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 "그래요 그럼! 근처에 가까운 카페라도 갈까요."서 어르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아요! 사실 우리 집이 바로 병원 근처에 있는데 한 번 가보실래요? 현이도 우리 집에서 꽤 오랫동안 지냈었고 우리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랑 사이가 아주 좋았거든요."진지한은 배유정을 보며 말했다. "그럼 한 번 가볼래?"배유정: "좋아요!"서 어르신은 즉시 진지한과 배유정을 자신의 차로 안내하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서 어르신의 집에 도착한 후 서 어르신은 즉시 하인들을 분부하여 과일과 디저트를 올리라고 했다.서 어르신은 집사를 가리키며 진지한에게 말했다. "이 사람이 바로 우리 집 집사입니다. 예전에 현이 할머니도 집사가 뽑고 집에 들였죠."진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서 어르신은 집사에게 말했다. "이 분은 수수 친 오빠야, 유명한 대기업의 대표 진지한 씨."집사: "진 대표님, 안녕하세요! 수수 정말 괜찮은 아이였어요, 그때 우리 모두 수수를 많이 좋아했답니다. 전에 수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리를 듣고 많이 속상했는데 사실이 아니라니 참 다행이에요! 수수는 정말 철도 들고 씩씩한 아이였어요, 제가 봤던 아이들 중 가장 씩씩한 아이에요. 수수가 잘 지내고 있다니 정말 기쁘네요."진지한: "전에 우리 동생 잘 챙겨줘서 고마웠어요."집사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닙니다, 대표님, 별 말씀을요! 수수는 정말 자존심이 강한 아이였어요. 매번 적극적으로 맡아서 일도 잘하고 정말 괜찮은 아이에요. 우리는 그때부터 수수가 나중에 대학 졸업하고나면 꼭 잘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진지한은 집사의 말을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서 어르신이 집사에게 말했다. "귀한 손님과 할 얘기가 있으니 먼저 내려가."집사는 즉시 물러났다.서 어르신은 진지한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현이가 우리 은준이랑 사이가 좋았다는 거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제가 현이를 은준이 곁에 안배했거든요, 그때 두 아이 나이가 비슷했기도 했고 서로 얘기도 잘 통할 거
서 어르신은 진지한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얘기를 꺼낼 줄 예상치 못했기에 차마 어찌할 바를 몰랐다.왜냐하면 진지한에게 돈을 달라고 할 계획이긴 했지만 얼마나 달라고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어쨌든 진지한은 엄청난 부자였고, 적게 달라고 하니 왠지 손해를 보는 기분이였고 많이 달라고 하자니 거절 당할까 봐 걱정되었다.서 어르신은 한동안 망설인 후 진지한에게 말했다. "진 대표님 집이 A국에서 엄청난 부자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얼마가 적당한지는 대표님께서 정하시죠! 저와 우리 아들에게 푸대접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진지한은 눈살을 찌푸렸다.배유정은 그것을 보고 바로 입을 열었다. "아버님께서 금액을 정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얼마가 적당할지 가늠이 안 가네요. 굳이 저희더러 정하라면 돌아가서 저희 시아버님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네요."서 어르신: "혹시 박시준 씨 말하는 겁니까?"배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저희 시아버님 저희 남편보다 더 까다로울 겁니다. 입장 바꿔서 아버님이라도 따님을 평범한 남자한테 시집 보내진 않을 거잖아요?"서 어르신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긴 해요. 그럼 그냥 우리끼리 얘기하죠!"배유정: "지금부터 고민해 보셔도 괜찮아요. 저희 요 이틀 동안은 여기 있을 거거든요."서 어르신: "알겠어요! 그럼 우선 연락처 먼저 교환하죠! 나중에 일이 있을 때도 서로 연락하기 편하잖아요."배유정은 진지한을 흘끗 보았고 그제서야 진지한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서 어르신과 연락처를 교환했다.병원.현이는 서은준의 곁에서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했다.서은준은 장례식장에 전화를 걸어 어머니의 시신을 옮겨달라고 했다.현이가 서은준에게 물었다. "장례식 간단하게 치를 생각이에요?"서은준: "엄마 켠에도 친척들이 별로 없어."현이: "네. 그럼 어머니 계실 묘지부터 골라야죠?"서은준: "엄마가 전에 유골을 엄마 고향 연못에 뿌려달라고 했어."현이: "..."서은준: "엄마는 내
