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목영신은 마치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듯 기세등등하게 입을 열었다.“어서 자백하세요!”“왜 사람을 죽였습니까?”“어떻게 죽인 거냐구요?”“누가 죽인 겁니까?”“어서 자백하세요! 분명히 말해 보라니까요!”“법이 당신을 심판할 겁니다!”설은아의 대학 동창?하현은 흥미로운 시선으로 목영신을 두어 번 쳐다본 후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사실 당신들도 내가 사람을 죽였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죠?”“내가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는데 당신들 믿겠어요?”한 쪽에 서 있던 남자 수사팀장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냉소를 흘렸다.“하 씨! CCTV에 당신 모습이 똑똑히 찍혔어요. 당신은 사건 현장에 나타났고 범행 동기도 분명해요!”“무슨 변명을 늘어놓는 거예요?!”하현은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는 남자 수사팀장을 쳐다보았다.“그건 당신들이 이미 선입견에 사로잡혔기 때문이에요.”“그 영상 속 사람이 나일 거라고 처음부터 생각하고 봤기 때문에 그렇게 보인 거죠.”“영상 속 인물이 나라고 칩시다. 내가 그 현장에 나타난 게 뭐가 어떻다는 겁니까?”“그냥 산책하고 경치나 구경할 겸 해서 가면 안 됩니까?”“게다가 성호남이 그동안 무성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의 미움을 샀는데 그를 죽일 만큼 원한 맺힌 사람이 한둘이겠냐고요?”“변명하지 마세요!”“무슨 궤변을 늘어놓는 겁니까 지금?”남자 형사가 책상을 치자 책상 위에 있던 재떨이가 펄쩍 튀어 올랐다.“현장에 들어가 사람을 죽이고 불을 지른 장본인은 바로 당신이라구요!”“우리가 지금 녹취를 하는 건 그냥 의례적인 행위일 뿐입니다.”“당신이 살인범이라구요!”“마음대로 생각하세요!”하현은 무덤덤한 표정과 말투로 일관했다.“안 했으니까 안 했다고 하는 거예요. 난 마음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어요.”“허허 떳떳하시다?!”“어제 우리 경찰서 입구에서 당신이 성호남을 협박하는 걸 본 사람들이 수두룩해요.”“그건 어떻게 변명할 겁니까?”목영신의
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목영신을 힐끔 쳐다보았다.“당신이 그럴 자격이나 된다고 생각해요?”“당신은 역량도 지위도 한참 모자란 것 같은데.”“허허, 나 이 목영신이 아무것도 못 한다?”“외지인이 무성에서 무슨 수완이라는 있는 것처럼 말하는군요!”목영신은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고 이를 갈듯이 말했다.“그럼 어디 한번 해 보시죠! 어디 얼마나 대단한 뒷배를 가져오나 두고 보죠!”말을 마치자마자 목영신은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을 하현 앞에 툭 떨어뜨렸다.데릴사위인 주제에 잘난 척하기는!감히 무성 경찰 앞에서 우쭐대는 모습이라니 웃기지도 않았다!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잠시 기억을 더듬어 전화번호를 눌렀다.“뚜뚜뚜!”통화 연결음이 계속 울리도록 아무도 받는 이가 없었다.그러나 하현은 개의치 않고 계속 통화를 시도했다.반대편에서 갑자기 긴장감에 휩싸인 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하 사장님! 사장님이세요?!”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오랜만에 걸었는데 다행히 내 번호를 기억하는군.”맞은편에 있던 사람은 공손한 어조로 말했다.“하 사장님, 농담도 잘 하십니다!”“어떻게 사장님 번호를 잊겠습니까?”이때 옆에서 듣고 있던 목영신이 짜증스러운 얼굴로 내뱉었다.“할 말 있으면 어서 하기나 해요! 무슨 쓸데없는 짓거립니까?!”“여기가 무슨 다방인 줄 아세요? 아무렇게나 수다나 떨고 있게?!”“1분만 더 줄 테니 할 말 있거든 어서 하세요!”전화기 건너편 남자는 순간 눈동자에 긴장감이 스쳐 지나갔다.“하 사장님, 혹시 지금 무성에 계십니까?”하현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응. 나 지금 무성 경찰서에 있어. 일이 좀 생겨서 말인데 나 좀 도와줄 수 있겠어?”“무성 경찰서요?”상대방의 목소리에 약간의 노기가 느껴졌다.“무슨 일인데요?”하현은 차분하고 담담하게 내뱉었다.“내가 사람을 죽였다며 날 억류시켰어. 그들은 내가 성호남의 일가를 죽였다고 주장하고 있어.
