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의 결혼 생활 동안 유선우는 조은서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다만 다른 여자를 품속의 보물처럼 여겼다. 유선우는 차갑게 조은서를 대하고 조은서에게만 각박했다.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마치 감옥 생활 같았다.하지만 조은서는 유선우를 사랑하는 마음, 그 하나로 모든 것을 참았다.비가 쏟아지던 그날 밤까지. 그날 밤, 유선우는 임신한 조은서를 버리고 해외로 가서 다른 여자를 품었다. 같은 시각, 조은서는 피를 흘리며 네발로 기어서 구급차를 부르려고 애썼다.그제야 조은서는 알았다. 사랑은 준 만큼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고.그래서 이혼 서류를 작성한 조은서는 그대로 조용히 사라졌다....2년 후, 다시 돌아온 조은서의 곁에는 수많은 남자들이 달라붙었다.그런 조은서의 전남편은 그녀를 밀어붙이며 얘기했다.“조은서, 나는 아직 사인하지 않았어. 다른 남자와 결혼할 생각은 꿈도 꾸지 마!”조은서는 그저 담담하게 웃으며 얘기했다.“유선우 씨, 우리는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눈시울이 붉어진 유선우는 떨리는 목소리로 결혼할 때 했던 서약을 얘기했다.“유선우와 조은서는 평생 함께하며 절대 이혼하지 않는다!”
더 보기그러자 유선우는 헛기침을 한번 하며 둘러댔다.“맞아. 어젯밤 네 리즈 아가씨와 함께 있었어.”그러자 이안이는 일부러 억양을 넣어 강조하며 답했다.“엄마는 엄마지, 리즈 아가씨가 뭐예요... 아빠 정말 뻔뻔하시네요.”“...”검은 캠핑카가 별장을 떠나자 그는 다시 심정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이안이 나 말한 거예요?”“선우 너 말고 다른 사람은 없는 것 같구나.”유선우가 머쓱한 듯 코를 쓱쓱 어루만졌다.하지만 어젯밤은 정말 달콤했고 매우 기분이 좋았던 유선우는 이준이를 안고 뽀뽀 세례를 날렸다.“이제 곧 엄마가 돌아오실 거야. 더 이상 리즈 아가씨라고 부를 필요 없어.”이준이는 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똑똑하게 바로 그 말의 중점을 집어냈다.“아빠는 리즈 아가씨를 좋아해요.”유선우는 물론 심정희도 웃음을 터뜨렸다.그러자 심정희는 곧바로 시치미를 떼고 유선우를 원망하며 투덜거렸다.“네가 평소에 잘 가르치지 않으니까 두 아이도 말을 잘하지 못하잖니. 은서가 알게 되면 정말 난리 나겠네.”유선우는 따뜻한 아침 햇살을 받으며 부드럽게 웃었다.“제가 잘 달래볼게요.”심정희는 또 그런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지만 이내 조은혁을 떠올렸다...조은혁의 생각에 그녀는 또다시 걱정을 금치 못했다.심정희 역시 다 지나온 사람이고 게다가 조은혁은 그녀가 손수 키운 자식이나 다름없기에 사실 그의 마음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당시 그의 복수도 진심이었지만 현재 그 아이를 사랑하게 된 것도 사실이다. 지금 그 아이는 바보가 되었고 조은혁도 결국 남자이다... 남자라면 결국 외로울 수밖에 없을 것인데 주변에 새로운 여자라도 생겼으니 저렇게 박연희와 이혼하지 못해서 안달 난 것이겠지.심정희는 박연준을 원망한다.하지만 박연희에게는 죄가 없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그리고 그녀가 조은혁을 위해 낳은 아이는 더욱 무고하다.심정희는 그들이 마음 아팠다.그녀의 마음을 알아챈 유선우는 한 손으로 아들을 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심정희의 어깨를
