말 필요한 직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해월이 양대수를 데려왔다.

30대를 훨씬 넘어 40대처럼 보이는 느끼한 아저씨가 사무실로 들어왔고 나를 향해 굽신거리며 인사했다. “한 대표님. 안녕하세요.”

“양 주임님. 안녕하세요. 앉으세요.” 나는 책상 앞 소파에 앉으라는 손짓을 했다. 고객 접대용 소파까지 가고 싶지 않았다.

“고맙습니다. 고마워요.” 양대수는 연신 인사를 하며 내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 “드디어 한 대표님을 뵙네요. 말씀은 많이 들었습니다. 요즘 사업을 크게 하고 계신다고 소문이 자자합니다.”

나는 양대수의 아부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양 주임님. 정보가 잘 못 된 것 같습니다. 저희 같은 업계에서는 다 알고 있을 텐데요? 우리 회사 곧 문 닫기 직전입니다. 양 주임님이 말씀하신 큰 사업은 글쎄요. 잘 모르겠네요.”

양대수는 멋쩍은 듯 웃으며 말했다. “잘못된 정보라니요. 한 대표님 너무 겸손하십니다.”

나는 정색해서 다시 물었다. “양 주임님. 이렇게 누추한 곳까지 오신 이유가...?”

“아... 네!" 양대수는 옷매무시를 가다듬더니 정색하며 말한다. “제가 온 이유는요. 한 대표님 도움이 좀 필요합니다.”

최근 형원그룹에서 담당한 복층 건물이 이슈가 있어 준공이 늦어지다 보니 메인 구역은 전부 완성되었는데 몇 동의 복층 건물만 아직 안 돼서 난처한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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