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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8화

옆에 있던 용린만이 한지훈과 해리스의 대전을 겨우 볼 수 있었다.

용일 조차도 그들의 동작이 모호하게 보였다.

그러니 일반인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들의 눈에는 눈앞의 장면이 마치 20배속으로 띄워져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때,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한 사람이 거꾸로 날아가 지면에 좁고 긴 자국을 남긴 뒤, 한쪽 무릎을 땅에 꿇고 빨갛게 된 눈으로 맞은편 남자를 주시했다.

'졌어?!'

'명왕이 졌다고?'

명왕전 사람들이 속으로 생각했다.

명왕의 입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반면 한지훈은 조금도 다치지 않고 제자리에 서 있었다.

사람들 속에 섞여있던 류천도도 지금 숨을 죽였다.

명왕이 강한 건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명왕이 지금 한지훈한테 졌다.

그러니 한지훈이 도대체 얼마나 강한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이때 명왕이 입가에 묻은 피를 닦고 냉소하며 땅에서 일어서서 말했다. "역시 북양왕이군. 이미 육성에 도달한 건가?"

한지훈은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꽂고 명왕을 묵묵히 바라보며 숨기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명왕은 웃으며 허리춤에서 열쇠 하나를 더듬어 한지훈에게 던졌다. "내가 졌어. 이게 바로 흑뢰의 열쇠야. 당신에게 충고해줄게 있다면 흑뢰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거야. 그곳은 진짜 지옥이야! 흑뢰에서 소식을 알아보거나 사람을 구하는 것은 승천하는 것보다 더 어려워. 그곳의 다섯 명의 사령관급 강자 중 그 누구도 약자인 사람이 없어. 내가 알기로는 흑뢰에 육성이 무려 두 명이나 있다더군."

"그리고 흑기가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도 알아둬. 내 명왕전이라고 해서 흑기와 비길 수 있진 않아. 조심해, 흑뢰에서 죽지 마. 나는 당신과 다시 싸우기를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말을 마친 해리스는 몸을 돌려 별장을 떠났다.

한지훈은 떠나가는 명왕 해리스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숙여 손에 든 고풍스러운 검은색 열쇠를 바라보며 의심이 들었다.

'이게 바로 흑뢰의 열쇠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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