조은서가 사고 나고 조은혁은 1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그의 사업을 샹겐에서 B시로 천천히 이전했다. 게다가 최신 재정 평가에 따르면 B시의 첫 번째 그룹은 여전히 YS 그룹이었고 앞으로 차준호와 조은혁의 치열한 경쟁도 기대될 것으로 예측되었다.차씨 집안은 여러 대에 걸쳐 운영됐지만 조은혁은 완전히 자수성가한 것이다.그러니 성공으로 향하는 두 사람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은 가히 짐작할 수 있다.조은혁은 B시로 돌아왔지만 박연희는 그에 의해 계속하여 샹겐에 남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 1년 동안 박연희는 여전히 어린아이처럼 남에게 의지했고 예전처럼 조은혁을 두려워했지만 여전히 그를 떠날 수 없었다.박연희는 조은혁에게 아들을 낳아주었는데 이름은 조진범이라고 지었다. 그리고 평소에는 대부분 조은혁이 돌봐주었고 박연희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녀의 아들과 가까이 지낸 적이 없었다.그녀는 겉모습부터 속마음까지 여전히 소녀 같았고 마치 아이를 낳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지난 반년 동안, 조은혁이 매번 그녀를 만지려 할 때마다 박연희는 심하게 반항했고 가끔 조은혁이 망토를 끼는 것을 깜빡하면 더욱이 온몸을 움츠리고 바들바들 떨며 고통스러워했다.그러면 그때는 아무리 급해도 조은혁은 결국 서랍을 열 것이다.물론 조은혁도 그녀의 상황이 확실히 아이를 낳기에 적합하지 않고 그녀 자신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함께 하는 시간보다 떨어져 있는 시간이 훨씬 길었고 박연희는 완전히 자신의 세계에 갇혀버렸다.그리고 조은혁도 그녀를 점점 냉담하게 대한다.요즘 그의 곁에는 미모도 있고, 이해심도 많은 데다 말도 많고 남자도 더욱 잘 알고 있는 여자가 있다... 사실 이제 박연희가 밉지 않았다. 아마 조진범을 낳은 후 그의 복수도 이제 충분하다고 느낀 탓일 것이다.게다가 가끔 그녀와의 이혼도 고려하고 있다.하지만 이혼하더라도 조은혁은 여전히 박연희를 평생 돌볼 것이다.평생...그는 문득 생각났다. 처음에 박연희와 거행한 그 조촐한 결혼식에서도 조은혁은 그녀
전화를 끊고 유선우는 다시 방으로 돌아갔다.같은 시각, 조은서는 이미 침대에서 일어나 주방에서 아침 식사를 만들고 있었다.조은서는 옅은 색의 홈웨어를 입고 긴 머리를 아무렇게나 묶은 채 하얗고 가녀린 목덜미를 드러내고 있었다. 아침 햇살 아래,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부드러움과 고혹적인 모습을 보였다.유선우는 그녀를 뒤에서 껴안고 그녀의 목에 키스했다.“급한 일이 있어서 아침을 먹을 수 없을 것 같아. 아파트 현관문 카드랑 주소는 내가 적어둘게. 시간 나면 먼저 가봐. 며칠 후에 이사하는 거 도와줄게.”조은서가 간단히 응하고 유선우는 또 잠시 그녀에게 키스했다. 이윽고 남자의 다정다감한 목소리로 부드럽게 말을 건넸다.“다리가 아프면 오늘은 회사에 가지 마.”그러자 조은서는 저도 모르게 변명을 늘어놓았다.“안 아파요.”그녀의 반응에 유선우는 의미심장한 어투로 입을 열었다.“아프지 않다고...”조은서는 그를 밀치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급한 일이 있다면서요. 빨리 가세요.”그러나 유선우는 문득 조은서를 부엌 문짝에 누르고 그녀의 붉은 입술을 약간 거칠게 물고는 곧바로 깊은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 불같이 뜨겁고 오랜 시간의 키스를 마치고는 그제야 아쉬운 듯 그녀를 놓아주었다.유선우가 떠나고 조은서의 얼굴은 새빨갛게 물들어버렸다.