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724화

거실에서 정인월과 대화를 나누고 있던 한현진은 강한서와 송가람이 돌아오는 소리를 듣고 순간 웃음을 거두었다. 그녀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한현진을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돌려 정인월에게 말했다.

“할머니, 전 오후에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

정인월이 말했다.

“식사 준비가 거의 다 되었을 거야. 일부러 네가 좋아하는 요리도 몇 가지 하라고 했어. 먹고 가.”

한현진이 말했다.

“아니에요, 할머니. 친구와 12시 30분에 만나기로 했거든요. 밥 먹고 가면 늦을 거예요. 직장 동료라 늦으면 곤란하거든요.”

한현진의 말에 정인월도 더 이상 설득하지 않았다.

“그럼 내가 아줌마한테 네가 좋아하는 음식 포장하라고 할 테니까 갈 때 가져가렴. 집에 가져가 먹는 건 괜찮겠지?”

한현진이 못 말리겠다는 듯 말했다.

“할머니께서 이렇게까지 얘기하셨는데, 제가 어떻게 거절하겠어요.”

그 말에 정인월은 기뻐하며 한현진을 이끌었다.

“가자. 할머니와 주방으로 가서 네가 먹고 싶은 거로 포장하렴.”

말하며 정인월은 한현진을 이끌고 걸어가더니 갑자기 무엇을 떠올린 듯 고개를 돌려 강한서에게 말했다.

“한서야, 가람이를 손 씻는 곳 알려주고 밥 먹을 준비하렴.”

송가람의 기분이 조금 불쾌해졌다. 누가 봐도 정인월은 손님을 대하는 태도로 송가람을 대했다. 하지만 한현진에게는 친손녀보다도 더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강한서는 주방 쪽을 쳐다보더니 곧 송가람에게 말했다.

“따라와요.”

송가람이 고개를 숙인 채 짧게 대답했다.

진씨 아주머니와 집안의 도우미들은 주방에서 바쁘게 움직였다. 주방에는 이미 가지각색의 산해진미가 준비되어 있었다.

진씨 아주머니의 음식 솜씨는 차미주가 견주어도 될 정도였다. 그게 아니라면 입맛이 까다로운 한성우리가 어렸을 때 그렇게 오랫동안 밥을 얻어먹었을 리가 없었다.

정인월이 음식 포장을 지시하며 한현진에게 물었다.

“현진아, 어죽 좋아해?”

한현진이 대답했다.

“이건 못 먹어봤어요.”

정인월은 귀중한 보물을 꺼내듯 항아리 뚜껑을 열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