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16화

최하준이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가시는 건 자유입니다만, 방금 이 분들처럼 나가시게 될 겁니다.”

여름은 깜짝 놀랐다. 최하준을 보는 여름의 눈에 복잡한 심경이 스쳐 갔다.

이렇게까지 편을 들어줄 줄 몰랐다. 갑자기 상대가 너무나 잘생겨 보이기까지 했다.

이쯤 되니 강여경과 친구들은 더 이상 침착할 수 없었다.

진가은이 버럭 화를 냈다.

“당신이 뭔데? 우리가 누군지 알아?”

최하준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진가은을 똑바로 쳐다봤다.

이지훈은 웃음을 띠고 근처에 있던 종업원들을 둘러봤다.

“이거 내가 직접 사장님께 전화를 해야 하나? 이분들 보내드리는데 힘들 좀 쓰시죠?”

월인의 사장도 이지훈에게는 굽신거리는 걸 다들 알고 있었다.

직원들은 즉시 달려들어 강여경과 친구들을 와락 끌고 나갔다.

정성스럽게 차려 입은 세 사람은 곧 봉두난발이 되었다. 신발이 벗겨지기도 하고, 강여경은 스커트 자락이 찢어지기까지 했다.

여름과 윤서는 입을 떡 벌리고 서 있었다.

류 실장은 두 사람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부디 넓은 아량으로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여름은 최하준을 흘끗 보았다. 최하준이 아무 말이 없자 여름이 입을 열었다.

“저 두 분이 오지 않으셨으면 아마 쫓겨난 건 저희였겠지요. 용서 못 합니다. 직접 사장님께 말씀드리겠어요.”

이지훈이 웃었다.

“직접 찾아가실 것 없습니다. 제가 사장님에게 전화하겠습니다.”

류 실장은 비참함에 힘이 쭉 빠졌다.

윤서는 그저 통쾌할 뿐이었다. 이때 여름이 최하준의 곁에 서 있는 걸 보더니 가만히 기회를 노리다가 어깨로 툭 쳐버렸다.

정신을 팔고 있던 여름은 졸지에 균형을 잃고 그대로 최하준의 품으로 쓰러졌다.

여름이 이렇게 가까이에 붙은 건 처음이었다. 은은하고 상쾌한 향이 느껴졌다.

하준의 몸에서 이렇게 좋은 냄새가 날 줄은 몰랐다. 성격과는 전혀 달랐다.

그러나 최하준의 시선이 느껴지자 여름은 흠칫해서 빠져나오려고 허둥거렸다.

“죄송합니다. 고의가 아니었어요.”

“됐습니다. 한두 번도 아니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