‘나 정말 선우 씨 좋아하는구나.’...조은혁은 별장에 들어가지 않았다.그의 차는 사도에 세워져 있었고 조은혁은 차 옆에 서서 담배를 피우며 유선우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30분 후, 검은색 롤스로이스가 멀리서 나타나더니 점점 그와 가까워지고 있다. 바로 조은혁이 그토록 기다리던 유선우의 차였다...차가 그의 앞에 도착하고 곧바로 시동이 꺼졌다.유선우가 차에서 내리는데 조은혁은 그의 발이 땅에 닿자마자 곧바로 그에게 달려가 양손으로 그의 멱살을 잡고 낮은 목소리로 추궁했다.“왜 은서에게 진실을 말해주지 않는 거야? 유선우, 너 지금 마치 애인을 대하듯 은서를 데리고 있는데 너야 즐겁겠지만 은서는 어
유선우는 담배를 꺼냈지만 불을 붙이지는 않았다.그의 눈동자는 깊고 어두웠으며 그 속에는 조은서가 이해할 수 없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그녀는 혹여나 유선우가 화를 낼까 봐 두려워 목소리를 부드럽게 하여 그를 기쁘게 했다.“저도 월급이 있어요. 전에는 쓰기 아까웠는데 앞으로는 이 부분의 돈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요. 제가 큰 아파트로 옮길게요... 어때요?”조은서는 유선우를 좋아한다.그녀는 이 감정을 위해 여자의 이미지와 존엄을 내려놓았다.“그리고 선우 씨, 저에게는 지금 아무것도 없어요. 저보고 돈을 좀 저축하라고 해서 나중에 작은 아파트를 사면 혼수가 생기는 셈이죠.”그리고 이 말은 유선우를 기쁘게 하는 데 매우 성공적이었다.유선우는 훤칠한 손가락에 담배를 끼고 조은서에게 다가와 뽀뽀를 하고는 그녀의 이마에 대고 속삭였다.“내가 아파트를 마련할게. 그러니까 더 이상 나 거절하지 마.”조은서는 유선우의 흥을 깨뜨리고 싶지 않아 부드러운 목소리로 좋다고 말했다.유선우는 또 한참 동안 그녀에게 뽀뽀하고 그녀의 엉덩이를 툭툭 치며 설거지를 하라며 그녀를 보내주었다. 그리고 조은서를 대하는 그의 말투 속에는 명령이 아니라 친근한 기색이 역력했다...조은서는 왠지 수줍어 얼굴을 붉혔다.준비를 마치고 부엌으로 들어가 설거지를 하고 있을 때, 조은서는 유선우의 전화 소리를 들었다. 유선우의 목소리는 깜깜한 어둠 속에서 조금 무겁고 약간 쉰 듯 들렸다. 그리고 이것은 곧 오후에 침대에서 관계를 맺을 때 가끔 유선우가 신음소리를 내던 모습을 생각나게 했다. 예전에는 남자도 관계를 맺을 때 그렇게 신음소리를 내리라고는 알지 못했다.그런데 막상 직접 듣고 보니 온몸의 감각이 솟구치는 기분이 들었다....한편, 진 비서는 계속하여 그들이 마음에 걸렸다.조은서가 오전에 퇴사하고 밤이 되자마자 두 사람이 동거하게 되다니. 속도가 이렇게 빠를 줄이야.진유라도 경험자이기에 곧바로 조은서와 유선우가 관계를 맺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남자와 여자의 관
유선우는 그녀의 귓가에 입을 맞추며 부드럽게 말했다.“밥은 내가 할게. 그리고... 앞으로 선우 씨라고 불러.”조은서는 아직 적응하지 못하고 몸을 일으키려 하였지만 유선우가 그녀를 다시 이불 속에 밀어 넣고는 그녀의 몸을 끌어안고 볼에 뽀뽀하며 입을 열었다.“한참 동안 고생했는데 밥이 다 되면 내가 부르러 올게.”조은서는 기억을 잃은 이후로 많은 고생을 했었다.그녀는 단 한 번도 언젠가 이런 다정함을 느껴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지 못했다. 게다가 유선우와 같은 높은 신분은 가진 남자로부터 얻게 될 줄 더더욱 예상하지 못했다.조은서는 유선우를 올려다보며 눈시울을 붉혔다.유선우는 마음이 아팠다.그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눈꺼풀에 가볍게 뽀뽀하고 다 말린 옷을 입고 부엌으로 들어갔다. 조은서는 그동안 줄곧 직접 요리를 했었는데 냉장고 안 식재료는 뜻밖에도 완비되어 있다.