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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화

“안 돼.”

양유진은 손을 내저었다.

“다른 건 몰라도 난 살 집에 대해서만큼은 까다로운 편이라 대충 하고 싶지 않다. 강여경 씨는 만난 적 있는데 솔직히 말하면 너무 아는 게 없어서 말이지. 최신 자재나 최첨단 가전제품 등에 너무 무지해. 내 집을 망치게 둘 순 없어.”

자신의 약혼녀인데 그런 말을 들으니 좀 난처했다.

“하지만 지난번 문화센터 디자인은 잘했잖아요….”

“말은 똑바로 하자. 그 입찰 건은 내가 말 넣어줘서 성사된 거지.”

그 일을 언급하자 양유진은 기분이 안 좋아졌다.

“성 회장하고 너 그거 따냈다고 너무 신난 것 같은데 자중해줬으면 좋겠다. 혹여라도 너랑 나 연루된 거 알려지면 골치 아프니까.”

한선우는 풀이 죽었다.

“알았어요, 싫으시면 할 수 없죠. 그런데 손에 그건 설계도예요? 어디에 디자인 맡겼어요? 그냥 궁금해서요.”

“도하건축디자인. 전에 홍콩에서 알게 된 친구가 이번에 동성에 지사를 냈거든.”

양유진은 도면을 건넸다.

“그 회사 디자이너가 설계한 거다. 와서 30분도 안 돼서 천 평짜리 초안을 뚝딱 그려오더구나. 그 짧은 시간에 내가 원하는 걸 완벽히 파악했더라고. 무척 마음에 든다.”

“강여름?”

한선우는 우측 하단의 서명을 보고 놀라 얼어붙었다. 아까 입구에서 여름을 마주친 게 생각났다.

‘여기 디자인을 하러 온 거였군.’

“그래, 맞아.”

“걘 안 돼요. “

복잡 미묘한 말투였다.

“걔가 제가 지난 번 말씀드렸던 TH 딸이에요, 전에 제 여친이었던. 지금 걔 이상해졌어요. 다른 사람더러 자기 작품 표절했다고 우기더니 자기 부모님까지 모함하는 애예요.”

양유진은 살짝 놀랐다. 어쩐지 많이 들어본 이름이더라니.

방금 만났던 여인은 무척 대범하고 고고했다.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찌푸려졌다.

“그 사람이 누구 걸 표절하고 그럴 수준은 아니던데? 사업하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왔기 때문에 사람 보는 눈이 정확한 편이다. 재능도 천부적이고 인성에도 전혀 문제없어 보였어. 오히려 네가 그 사람에게 편견이 있는 것 같구나.”

“외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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