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잃은 임윤재는 약혼녀한테 재산을 빼앗기고 눈도 빼앗긴 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갖은 수모를 당했다.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그는 죽기 전, 약신의 마지막 제자가 되어 천년에 한 명 꼴로 나타난다는 ‘두 개의 눈’ 힘을 깨우쳐 새롭게 태어나 피의 복수를 하기 위해 이 길에 올라섰다.복수를 위해서 움직이던 임윤재는 약혼녀 가족의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알게 되는데...임윤재라는 이 미친 용이 번화한 도시 사이에서 어떻게 피바람을 일으켜 복수를 완성하게 될지...
View More“다들 조용히 하세요. 임윤재 선생님이 침을 놓는 데 방해하지 말아요.”선우연서가 귀띔했다.“괜찮아요. 이 두 방법은 제게 비교적 간단한 것들이니까요.”임윤재가 말했다.“이번에는 정말 고마워요. 연서 씨가 제때 도착하지 않았더라면, 연서 씨가 임윤재 선생님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정말 큰 잘못을 저질렀을 거예요. 그랬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됐을지 짐작이 가지 않네요. 이 은혜는 꼭 기억할게요.”정은유는 살짝 안도하며 기쁜 기색을 드러내더니 서둘러 선우연서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오늘 선우연서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연희운의 방법을 계속 고집했더라면 조세형은 틀림없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별말씀을요. 진짜 도움을 주신 분은 임윤재 선생님이세요. 전 그저 사실만을 얘기한 것뿐이고, 임윤재 선생님을 100% 믿었을 뿐이에요.”선우연서는 자신의 공을 내세우지 않았다. 비록 그녀가 조세형을 보러온 이유가 그에게 도움을 주어 조씨 일가의 은인이 되기 위해서였지만 말이다.조세형은 재정부 장관이자 나성의 거물이었기에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다들 조세형과 가까운 사이가 되고 싶어 했다.“당연히 가장 큰 은인은 임 선생님이지만 선우연서 씨도 큰 도움이 됐어요. 앞으로 선우 집안에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연락하세요. 원칙을 어기는 일만 아니라면 저희 조씨 일가가 꼭 도울게요.”정은유의 말에 선우연서는 흡족했다. 이번에 이곳까지 온 목적을 이룬 셈이었다.물론 그녀에게 있어 더욱 중요한 건 임윤재와의 사이가 더욱 가까워졌다는 것이다.조금 전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그의 편을 들어줬으니 호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됐어요!”임윤재가 손뼉을 쳤다. 그는 이미 침을 놓는 걸 끝냈다.“조 장관님 몸에 놓은 은침은 30분 동안 건드리지 마세요. 30분 뒤면 독이 완전히 사라질 겁니다.”임윤재가 말했다.“저희가 그렇게 했는데도 저희를 도와주시다니, 정말로 감사합니다. 임윤재 선생님, 제가 다시 한번 사과드리겠습니다.”정은유의 태도가 180도 달
임윤재는 최일현과 대거리하지 않고 침대 옆으로 다가가서 은침을 꺼냈다.조세형 체내의 인상 독을 해독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있어 아주 어려운 일이었다.최일현도 의술이 꽤 뛰어났지만 이걸 해독할 수는 없었다.그러나 임윤재에게는 아주 쉬웠다.최일현과 몇몇 전문가들은 임윤재가 치료하기 시작하자 다가가서 직접 두 눈으로 지켜봤다.사실 임윤재가 한 말들은 병원 원장과 전문가들을 굴복시키기에 충분했다.이제 조세형을 치료하기까지 한다면 확실히 신이라고 불릴만했다.임윤재는 은침 7개를 꺼내 조세형의 7개 혈 자리에 찔러넣었다.은침 7개는 임윤재의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서 마치 춤을 추듯 살짝 떨었다.은침 위에 서리가 내려앉은 듯했다.“이... 이것은 설마 금침8법 중의 두천영?”원장 한이수가 물었다.최일현이 설명했다.“금침8법은 황제내경 중 금침부에 적힌 8가지 보기 드문 침법이에요. 각각 모두 대단해서 그중 하나라도 배울 수 있다면 의술이 대단하다고 할 수 있죠. 이 두천영은 학계에서 현빙신침으로 불리는, 열병을 치료할 수 있는 절세 침법이에요. 