유선우는 소고기 볶음밥 2인분을 만들고 국물을 만들었다.준비를 마치고 침실에 가보니 조은서는 피곤했는지 곤히 잠들어 있어 유선우는 다시 나가서 연고를 하나 사 왔다.오늘 얼마나 격렬하게 했는지는 유선우가 가장 잘 알고 있다....조은서가 깨어났을 때는 이미 짙은 어둠이 깔린 뒤였다.밖에서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이어서 유선우의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그는 침실 입구에 도착하여 그녀를 바라보며 다정하게 인사를 건넸다.“깼어?”조은서는 몸은 산산이 부서지는 것만 같은 고통을 느꼈다. 그리고 그녀 또한 여인의 애교 정도는 갖고 있었기에 어눌한 목소리로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더 자고 싶어요.”유선우는 외투를 벗고 침대 옆에 와서 앉더니 뭔가 찾고 있는 듯한 손을 이불 속에 집어넣어... 조은서는 헉하고 숨을 들이마시고 나지막이 신음소리를 내더니 가볍게 떨리는 목소리로 그를 막았다.“선우 씨, 안 돼요.”조은서를 올려다보는 유선우의 눈매는 마치 깊이를 알 수 없는 블랙홀처럼 깊었다.이어 그는 조은서를 이불 속에서 끌어내 자신의 다리에 올려놓은 뒤 검은 머리카락
바깥에서는 비가 끊임없이 질척질척 내린다.좁은 침실 안, 스프링 침대가 끊임없이 삐걱삐걱 흔들리는 소리에 남자의 숨결과 여자의 교태를 더해... 소리만 들어도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이 두근거린다.사랑이 점점 깊어지자 조은서가 남자의 예쁜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유선우 같은 신분의 남자가 굳이 이따위 짓을 해가며 그녀를 속일 리가 없다. 그러니 그가 보여준 자료는 진짜다... 그녀의 혼인란은 비어 있고 그녀에게는 남편이 없다.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유선우가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되자 조은서는 그의 목을 껴안고 관계를 멈추도록 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가벼우면서도 어딘가 머뭇거리고 있었다.“제... 제 아랫배에 튼 살이 있어요.”그녀는 마음속으로 줄곧 이를 놓칠 수가 없다.같은 시각, 유선우의 몸은 이미 뜨겁게 달궈진 상태인데 어떻게 인제 와서 멈출 수 있겠는가. 그러나 유선우는 조은서의 기분을 고려하여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어루만지며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어디 보자.”조은서는 간단히 응해주었지만 불빛이 밝게 비추려는 순간 저도 모르게 몸을 웅크렸다.전에는 줄곧 불을 켜지 않았다.침실은 어둑어둑하고 음침해서 그런대로 적응되었지만 지금은 불빛이 밝게 방안을 비춰 그녀는 부끄러움이 극에 달했고 가냘프고 하얀 몸을 움츠리고 손으로 여기저기 가렸다.어두운 침대 시트가 그녀의 희고 고운 피부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었고 그 그림은 매우 충격적이다.유선우는 그녀의 손을 잡아당겨 하얀 아랫배를 바라보았다.두 아이를 낳았음에도 조은서의 아랫배는 여전히 부드럽고 평평하지만 절대 마르지 않고 살이 말캉하게 조금 붙어 있어 만지기 매우 좋았다. 그리고 그녀가 말하는 튼 살도 뚜렷하지 않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전혀 알 수 없다.유선우는 한참 동안 자세히 들여다보았다.문득, 그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기 시작하더니 길쭉한 손가락이 조금 전의 것을 대신하여 그녀를 어루만지면서 그녀에게 키스했다. 한껏 달아오른 기분에 그의 목소리는 뜨겁기 그
