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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4장

밖에서 설은아와 최희정 일행이 한참 아수라장을 벌이고 있을 때 하현은 취조실에서 눈을 감고 안정을 취하고 있었다.

끌려온 이후로 아무도 그에게 무슨 말을 걸지 않았다.

누군가 높은 사람이 무성 경찰서에 지시를 내린 것 같았다.

지금은 현장 물증과 증거에 중점을 두고 있어서 의도치 않게 당사자인 하현한테는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이게 심리 전술의 일환인 건지 아니면 증거를 공고히 해서 하현에게 변명할 기회를 주기 않기 위함인지 알 수가 없었다.

어쨌든 하현이 경찰서에 온 이후로 아무도 그를 상대하지 않았다.

하현도 그것에 개의치 않고 계속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고 모든 일을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용호태와 성원효의 죽음, 그리고 성호남 일가의 몰살까지 누군가 뒤에서 모든 것을 조종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이런 것을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은 무성에서 거의 없다.

그러나 하현이 유독 마음에 거슬리는 것이 있었다.

그가 비록 가장 유력한 용의선상에 있는 사람이긴 하지만 이것만으로 자신을 죽일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점이었다.

법에 따르면 그가 경찰서에 억류된 지 48시간 안에 혐의가 드러나지 않으면 자유의 몸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상대방은 아마도 다른 수를 분명 마련해 두었을 것이다.

“용천오, 지금쯤 아마 경찰서 위아래를 통사정해 날 구하려 하고 있겠군...”

잠시 생각에 잠겼던 하현이 천천히 눈을 떴다.

“이번 일을 통해 그는 설은아에게 호감을 얻는 것뿐만 아니라 날 망치려고 들겠지...”

“이렇게 풀려난다면 법의 심판을 면할 수는 있어도 집법당 당주 자리는 지킬 수 없게 되겠지...”

“아주 주도면밀하고 원대한 꿈을 꾸셨군!”

머릿속의 생각을 정리하고 난 후 하현은 가장 유력한 용의자 용천오에 대해 더욱 호기심이 발동했다.

다들 무성 사람들은 주먹으로 이치를 따지고 일을 처리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용천오의 계략과 수단은 역시 보통 사람들의 수준을 능가하는 것이었다!

“머리를 숙이는 자에게는 관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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