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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9화

한현진이 실소를 터뜨렸다.

‘개자식! 날 기억하지는 못하면서 내 카톡은 기억하고 있네.’

한현진은 얼른 강한서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당연하게도 전화번호 역시 차단당한 상태였다.

굳은 얼굴로 한참을 생각하던 한현진은 갑자기 강한서가 하던 방법을 떠올렸다.

그리고 잠시 후, 강한서의 휴대폰에 20억이 계좌 이체되었다는 문자가 울렸다. 계좌 이체와 함께 덧붙인 말은 없었다.

곧 그 20억은 다시 돌아왔고 부언으로 물음표 하나가 왔다.

한현진은 또 20억을 송금했다.

[네가 전에 나한테 뒀었던 돈이야. 돌려줄 게.]

그 돈을 송금하자마자 휴대폰이 울렸다. 강한서에게서 온 전화였다.

통화 버튼을 누른 한현진이 태연하게 말했다.

“무슨 일이야?”

강한서는 말문이 막혔다. 그는 한현진이 아마 분노에 휩싸여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녀의 말투는 평온하기만 했다.

강한서가 입술을 짓이기며 나지막이 말했다.

“이렇게 많은 돈을 보내는 건 무슨 의미예요?”

“파혼하겠다며. 네가 나에게 보관하라고 줬던 돈이니 돌려줘야지. 혹시 모를 경제 분쟁을 막으려면 말이야.”

강한서가 말했다.

“민 실장이 우리 사이에 금전적 거래가 있었다는 얘기는 없었는데요.”

한현진이 덤덤하게 대답했다.

“거래는 없었지. 네가 주기만 했으니까. 네가 날 꼬실 때 사적으로 나에게 계좌 이체해 준 거야. 민 실장님은 몰라.”

강한서가 잠시 침묵했다.

“연애할 때 송금한 거라면 증여네요. 헤어졌다고 다시 돌려받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죠. 남들이 들으면 절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그러면 난? 헤어졌는데 아직도 네가 준 돈을 가지고 있다는 걸 다른 사람이 알게 되면 날 꽃뱀이라고 생각하겠네.”

“...”

몇 분 후, 강한서가 다시 한현진에게 전화했다.

한현진은 전화를 받는 대신 거절을 눌렀다.

그러자 또다시 몇 분이 흐르고 카톡 알람이 울렸다. 누군가 친구 추가를 한 것이다.

힐끔 휴대폰을 쳐다본 한현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녀는 거절을 누르며 답장했다.

[모르는 사람은 추가 안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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