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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유선우가 베푸는 호의를, 조은서는 거절해 버렸다.

조은서는 손가락을 말아버렸다.

인내심이 다 닳은 유선우가 물었다.

“도대체 어떻게 하고 싶은 건데?”

조은서가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이혼이요! 당신과 이혼하고 싶어요!”

유선우는 회사 일로 바쁜 몸이었다. 조은서는 여전히 그런 유선우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아침에 커프스를 찾지 못한 일이 떠오른 유선우는 불쾌해져서 화가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그러다 주차장의 흰 BMW 차량 앞에서 허민우가 한 간호사와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고 더욱 기분이 더러워져 이를 꽉 깨물었다.

이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진 비서가 걸어온 전화였다. 전화를 받은 유선우의 말투에는 짜증이 묻어났다.

“무슨 일이야.”

진 비서가 그에게 알려줬다.

“아까 아현 아가씨가 침대에서 내려오다가 그만 넘어지셔서 다리 쪽의 신경을 건드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기분이 많이 상하셨어요. 유 대표님께서 H시로 와주시면 아현 아가씨가 기뻐할 것 같아요.”

유선우는 핸드폰을 꽉 잡고 대답하지 못했다. 옆에 있는 조은서가 신경 쓰이는 것 같았다.

그의 핸드폰 소리는 작지 않았기에 옆의 조은서도 다 들었다.

조은서는 겨우 웃어 보이고 차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밤바람이 불어오자 조은서는 온몸이 추웠다.

아까 유선우가 결혼반지를 꺼낼 때 마음이 흔들리지 않아서, 그 숨 막히는 결혼 생활로 돌아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조은서의 뒷모습은 점점 멀어져갔고 유선우는 그 뒷모습을 보며 진 비서에게 얘기했다.

“가장 좋은 의사를 붙여줘.”

진 비서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H시로 가보지 않으세요?”

유선우는 이미 통화를 끊었다.

진 비서의 전화를 끊은 그는 조은서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카카오톡도 마찬가지였다.

조은서는 이미 그의 연락처를 다 차단한 상태였다.

유선우는 분을 못 이겨 핸드폰을 옆으로 던져버렸다. 얼마 지나 그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들고 생각했다. 이제야 유선우는 조은서가 이미 그를 떠나려고 마음먹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내버려둘 수 없다.

조은서는 여전히 그의 사모님이 되어야 한다.

...

3일 후, YS 그룹 빌딩. 가장 꼭대기 층의 대표이사 사무실.

유선우는 통유리창 앞에 서서 핸드폰을 들고 할머니와 통화 중이었다. 할머니는 조은서가 보고 싶다고 또 데리고 오라고 했다.

유선우는 그저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

이때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가 얘기했다.

“유 대표님, 택배가 왔습니다.”

유선우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무슨 물건인지 짐작이 갔다.

진 비서가 들어오더니 서류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얘기했다.

“사모님이 보내오신 겁니다.”

유선우는 통유리창 앞에 서서 몇초간 그걸 보더니 저벅저벅 걸어와 기다란 손가락으로 그 서류를 열었다. 만약 그의 생각대로라면 이건 이혼 서류일 것이다.

대충 훑어본 그는 차갑게 웃었다.

조은서는 자존심이 있어서인지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빈털터리로 이혼하겠다니!

유선우의 표정은 굳었다. 한참 지나서 그가 물었다.

“요즘 뭐 하고 지내는 거지?”

진 비서가 대답했다.

“집을 판 것 같습니다. 보러 온 사람은 많은데 집을 사는 사람은 아직 없습니다. 게다가 직장을 찾은 모양인 것 같습니다. 대학 시절에 국내에서 상을 받은 적이 있는데 꽤 나쁘지 않은 곳과 계약했다고 합니다. 월급과 대우도 나쁘지 않고요.”

유선우는 가죽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그 이혼 서류를 들고 한참 보았다.

그의 목소리는 차갑게 얼어붙었다.

“사람을 시켜서 그 집에 대해서 알아봐. 그리고 가장 싼 값에 사들여.”

유선우는 또 비웃더니 얘기했다.

“직장 생활...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진 비서는 굳어버렸다.

그녀는 유선우가 조씨 가문을 파멸로 이끌 줄 알았지만 유선우는 그러지 않았다.

유선우는 조은서를 싫어하지 않았던가?

멍하니 서 있는 진 비서를 보며 유선우가 화난 어투로 얘기했다.

“안 나가고 뭐 해?!”

진 비서는 그대로 물러났다.

사무실 밖에서 그녀는 주먹을 꽉 쥐고 머뭇거리다가 누군가에게로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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