빗물이 조은서의 얼굴에 흩뿌려지고 눈을 적신다.뭐라고...조은서는 천천히 눈을 깜박이며 그를 올려다보았다.유선우는 그녀의 차갑게 식어버린 작은 얼굴을 끌어안고 위험하면서도 낮은 목소리로 그녀를 다그치기라도 하는 듯 언성을 높였다.“아무도! 나 말고는 아무도 없어! 너의 혼인 관계 증명을 봐봐. 아무것도 없잖아. 그러니 넌 나와 함께 하며 도덕적 구속을 전혀 고려할 필요가 없고 넌 누구도 배신하지 않았어.”조은서는 그 종이를 쥐고 천천히 눈앞으로 가져왔다.잠깐 그녀의 붉은 입술이 가볍게 떨렸다...그녀는 남편이 없다.그녀는 남편이 없어!하지만 그렇다 한들 그녀가 유선우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녀를 대하는 유선우의 마음이 과연 진심인 걸까, 아니면 그저 한동안 가지고 놀 심산인 걸까...그러나 이를 물어볼 겨를도 없이 빗속에서 그녀의 작은 얼굴을 쓰다듬는 유선우의 눈빛은 엄함에 가까울 정도로 금욕적인 섹시함을 자아낸다.이윽고 그는 무어라 할 사이도 없이 그녀의 입술에 거칠게 키스했다.유선우는 조은서를 품에 안고 떨리는 그녀의 붉은 입술을 내려다보며 속삭였다.“정말 나를 안 좋아한다고? 거짓말. 그때 내가 그렇게 못되게 굴었는데도 왜 떠나지 않고 내 옆에 있어 줬어? 정말 그 1500만 원 월급 때문에 그랬어? 정말 다른 이유는 없습니까?”조은서는 대답할 수 없었다.두 사람은 모두 그 답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조은서는 붉은 입술을 가늘게 떨며 그를 올려다보았는데 한사코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하지만 유선우는 한 번, 그리고 또 한 번 그녀에게 키스하고 인제 그만 인정하라고 거듭 강요했다. 여자는 몸이 가장 진실하다고, H시에 있을 때 이미 그녀가 그를 좋아하는 것을 알았다고...“대체 왜 저를 괴롭히려는 거예요?”조은서는 넘쳐흐르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바들바들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진 비서의 말대로 그녀에게 있어 이 감정은 달콤함보다 고통이 더 컸다.유선우는 조은서를 꼭 끌어안고 그녀를 위해 폭풍우를 막아주며 그녀의
조은서에게도 어쨌든 여자의 신중함과 자존심이 있기에 그는 더 이상 나아가지 않았다. 유선우의 태도에 조은서도 차마 그에게 자신을 차지하라고 애원할 수 없었다...깊은 밤, 그녀는 유선우의 품에 안겨 조용히 그의 심장 박동을 듣고 있었다.“무슨 생각 해?”유선우는 조은서의 몸을 꽉 끌어안았고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밤공기 속에서 은은히 울려 퍼졌다.“오늘 밤 따라 평소와 매우 다르던데.”그러자 조은서가 애써 감정을 억누르며 입을 열었다.“아쉬웠나 봐요. 이 도시가 좋았는데.”“좋으면 다음에 와서 며칠 더 묵으면 되지... 이안이와 이준이를 데리고 같이 오는 건 어때?”조은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의 목덜미 속에 얼굴을 파묻었다.그녀는 이미 그를 떠나기로 했다.유선우가 기분 나빠할 수도 있지만 유선우와 같이 교만한 남자는 굳이 여자 한 명을 되찾기 위해 진을 빼지 않을 것이다.조은서는 그에게 있어서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그녀가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유선우의 곁에는 송연아가 남아 그를 기쁘게 해줄 것이다.