아마도 먼저 두천영으로 인상 독을 잠재우고 그 뒤에 상설 독을 해독하여 한기와 열기가 서로 충돌하여 음과 양이 조화를 잃는 상황을 피하려고 하는 것 같네요.”최일현은 비록 이 침법을 직접 시전할 수는 없었지만 조리 있게 잘 설명했다.“하지만 상설 독을 해독하기 위해서는 용연초를 피해 갈 수 없어요. 용연초 없이 어떻게 해독하려는 걸까요?”최일현은 의아한 듯 말했다.“현빙신침을 알고 있으면서 영화신침은 들어본 적 없는 건가요?”침을 놓고 있던 임윤재가 덤덤히 말했다.“뭐라고요? 설... 설마 영화신침도 아는 거예요? 이럴 수가!”최일현은 눈이 휘둥그레지고 입이 떡 벌려졌다. 그는 큰 충격을 받았고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최일현 신의님, 영화신침은 뭔가요?”조혜선이 물었다.“신의라고 부르지 마세요. 임윤재 선생님 앞에서 전 신의라고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최일현은 처음에는 임윤재를 같잖게
“연 선생님이 의술을 배울 땐 저 자식이 제 엄마 배 속에 있지도 않았을 것 같은데.”원장 한이수가 맞장구를 치면서 조롱했다.“인정하지 않을 줄 알았어요. 그쪽의 진단 결과는 조세형 장관님이 상설 독에 당했다는 거죠?”“맞아요. 최일현 선생님 말씀이 맞아요. 저희 아버지는 상설 독에 당하신 거지 병으로 아프신 게 아니에요. 이 독은 치료하기가 아주 까다로워요. 18가지 배합 방법이 있는데 각각 해독 방법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해요.”조혜선은 임윤재의 말이 전부 다 맞아떨어지자 더욱더 마음이 놓였다.“이것이 상설 독이라는 걸 알아본 거예요?”최일현은 조금 놀라웠다.상설 독은 자주 볼 수 있는 독이 아니었고 배합 난도도 높았다. 일반인은 진단 못 하는 건 물론이고 들어본 적 없는 사람들도 수두룩했다. 대형 병원의 원장이나 전문가 같은 사람들도 진단하기가 어려웠다.그리고 치료하는 데 반드시 용연초가 필요했다.임윤재가 계속해 말했다.“조 장관님께서 당하신 독은 일반적인 상설 독이 아니라 그것보다 더욱 복잡한 인상이라는 독이에요.”“헛소리하지 말아요. 인상은 무슨, 들어본 적도 없는데.”최일현이 같잖다는 듯이 말했다.“인상은 증상이 상설과 크게 다를 바가 없어요. 한기 때문에 혈액이 응고되죠. 하지만 한기는 겉으로 드러나는 특징일 뿐이고 심맥 쪽에는 사실 열기가 내포되어 있어요. 만약 통상적인 방법으로 해독하기 위해 양기가 강한 약물을 쓰게 되면 심맥 속의 독이 몸으로 퍼지게 돼요. 한기와 열기가 서로 충돌하게 되면 그것을 치료할 약도 없고 30초 안에 몸의 7개 구멍에서 피를 흘리며 죽게 될 거예요. 당신의 치료 방법은 조 관장님을 구할 수 없을뿐더러 오히려 조 관장님을 죽게 만들 수 있어요. 그래서 제가 당신 의술이 부족하다고 한 거예요. 그것도 아주 큰 잘못을 저지를 뻔했죠. 무슨 문제 있나요?”임윤재가 말을 마치자 정은유와 조혜선은 덜컥 겁이 나서 안색이 달라졌다.최일현은 표정이 좋지 않았지만 지지 않으려 했다.“말은 번지르르하게
정은유도 선우연서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었다. 선우연서가 자신의 목숨은 물론 선우 가문의 명예까지 걸고 보증했다는 건 분명 눈앞에 있는 이 젊은이의 실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충분했다. 남편의 생사가 걸린 문제인 만큼 정은유 역시 장관의 아내라는 체면을 내려놓고 임윤재에게 먼저 사과했다.“임윤재 씨, 조금 전에 기분을 상하게 해서 정말 죄송해요. 제 남편이 정말 위독한 상태인데, 지난 일은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고 제발 구해주세요. 조씨 일가는 이 호의를 반드시 기억할 겁니다.”선우연서도 임윤재의 옆에 가서 속삭였다.“도와줘요. 조 장관은 괜찮은 사람이고 또 훌륭한 공무원이에요.” “좋아요.”임윤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선우연서에게 용연초가 들어 있는 약상자를 건네주고 잘 보관하라 한 뒤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사모님께서 이 자식을 믿기로 하셨으니까 저도 미리 말씀드리자면 조 장관님께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저는 책임지지 않겠습니다.”이윽고 연희운은 손을 들어 임윤재를 가리키며 말했다.“네놈이 이 책임을 질 수 있어?”“무슨 문제가 생기면 제가 대신 책임지죠.”선우연서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 연희운은 할 말을 잃었다.