옆에 있던 남자 형사가 거들었다.“젊은이, 사람이 착실하게 살아야죠.”“우리 같은 사람들 앞에서 괜히 센 척하다가 큰코다쳐요!”“만 서장의 전화번호도 모르는 주제에 여기서 뭐나 된 척하는 겁니까?”“만 서장이 누군지 알아요?”“병부의 신화, 살아있는 전설, 당도대 총교관의 친위대라구요!”“그의 실력은 총교관이 직접 전수해 준 거예요!”“유라시아 전장에서 만 서장은 섬나라의 수장을 직접 참살했어요!”“그 공을 높이 사서 그는 퇴역한 후 젊은 나이에 우리 무성 경찰서 서장이 된 거라구요!”“그는 우리 무성에서 진정한 거물이에요!”“아니 그런 분한테 아무나 전화를 걸 수 있겠어요?”“그와 같이 높은 분이 당신 같은 사람의 전화를 뭐 하러 받아요?”“당신이 뭐라도 되는 줄 아는 겁니까? 총교관이라도 돼요?”비아냥거리는 말에 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일관하다 고개를 돌려 엷은 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만약 내가 총교관이라면?”“뭐라는 거야? 정말! 됐어요! 당신이 총교관이라니! 그분을 모욕하지 마세요!”목영신은 두 눈을 치켜들고 발톱을 바짝 세운 새끼 표범 같은 얼굴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총교관은 우리 대하의 대들보예요. 당신이 함부로 입에 올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함부로 모욕했다가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질 수 있어요!”“바로 이 자리에서!”“만약 당신이 총교관이라면 내가 이 자리에서 바로 머리를 조아리며 평생 당신의 노예로 살겠어요!”자신이 총교관임을 누가 알겠는가?목영신의 말을 듣고 하현은 조금도 난처해하지 않고 오히려 미소를 떠올렸다.“당신 같은 노비는 필요 없어요. 성격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아서.”“됐어요! 살이 좀 쪘나? 흥분했더니 숨이 차네!”목영신은 언짢은 기색을 드러내며 말을 이었다.“이제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세요!”“당신이 죄를 인정하기 싫은 모양인데 난 시간 많아요. 48시간 동안 여기서 천천히 시간 보내면 돼요!”“48시간이 지나면 또 48시
만천우는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가 성큼성큼 앞으로 향해 걸어 나왔다.목영신과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자신들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만 서장님 안녕하세요!”“여긴 어쩐 일이십니까?”말을 하면서도 목영신은 불안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이것은 우연의 일치일 수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만천우는 목영신의 말에는 아무 대답도 없이 묻고 싶은 말을 툭 내뱉었다.“하현이라는 사람을 잡았어?”“그 사람 어디 있어?”“당장 그를 만나야겠어!”만천우의 말에 목영신과 그녀의 일행들은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고 등줄기에선 식은땀이 흘러내렸다.이게 무슨 일인가?정말로 하현이?!하현이 전화를 건 사람이 만 서장이란 말인가?!더욱 놀라운 것은 전화를 받은 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만 서장이 경찰서에 나타났다는 것이다.이것은...이것은 대체...“하 대장님, 무성에 오셨으면서 왜 저한테는 미리 말씀도 안 해 주셨어요?”“우리 구역에서 대장님이 경찰에 잡힌 걸 당도대 형제들이 알면 아마 우리 집안을 박살 내려고 할 거예요!”5분 정도 자료를 빠르게 읽어본 만천우가 취조실에 나타나 하현에게 깍듯이 인사를 했다.만천우는 앉지도 않고 선 채로 미안한 기색을 드러내며 멋쩍은 듯 웃었다.하현은 만천우가 직접 우려내 준 뜨거운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만천우, 난 은퇴한 지 3년이 넘었어. 그러니 그렇게 부르지 마.”“그리고 내가 이번에 무성에 온 건 뜻밖에 일어난 일이라 당신한테 미리 연락할 사이가 없었어.”“그리고 당신의 평온한 삶을 방해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고 말이야.”만천우는 상기된 표정으로 하현에게 말했다.“하 대장님...”“그냥 이름을 불러도 돼.”하현은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만천우는 잠시 망설이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여기서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다만 이번에 성 씨 가문이 멸문한 일은 좀 복잡해지긴 했