아무리 마음을 굳게 먹었다지만 막상 떠나려 하니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결국, 조은서는 그날 밤, 뜬눈으로 밤을 꼴딱 새웠고 날이 밝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렸다.B시로 돌아온 후, 조은서는 YS 그룹에 가지 않았다.그녀는 사직서 한 통을 본사에 부쳤고 진 비서가 이를 받게 되었다. 그녀는 한참을 보고 나서야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조은서가 퇴사했다.진 비서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깜빡이며 사색에 잠겼다.어떻게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대표님께서는 은서 씨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이지?그대로 사직서를 가지고 대표 사무실의 문을 두드렸다.사무실 안, 유선우는 기분이 상당히 안 좋아 보였다. 조은서가 회사에 나오지 않은 것도 모자라 핸드폰까지 또 꺼져 있었다... 그는 한참 동안 그녀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차 키를 가지고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조은서를 찾으러 나서려는데 마침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진 비서가 들
유선우도 조은서의 마음속 고통을 알고 있다.기억을 잃은 여자가 자신의 상사와 부둥켜안고 이런 다정한 일을 하는데...더구나 그녀의 기억 속에 이런 애정 행각은 없었다.모르는 것뿐만 아니라 그녀는 심지어 무서워하고 있다.조은서는 흥분한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방법을 몰라 결국 참다못해 얇은 셔츠 옷감을 사이에 두고 유선우의 어깨에 엎드려 견갑골을 힘껏 물어뜯었다. 유선우는 조금 아팠지만 이 정도 고통은 조은서를 되찾은 것에 비하면 정말 보잘것없었다.그는 눈을 내리깔고 품속에 있는 사람을 주시했다.조은서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유선우는 저도 모르게 그녀의 귓가에 엎드려 부부간의 친밀한 말을 몇 마리 했다.“아직 제대로 한 것도 없는데 벌써 이 정도로 흥분한 거야?”조은서는 그의 말에 답해줄 힘도 없었다...모든 것이 다시 평온해지고 유선우는 자신의 욕구는 아랑곳하지 않고 소파에 기대어 조은서가 먹여주는 고기죽을 마셨다. 아무도 지금 이 순간, 모처럼 찾아온 평화로움을 깨뜨리고 싶지 않았다.유선우는 죽을 먹고 땀을 흘리니 몸이 많이 상쾌해진 듯 했다.너무 흥분한 탓인지 그는 졸릴 새도 없이 곧바로 소파에 기대어 일을 처리했다. 조은서는 그릇을 깨끗이 치우고 오다가 유선우의 손에 붙잡혀 다시 그의 품에 갇히고 말았다.이번 포옹은 아까와는 달랐다.방금은 남자와 여자의 격정이었다면 지금은 그저 따뜻하기만 했다. 조은서는 유선우의 품에 안겨 그의 몸에서 풍겨오는 상쾌하고 좋은 냄새를 맡으며 조금 멍을 때렸다...그러자 유선우는 그녀의 마음을 다잡고 나지막이 물었다.“무슨 생각해?”“아무것도 아니에요.”조은서가 무심코 답하자 유선우는 담담하게 웃으며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는 이 상황을 매우 소중히 여겼다. 문서 따위는 이제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는 단지 조은서를 껴안고 평화로운 이 시간을 즐기고 싶었다...그동안, 이 순간만을 위해 얼마나 오래 기다렸던가....그로부터 그들의 관계는 미묘하게 바뀌었고 조은서는 유선우의 열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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