“어르신, 이것 좀 보세요...”제일 병원의 원장 한이수가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선우연서가 직접 보증을 섰기에 그들은 납득할 수는 없었지만 감히 더 이상 뭐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저는 저자가 정말 뛰어난 의술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의술은 긴 시간 갈고 닦아야 하는 법이지요. 몇십 년의 진찰 경험 없이는 절대 안 된단 말입니다.”연희운이 말했다.“맞습니다.”한이수와 여러 전문의들은 고개를 끄덕였다.“자, 들어가서 봅시다! 대체 어떤 특별한 방법으로 치료하는지!”병상에 누운 조세형은 산소마스크를 쓰고 각종 의료 기기를 몸에 꽂은 채 바이털 사인이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였다.임윤재는 먼저 조세형의 맥을 짚어본 뒤 눈꺼풀을 들어 올려 살펴보았다. 입술은 보랏빛을 띠고 동공은 풀려
하지만 선우연서는 곧바로 임윤재에게 다가가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임 선생님께서 여긴 어쩐 일이시죠?”“조 장관님의 병을 치료해 드리려고 왔다가 저를 같잖게 여기기에 가려던 참이었는데 제 물건을 억지로 뺏으려고 하네요.”임윤재는 어깨를 으쓱이며 담담하게 말했다.“나성은 물론 전체 남경도에서 제일 가는 당신의 의술을 누가 감히 성에 차지 않아 한다는 말씀이세요.”선우연서는 돌려 말하지 않고 모든 사람 앞에서 직설적으로 말했다. 연희운과 전문가들의 체면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은 발언이었다. 하지만 선우연서이기에 감히 이렇게 말할 수 있었다. 연희운을 비롯한 사람들은 불쾌하고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꾹 참고 있었다.“연서 언니, 이 사람과 아는 사이에요? 게다가 임 선생님이라니요?”조혜선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다른 사람들도 조혜선과 마찬가지로 의문을 품었다. 선우연서의 신분과 지위로 어떻게 이 썩어빠진 도박꾼한테 존경하는 태도를 보일 수 있단 말인가?“알다마다! 임 선생님은 우리 집안 은인이셔. 선우 가문의 귀빈이시기도 하고.”선우연서가 웃었다. 그녀가 돌직구를 던지자,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해서 혼란에 빠졌다.“네?! 왜죠? 이 사람은 그저 도박에 빠진 형편없는 사람이 아닌가요?”조혜선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그건 헛소문이지 사실이 아니야.”선우연서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정은유 앞으로 다가갔다. 반면 선우연정은 조혜선을 옆으로 끌어당겨 어제 있었던 일을 조용히 이야기했다.“사모님, 조 장관님이 갑자기 많이 아프시다는 얘기를 듣고 보러 왔어요.”선우연서가 말했다.“고맙네요.”정은유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임 선생님의 의술을 믿어 주세요. 이분은 정말 신의랍니다. 저도 조 장관님을 뵈러 왔을 때, 만약 상태가 위태롭다면 임 선생님을 추천할 생각이었는데 벌써 오셔서 불쾌한 오해를 샀을 줄은 몰랐네요.”선우연서가 정은유에게 설명했다. 그녀의 말에는 나름대로 무게가 있었고, 정은유는 듣고 진지하게 생각했다.“이 사람이 정말 의술
연희운과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으며 정은유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렇게 젊은 녀석이 뛰어난 의술이 있을 거라고는 믿지 않았다. 정은유가 보기에 임윤재의 말은 너무나 어처구니없고 우스꽝스러웠다.“임윤재, 도대체 무슨 방법으로 우리 아빠를 살린단 말이에요? 빨리 말해 봐요.”조혜선도 의심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었지만 마지못해 물었다.“치료하려면 우선 환자부터 보게 해 주셔야죠?”임윤재가 말했다.“됐어요! 당신은 용연초만 넘겨주면 돼요. 치료하는 일은 당신이 신경 쓸 필요 없어요.”정은유는 더 이상 임윤재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엄마, 아니면 한번 시도하게 해보는 게 어때요?”조혜선은 아직 한 가닥의 희망을 붙잡고 있었다.