”참, 용천오가 최희정을 설득해서 당신을 구하는 데 협조하라고 했대요.”만천우가 덧붙였다.“하지만 부인인 설은아가 반대했다는데요.”“역시.”하현은 만천우의 말을 듣고 웃으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보아하니 용천오는 역시 내가 죽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거야!”“그의 목적은 간단해. 첫 번째는 설은아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 아주 도량이 넓은 남자로 보이고 싶은 거지!”“두 번째는 내가 법의 처벌은 면해도 사람들의 여론이 들끓으면 이 바닥 주먹들이 성호남의 복수를 한다며 날 칠 테지. 그걸 바란 거야.”“세 번째는 설령 그가 복수를 하지 않더라도 용천오는 이러한 것이 다 위증이었다는 것을 가지고 날 협박하려 들 거야.”“내가 말을 듣지 않으면 그는 실시간으로 언론에 폭로해 날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할 거야.”“용 씨 가문은 무성 언론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으니까 어려운 일도 아니지.”“무성의 강력한 지배권으로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거든!”“무학의 성지인 황금궁과 용문은 말할 것도 없어. 6대 파벌도 용 씨 가문과 아주 막연한 사이야!”만천우는 심각한 표정으로 매서운 눈빛을 띠며 입을 열었다.“용천도가 만약 이 일에 성공한다면 마음대로 할 수 있겠군요!”“어떻게든 당신을 굴복시키든지 아니면 아예 죽여버리든지 뭐든 할 수 있겠네요!”“용천오 이 자식 정말 아주 치밀한 계획을 세웠군요.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는데.”“결국은 용천진과 용천두가 대립하는 상황에서 그가 어부지리로 권력을 잡을 수 있게 되겠죠.”“평소에 보면 점잖고 신사다운 모습을 보이길래 그러려니 했는데!”“이제 보니 뒤에서 아주 엄청난 음모를 꾸미고 있었군요!”만천우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그는 같은 무성 상류층 사람들이라 평소 용천오와의 접촉이 적지 않았다.지금 생각해 보니 용천오는 조금씩 조금씩 세력을 넓히며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이다.만천우는 앞으로 용천오를 대할 때는 보다 더 신중해야겠다고 다짐했다.그렇지 않
만천우는 자신이 아는 한 하현은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좌시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하현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현장의 증거로는 날 풀어주기 어렵지.”“하지만 그 영상은 처음 입수한 것부터가 뭔가 허점투성이야.”만천우가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물었다.“영상이요?”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하게 말했다.“무성에는 변신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잖아?”만천우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자신도 모르게 말을 내뱉었다.“인도의 요승?”“무성은 역사적으로 인도와 막역한 사이였지. 인도의 요승은 여러 차례 무성에 와서 이른바 인도 불교의 불법을 전수했지.”“인도의 요가술은 사람의 모습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어.”“아! 맞아요! 바로 그거예요! 바로 처리할게요!”말을 하면서 만천우는 벌떡 일어나 나가려고 했다.“펑!”바로 그때 취조실 문이 갑자기 누군가의 발길질에 벌컥 열렸다.순간 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 예닐곱 명이 양복 차림의 말끔한 남자와 함께 몰려들었다.남자는 많아 봐야 30대 초반으로 보였는데 몸에는 상류층의 아우라가 흘러넘쳤다.그리고 그의 뒤에는 목영신 일행이 서 있었다.하현은 그들을 대충 훑어보았다.남자의 얼굴이 만천우의 용모와 흡사하다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그러나 차분하고 냉랭한 기운이 흐르는 기질은 만천우의 그것과는 달랐다.남자가 취조실 안으로 들어서자 한기가 가득 느껴졌다.그의 뒤를 따르는 몇몇 경찰서 수사관들은 모두 입을 다물고 온몸이 경직되어 있었다.만천우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동시에 그는 하현을 한 번 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이 분은 저의 큰형님입니다. 무성 관청 이인자 만천구!”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흥미로운 눈빛으로 만천구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만천구는 하현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무표정한 얼굴로 만천우를 쳐다보며 말했다.“네가 제멋대로 날뛰며 법을 어기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오지 않을 수가
