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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4화

소원이 다급하게 차에서 내렸다. 바닥에 누워있는 사람을 보고 흠칫 놀랐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소종이었다.

구급차를 부르려는데 소종이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비틀거리며 다가왔다.

“소원 씨, 저는 괜찮습니다.”

소종에게서 선명한 혈흔은 보이지 않았다. 그저 다리가 조금 불편해 보일 뿐이었다.

거세게 내린 비가 완충 작용을 해줬는지 그렇게 심각하게 넘어지지는 않았다.

소원이 눈살을 찌푸리더니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그래도 검사는 해야죠. 일단은 신고하고 기록을 남겨야 할 것 같네요. 아니면 앞으로 다른 문제가 생길 수도 있잖아요.”

“소원 씨!”

소종이 갑자기 털썩 무릎을 꿇었다.

“소원 씨, 저는 정말 괜찮습니다. 제가 찾아온 건 우리 대표님 좀 가서 봐주셨으면 해서입니다.”

소원이 그런 소종을 덤덤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종은 빨갛게 부어오른 눈으로 울먹이며 말했다.

“소원 씨, 대표님 지금 8시간째 무릎 꿇고 계십니다. 점심에는 하마터면 더위를 먹을 뻔했는데 지금은 폭우까지 맞았어요. 아까는 피도 많이 토하셨고요. 저러다 정말 무슨 일 날 것 같습니다...”

소종은 소원을 데리고 가고 싶은 마음에 육경한의 비참한 상태를 최대한 과장해서 말해줬다.

하지만 소원은 여전히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로 이렇게 말했다.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죠?”

소종의 얼굴이 굳어졌다. 하고 싶었던 말이 목구멍에 걸려 나오지 않았다.

한참 숨을 고른 소종이 다시 입을 열었다.

“소원 씨, 소원 씨가 내뱉은 한마디로 대표님은 계속 같은 자리에 꿇어 계십니다.”

소원이 웃음을 터트렸다.

“육 대표님이 무슨 강아지도 아니고. 하라면 하라는 대로 다 해요?”

“...”

“소원 씨, 대표님이 지난 5년간 어떻게 지내셨는지 아세요?”

소종이 침통한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은 업무를 보는 것 외에 매일 같은 시간에 집으로 돌아가 그 시체가 소원 씨인 줄 알고 늘 함께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호흡기가 감염되어 심한 폐렴에 걸리셨죠. 그래서 가끔 각혈도 하시고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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