“혜선 씨 아버님 상태는 더는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 돼요. 시도해 볼 시간도 없어요.”연희운이 괴상야릇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조혜선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이때 조혜선의 휴대폰이 울렸다. 꺼내 보니 친구가 임윤재의 정보를 보내왔다. 조혜선은 순간 미간이 구겨지고 얼굴이 일그러지며 몹시 화가 난 표정을 지었다.“임윤재 씨, 감히 나한테 거짓말을 했어요!”“내가 무슨 거짓말을 했는데요?”임윤재가 궁금해서 물었다. 조혜선은 휴대폰을 보여주며 말했다.“당신은 의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당신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라고 일렀거든요. 당신은 별빛 그룹의 도련님이고, 2년 전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시며 그 충격으로 도박과 마약에 중독되어 집안의 재산을 모두 탕진할 뻔했죠. 지금의 별빛 그룹 회장 진만월이 아니었다면 당신은 오래전에 길거리에 나앉았을 거잖아요.”조혜선이 임윤재의 집안 사정을 낱낱이 까발리자 임윤재는 담담하게 웃었다.“또 뭘 알아냈는지 계속 말해봐요.”“이 정도면 충분해요. 만약 좋은 실력을 갖췄다 해도 당신은 그저 완전한 중독자에 썩어빠진 도박꾼일 뿐이에요. 우리 아빠를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조금이나마 당신을 믿었던 내가 한심해요.”“별빛 그룹
최일현이 먼저 입을 뗐다.“당신이 내 아들을 때린 거예요?”“똑바로 얘기하세요. 당신 아들은 저보다 실력이 뒤처지면서 굳이 남 일에 간섭하려고 했어요. 그러니까 처맞는 건 당연한 일 아니겠어요?”임윤재가 말했다.“빌어먹을! 정말 건방지군요. 나성에서 4대 종사도 내 체면을 고려해야 하는데 당신이 뭐라고 내 아들을 때린 거죠?”최일현은 무척 화가 났다.“이미 다쳤는데 뭘 어쩌게요? 아들을 위해 체면이라도 만회할 생각인가요?”임윤재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이!”최일현은 비록 자신의 의술이 뛰어나다고 자부했지만 싸움은 잘 못했다. 그래서 당장 임윤재를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빌어먹을, 오늘 당신은 반드시 죽을 거예요!”최일현이 살기등등하게 말했다.“용연초를 내놓으면 최일현 신의님의 아들을 때린 일은 그냥 넘어갈게요.”정은유가 가장 신경 쓰는 건 용연초였다. 그녀는 최일현에게 협조하라는 듯 눈치를 줬다.임윤재는 차갑게 웃더니 정은유를 무시하고 떠났다.“저 사람을 붙잡아!”조세형의 경호원들이 임윤재를 공격했다.“멈춰요.”조혜선이 서둘러 경호원을 막았다.“혜선아, 뭘 하는 거야?”정은유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엄마, 임윤재 씨는 아빠를 구하러 온 거예요. 임윤재 씨가 다른 방법으로 아빠를 치료할 수 있다고 했어요.”조혜선은 그렇게 말하면서 서둘러 임윤재에게 다가가 그를 말렸다.“임윤재 씨, 화내지 말아요. 우리 엄마가 상황을 몰라서 그래요.”조금 전까지 무례하게 반말을 쓰던 조혜선이 갑자기 존댓말을 쓰며 어르고 달래자 임윤재는 그제야 다시 돌아왔다.“조혜선 씨, 방금 임윤재 씨가 다른 방법으로 조 장관님을 구할 수 있다고 한 거예요?”최일현의 질문에 조혜선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런 말을 믿는 거예요? 우리 병원의 전문가들도 그동안 속수무책이었고 저 또한 오래 고민해서 겨우 생각한 게 이 방법이에요. 이건 조 장관님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에요. 그런데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청년이 무슨 방법으로 장관님을