3년 후.A국, 공항.현이는 둘째 오빠와 함께 공항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3년이야 3년! 남자친구라는 사람 드디어 너 찾으러 오는 거야!" 박지성은 현이를 놀리며 얘기했다. "설마 너랑 헤어지러 오는 건 아니겠지? 어쨌든 3년 동안 못 만났는데 사람 일은 모르는 거야."현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둘째 오빠, 저 지금 저주하시는 거예요? 비록 3년 동안 못 만났지만 매일매일 영상통화 하면서 서로 얼굴 봤거든요!"박지성은 툴툴거리며 말했다. "사이버 연애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현이: "어쨌든 이번에 A국에 와서 정착하기로 약속했으니까 이제부터 다시는 떨어져 지내는 일 없을 거예요."박지성: "네 남자친구도 자존심이 너무 강해. 이따 아버지 만나고 얘기 얼마 나누지도 않고 다시 티켓 사고 도망치는 거 아니야?"현이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뭐라 반박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아!"현이는 곧바로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향해 바라보았다——서은준이 캐리어를 끌며 출구에서 나오고 있었다.현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서은준을 향해 달려가 서은준의 품에 안겼다.이때 박지성은 어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진아연이 물었다. "아직 못 만났어? 설마 안 오는 건 아니지?"박지성: "엄마, 제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에요. 금방 나왔어요, 지금 현이랑 껴안고 있어요! 우리 이제 곧 집에 갈 거니까 엄마랑 아빠도 마음의 준비 잘 하고 계세요."박 씨 저택.진아연은 통화를 마친 후 박시준에게 전달했다.박시준은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자신의 용모를 검사했다.진아연은 화장실 문 앞에서 지켜보며 소리내어 웃었다. "거울 그만 비춰요, 충분히 멋있어요!"박시준: "여보, 좀이따 은준이한테 좀 엄격해야 할까?"진아연: "현이가 그렇게 좋다는데, 은준이도 현이 위해서 A국에 있겠다고 한데다 엄격하게 해서 뭐하려구요? 굳이 두 아이의 기분을 망쳐야겠어요? 은준이도 지금 어엿한
오늘은 A 시의 상류층 자제 진아연의 결혼식이 있는 날이다.평범한 결혼식처럼 보이지만 그녀의 결혼식에 가장 중요한 사람인 신랑이 보이지 않았다.그녀의 신랑 박시준. 그는 반년 전 교통사고로 인해 현재 식물인간 상태이다. 의사는 그런 그가 이번 연말을 버티기 힘들 것이라 말했다.그의 어머니 박 사모님께서는 큰 절망에 빠졌고 그런 자신의 아들이 죽기 전 결혼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했다.사실 박 씨 집안은 A 도시에서 매우 잘나가는 부자였지만 시한부 남편과 결혼할 여자를 찾기란 매우 어려웠다....화장대 앞. 진아연의 메이크업이 방금 막 끝이 났다.순백의 웨딩드레스는 그녀의 우아한 몸매가 드러나게 살포시 감싸주었고, 눈처럼 하얀 그녀의 피부를 더욱 눈부시게 받쳐주었다.신부 메이크업은 그녀의 오목조목한 얼굴을 더 돋보이게 했고, 그런 그녀의 모습은 마치 꽃망울이 터지기 직전의 붉은 장미처럼 화사했다.다만 그녀의 눈빛은 어딘가 불안해 보였다.결혼식 20분 전, 그녀는 초조하게 답장을 기다리며 애꿎은 휴대폰 화면만 만지작거렸다.사실 그녀는 박시준과 결혼하기 전 사귀던 남자 친구가 있었다.그녀의 남자 친구는 바로 박시준의 조카 박우진이었던 것이다.하지만 대외적으로 둘의 사이가 공개된 적은 없어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결혼식 전날 밤 우진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내심 그가 자신을 데리고 A 도시에서 도망쳐 주기를 바랐다.밤새 기다렸던 그의 메시지는 오지 않았고 그녀는 이제 더 이상 기다리고만 있을수 없어 의자에서 일어나 휴대폰을 손에 쥐고 핑계를 대며 잠시 대기실에서 나왔다. 그러다 복도를 가로질러 라운지를 지나가던 그녀의 발걸음이 멈췄다.라운지의 문은 열려 있었고 그녀의 여동생인 진희연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우진아. 우리 어리석은 언니가 널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거야! 지금이라도 가서 좀 달래주지 그래. 혹시 후회하고 결혼 안 한다고 하면 어쩌려고 그래?" 박우진은 희연을 안으며 그녀의