”내가 만천우를 여기로 부른 것은 그의 힘을 빌려서 법을 집행하는 데 도움을 받고자 함이 아닙니다.”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이제 와서까지 변명을 늘어놓는 건가?”하현의 말을 듣고 만천우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분명히 하현이라는 놈이 동생에게 일부러 전화를 걸어 뇌물을 먹이고 법을 어기는 행동을 부탁하려고 했을 텐데 이제 와서 법을 공정하게 집행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하고 싶은 건가?자신을 바보로 여기는 것인가?그것도 간파하지 못할 것이라 보는가?하지만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만천구를 앞에 놓고도 하현은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어깨를 으쓱하며 입을 열었다.“믿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난 죄를 짓고도 누군가의 힘을 빌려 법망을 벗어나는 짓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그건 내가 원하는 게 아닙니다.”“법망을 벗어난다고?”“당신이 뭐라도 되는 양 얘기하는군!”만천구는 코웃음을 쳤다.더 자세히 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그는 하현을 무리들의 부추김에 한껏 어깨에 힘만 들어간 퇴물로 여겼다.“무성 경찰서에서 만천우라는 거물 빼고 누가 당신의 죄를 벗겨줄 수 있겠어?”“무성 경찰서장이라는 신분으로 당신을 빼 달라고 할 거였잖아?”“뻔뻔스럽게 세상 의로운 척하기는! 우리가 그 말을 믿을 줄 알아? 우릴 바보로 알아?”“젊은 나이에 법을 준수하기는커녕 불순한 것만 배워가지고는!”만천구는 얼굴 가득 마뜩잖은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내가 여기 있는 한 당신은 절대 우리 만 씨 가문에 망신주는 일은 하지 못해!”“똑똑히 들어. 이 사건은 반드시 공정하게 법의 집행을 받을 거야. 절대 만천우의 지시를 들어서는 안 돼!”만천구는 목영신 일행을 가리키며 또박또박 말했다.“모든 것은 절차에 따라서 법의 지시대로 한다!”“누구라도 감히 이 일에 잔꾀를 부리는 놈은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누구도 봐주지 않을 거라고!”만천구는 무성 관청의 이인자였다.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무성의 문체부뿐만
용천오 곁에는 마영아, 마하성, 용이국 등이 서 있었다.그들은 모두 용천오가 일상적인 수련을 마칠 때까지 공손히 손을 모으며 기다린 뒤 걸어갔다.하인이 용천오에게 물 한 대야를 가져다주었다.덤덤한 표정으로 용천오는 손을 깨끗이 닦은 후에 여유로운 눈빛으로 말했다.“누가 만천구에게 알렸어?”“나야.”마하성은 어깨를 으스대며 앞으로 한 걸음 나왔다.“하현 그 자식이 무슨 수를 썼는지 만천우한테 연락했다는 소식을 들었어.”“그래서 사람을 시켜 만천구한테 그 소식을 알렸지.”“방금 들어온 소식으로는 만천우가 완전히 만천구의 기에 눌려 끌려갔다고 해.”“그는 더 이상 하현의 일에 관여할 수도 없게 되었고 말이야.”“만천구가 없으면 하현은 아무리 용을 써도 거기서 나올 수 없을 거야.”그러자 마영아가 옆에서 기어들었다.“용천오, 우리 오빠는 소리 소문도 없이 사람을 죽이는 데는 도가 텄다니까요.”용천오는 냉담한 얼굴로 천천히 말했다.“내가 언제 마천구한테 알리라고 했어?”“내가 언제 하현을 감옥에 갇히게 하라고 했냐고?”마하성과 마영아는 동시에 어안이 벙벙한 얼굴이 되었고 순간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용천오는 그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하현 같은 놈한테 감옥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그가 감옥에 있다고 해서 우리한테 좋을 게 있어?”“나한테 필요한 것은 그의 약점이야. 내 손에 그의 약점이 있어야 내가 그를 다루는 게 좀 더 수월해지지.”“난 만천우가 사적으로 법을 어기는 것을 걱정하는 게 아니야. 만천우는 앞뒤가 꽉 막힌 고집불통이야. 만약 그가 법을 어기고 하현을 비호한다면 난 그것을 약점 잡아 밀어붙일 수 있어. 만천우가 우리 손에 꼼짝도 못 한다면 우린 만 씨 가문도 손에 넣는 게 되는 거라고.”“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번 판은 천 리 밖에서 승리를 거두는 셈이었어.”용천오는 얼굴 가득 원망 어린 기색이 역력했다.“그런데 안타깝게도 만천구가 이 모든 것을 다 망쳐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