임윤재의 차에 탄 조혜선은 불안하고 긴장되었다.“어느 병원이에요?”임윤재가 물었다.“나성 제일 병원이야.”임윤재는 차 시동을 걸고 속도를 올렸다.조혜선은 눈물을 닦으며 물었다.“도대체 어떻게 우리 아빠를 구하겠다는 거야? 최 신의님께서는 무조건 용연초가 있어야 한다고 하셨는데.”“그건 그 사람 의술이 약해서 그래요.”임윤재가 말했다.“최 신의님은 우리 나성에서 가장 유명한 의사 선생님이셔. 많은 불치병도 고치셨다고. 그런데 어떻게 의술이 약하다고 할 수 있어?”“내 앞에서는 그 사람이 감히 신의라고 불릴 자격도 없어요.”조혜선은 그 말을 듣고 입술을 앙다물었다. 임윤재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는 거지, 아니면 당장 뭣도 모르는 자식이라고 욕하고 싶었다.“그 말은 당신 의술이 아주 강하다는 거네?”결국 조혜선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아무튼 최일현 씨보다는 뛰어나요.”조혜선은 당연히 임윤재의 말을 믿지 않았다.“당신 이름을 물어봐도 될까?”조혜선이 물었다.“임윤재예요.”조혜선은 기억을 떠올려 봤지만 나성에서 그런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확신했다.“당신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 나성의 젊은 세대 중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거의 다 아는데 당신의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어. 최천명 씨를 이기는 걸 봐서는 실력이 그 사람보다 강한 것 같은데 당신을 본 기억이 없단 말이야.”조혜선이 호기심에 물었다.“당신이 아는 사람이면 다 강해요?”임윤재의 한 마디에 조혜선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잘난 척은. 당신 손에 용연초가 있지 않았으면 당신 같은 사람을 알고 싶지도 않다고.”이때 조혜선의 휴대폰이 울렸다. 어머니 정은유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혜선아, 너 어디니? 위험한 건 아니지? 용연초가 다른 사람에게 뺏겼단 걸 들었어. 그 사람이 최천명을 다치게 했다며. 너 지금 그 사람 차에 탄 거니?”정은유는 소식을 듣고 놀라서 쓰러질 뻔했다.조세형의 병세가 위독한 상황인데 딸에게
최천명은 임윤재를 죽이고 싶어서 미쳐버릴 것 같았고 당장 산 채로 잡아먹고 싶었다.임윤재는 여유롭게 일심당에서 걸어 나갔다. 누구도 그를 막지 않았고 그가 지나갈 때면 사람들이 알아서 자리를 비켜주었다.조혜선은 최천명의 부상을 신경 쓸 새도 없었다. 용연초는 그의 아버지 목숨을 구하는 중요한 약초이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든 간에 손에 넣어야 했다.그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쫓아갔다.임윤재는 차 문을 열고 올라 타려던 참이었다.“거기 서!”조혜선은 따라 나와서 차 앞에서 그를 막았다.임윤재가 말했다.“억지로 빼앗을 참이에요?”“난 당신을 못 이겨.”마음이 조급한 조혜선은 솔직하게 말했다.“내가 어떻게 하면 용연초를 나에게 줄 건데? 원하는 값을 말해봐.”“말했잖아요, 난 안 팔 거라고. 돈 때문이 아니에요.”조혜선은 마음이 급해서 안달이 났다. 한 번도 이토록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을 겪은 적이 없었다. 눈시울이 붉어진 그녀는 당장이라도 울 것 같았다.“제발 부탁이야. 용연초를 나에게 팔아. 우리 아빠가 살려면 그 약초가 필요하다고. 그러니까 부탁할게.”조혜선은 눈물을 흘리며 임윤재에게 빌었다.임윤재는 그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 마치 자신이 아주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았다.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고 일심당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던 최천명은 그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임윤재를 이기지 못한 자신이 한스러웠다. 만약 용연초를 뺏어서 조혜선에게 줬다면 그녀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나중에 내가 꼭 저 자식을 죽일 거야. 내 한도 풀고 조혜선 씨 복수도 해야지!”최천명은 이를 악물고 맹세했다.“내가 무릎을 꿇고 빌면 될까? 제발 내 부탁 좀 들어줘. 우리 가문에서 꼭 톡톡히 보상해 줄게.”조혜선은 당장 무릎을 꿇으려고 했다.“됐어요. 그만해요.”임윤재는 조혜선의 팔을 잡고 무릎을 꿇지 못하게 막았다.“이제 용연초를 나에게 팔 거야? 고마워. 정말 고마워.”조혜선의 눈물 젖은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내가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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