크리스탈 샹들리 아래에 누워있는 박시준의 눈빛은 흑요석처럼 깊게 빛났고, 그 모습은 매력적이고도 위험한 기운이 감돌았다.환자처럼 보이지 않는 그는 사람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 충분했다.그런 모습을 본 박우진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고 주춤거리며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아... 아연아. 아! 아니. 숙모님! 그러고 보니 시간이 너무 늦었네. 그, 그럼 둘이 좋은 시간 보내세요!" 박우진은 식은땀을 흘리며 비틀대다 침실을 빠져나왔다.진아연은 갑자기 당황해하며 못 볼 것을 본 사람처럼 몸을 떨며 나가는 그의 모습을 지켜봤다.설마... 박시준이 일어난 건가? !그럴 리가...! 시한부라고 하지 않았나?!그녀는 그에게 말을 걸어볼까 했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에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고, 가까이서 보고 싶었지만 두 발은 마음처럼 움직여지지 않았다. 엄청난 두려움이 그녀를 덮쳐오는 거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아래층으로 달려갔다!"이모님...! 박시준 씨가 깨어났어요! 눈을... 눈을 뜨고 있어요!" 이모님은 그 말을 듣고는 서둘러 위층으로 올라갔다."사모님, 사실 매일 같이 눈을 뜨세요. 그렇다 해서... 정신이 온전히 돌아온 것은 아니에요. 보세요. 우리가 이렇게 지금 이야기를 하고 있어도 반응이 없으시잖아요."이모님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의사 선생님께서 식물인간 상태에서 깨어날 확률은 극히 낮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진아연은 뭔가 두려웠다. "저... 밤에 불을 켜도 될까요? 조금 무서워서요." "물론이죠. 그럼 얼른 주무세요! 내일 아침 일찍 본가로 넘어가야 할 거예요. 그럼 내일 아침에 깨우러 올게요." "네." 이모님을 보낸 후, 진아연은 잠옷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누웠다.그리고 그녀는 그의 옆에 앉아 잘 생긴 박시준의 얼굴을 바라보며 손을 뻗어 그의 얼굴 앞에서 손을 휘저었다."박시준씨,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예요?" 하지만 그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갑자기 슬퍼졌다.
모두의 관심은 그녀를 불안하게 만들었다."아연이는 내가 알기로는 아직 학교에 다닌다고 들었는데? 만약 임신을 하면 학업에 지장이 있을 텐데..." 박한의 아내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그리고 박한이 한술 더 떠 말했다 "그러니깐! 아연이는 지금 공부할 나이인데. 집에서 애를 키우고 싶진 않겠지!" 장남과 큰 며느리의 생각을 뻔히 다 알고 있는 노부인은 아들 박시준의 후손을 만들어 줘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아연아, 네 생각이 중요하단다. 우리 시준이의 아이를 낳아주겠니?"노부인은 그녀에게 솔직하게 말했다."네가 시준이의 아이를 가지게 된다면 시준이의 모든 재산은 그 아이가 상속받게 된단다. 시준이의 재산이라면 아연이 너와 아이들이 평생 돈 걱정 없이 살아도 될 정도로 많고." 진아연은 깊게 생각하지 않고 바로 말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박우진이 박시준의 재산을 빼앗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그 정도는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또한 그녀가 거절을 한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강제로라도 아이를 낳게 될 가능성이 매우 컸다.그녀의 대답을 들은 노부인은 매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잘 생각했다. 역시 아연이가 현명하구나. 모두들 시준이가 죽을 사람이라 얻는 게 없을 거라 생각하던데... 호호!" 그렇게 가족 모임이 끝난 뒤, 진아연은 본가에서 나와 박시준이 있는 별장으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그런 그녀를 박우진이 붙잡았다.뜨거운 태양이 견디기 힘들다는 듯 매미들이 울어대기 시작했다...진아연은 자신을 붙잡은 박우진의 얼굴을 보니 짜증이 났다.그녀는 이모님에게 바로 말했다. "이모님, 먼저 선물들을 가지고 가주세요." 이모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선물들을 챙겨 자리를 떠났다.박우진은 주변을 살피더니 아무도 없자 말을 꺼냈다. "아연아! 너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나랑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같이 있을 때는 만지지도 못하게 하더니... 어떻게 네가 삼촌의 아이를 낳겠다고 하는 거야.
