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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9화

사람들이 비아냥거리자 병실 안에 있는 교수들의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의술이 호시노 미치오보다 못하긴 하지만 그들도 여기서는 인재들이었다. 같은 나라 사람에게 무시당하니 기분이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자리가 자리인지라 감히 건드릴 수 없어 그저 고개를 푹 숙이고 못 들은 척하는 수밖에 없었다.

“미치오 씨, 우리 남편 언제쯤 깨어날 수 있나요?”

도란영이 떠보듯 물었다. 수치가 정상 범위로 돌아오긴 했지만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했기에 걱정되는 건 마찬가지였다.

“조급해하지 말아요. 침을 뽑으면 깨어나실 겁니다.”

호시노 미치오는 자신만만한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재빨리 은침을 뽑았다. 은침을 다 뽑자 남궁보성이 갑자기 몸을 부르르 떨더니 몇 초 후 두 눈을 번쩍 떴다. 그의 두 눈에 핏빛이 스쳤다.

“깨어났어요. 드디어 깨어났어요.”

사람들의 얼굴에 기쁜 기색이 역력했다.

“역시 미치오 씨입니다. 말씀대로 정말 깨어났네요.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남궁진혁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괜히 명의가 아니네요. 용국의 의사들보다 백배 더 뛰어나요.”

유연지 등 몇몇도 아부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고맙습니다, 미치오 씨. 이제부터 당신은 우리 집안의 은인입니다.”

도란영이 기쁨에 겨운 얼굴로 말했다.

“난 불치병을 전문으로 치료하거든요. 이런 병 나한테는 일도 아니에요.”

호시노 미치오가 우쭐거리며 말했다. 그러면서 조력자가 건네는 물수건으로 손을 닦았다. 그런데 침대에 누워있는 남궁보성의 두 눈이 시뻘겋게 변하기 시작했고 얼굴이 일그러졌다는 걸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으악!”

남궁보성이 갑자기 포효하듯 소리를 지르더니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지금 이 순간 그의 모습은 흉악하기 그지없었고 핏줄도 다 튀어나와 무서운 악마를 연상케 했다. 그리고 코와 입에서 검은 피가 천천히 흘러내렸다.

“뭐야?”

갑작스러운 상황에 사람들은 놀라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미치오 씨,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우리 남편 조금 전까지 멀쩡했잖아요.”

도란영이 잔뜩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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