여의사는 말했다. "빠르면 3~4개월 정도 걸릴 거예요. 늦으면... 음, 정확하게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그리고 조금 망설이더니 다시 말했다."사모님께서는 나이가 어리시니깐 분명히 잘될 거예요." 이곳으로 오고 난 뒤, 많은 시간이 흘렀고 A 시에 첫 가을비가 내렸다.저녁.진아연은 샤워를 마치고 욕실에서 나왔다.그러고는 침대 쪽으로 다가가 오늘 새로 사 온 수분크림을 피부에 천천히 발랐다."아, 박시준 씨도 제가 좀 발라드릴게요! 요즘 날씨가 많이 건조해졌어요."라고 말하며 박시준의 곁에 다가갔다.침대 가장자리에 걸 터 앉아 손가락에 크림을 살짝 묻혀 그의 얼굴에 천천히 발라주기 시작했다.그런데 갑자기 그의 눈이 번쩍하고 뜨였고, 마주친 그의 눈동자는 보석처럼 깊고 그윽했다.그녀는 그의 눈빛에 정신이 아찔했고 너무 놀라 호흡이 거칠어졌다.비록 매일 이런 일이 있긴 했지만 이렇게 그의 눈동자를 마주칠 때마다 적응이 되지 않았다."아... 내가 너무 많이 움직였나? 그렇다고 그렇게 세게 만진 것도 아닌데!" 호흡을 다시 가다듬은 뒤, 그의 뺨을 부드럽게 마사지했다.그러면서 천천히 말을 건넸다."박시준 씨, 인터넷 뉴스에서 보니깐 연애를 안 하신 이유가 건강 때문이라는 말도 있던데... 그러기엔 너무 건강하신데?! 튼튼한 팔... 튼튼한 허벅지..."그녀는 크림을 발라준 뒤, 무심코 그의 팔과 다리를 쓰다듬었다.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고 순수한 호기심으로 살짝 쓰다듬기만 했다.하지만 그 뒤의 그의 반응에 그녀는 순식간에 눈이 커졌다.왜냐하면... 분명 남자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들렸던 것이다."박시준씨...? 당신이? 바, 방금 말한 거예요?!" 진아연은 후닥닥 침대에서 튕기듯이 일어났고, 큰 두 눈으로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그 역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예전과 다른 게 있다면 전에 그의 눈빛은 초점이 없어 보였다면, 지금은 그의 눈빛이 그녀를 정확하게 바라보고 있었으며 감정이 담
진아연은 겁에 질려 주춤 거리며 뒤로 물러났다.확실히 그가 잠들어 있을 때는 전혀 몰랐다. 깊은 잠에서 깨어난 그는 마치 한 마리의 야수처럼 사나워보였다.이모님이 방에서 나와 문을 닫았다.겁에 질려 있는 진아연의 모습은 마치 새끼 사슴처럼 가여워 보였다. "사모님, 걱정 마세요. 대표님께서 깨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혼란스러워 그런 걸 거예요. 그러니 오늘 밤은 손님 방에서 주무신 다음 내일 다시 이야기하시죠. 박 사모님 또한 아연 씨를 마음에 들어 하시니 분명 사모님 편이 되어 주실 거예요." 진아연은 머릿속에 폭풍이 휘몰아치는 것처럼 혼란스러웠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녀는 박시준이 금방 세상을 떠날 거라는 생각만 했지 그가 이렇게 깨어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이모님, 제 물건이 방에 있어서요..." 진아연은 침실 쪽을 힐끗 쳐다봤고 들어가서 자신의 물건을 꺼내오고 싶어 했다.차갑게 자신을 바라보는 박시준의 눈빛은 떠올리며, 분명 그녀를 아내로 받아들일리 없을거라는 강한 예감이 들었다.그래서 그녀는 언제든지 이곳을 떠날 준비를 해야 했다.이모님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중요한 물건이 아니라면 그냥 두셔도 돼요! 내일 제가 갖다 드릴게요." 진아연이 말했다. "네. 혹시 이모님도 무서워하시는 건 아니죠?" 이모님은 웃으면 대답했다. "오랫동안 곁에서 대표님을 모셔왔습니다. 차갑고 냉정해 보이셔도 절 곤란하게 만드신 적은 없으셨습니다." 진아연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비록 그녀는 그의 법적인 아내는 맞지만 엄밀히 따지면 그가 일어난 뒤,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이다. 그의 성격이라면 그녀에게 충분히 적대적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날 밤, 그녀는 잠을 한숨도 자지 못했다.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한 생각들로 가득했다.박시준이 일어난 뒤, 그녀의 생활 패턴은 완전히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다음날.아침 8시, 이모님은 침실에 있던 진아연의 물건을 손님 방으로 가져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