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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할머니가 일부러 이렇게 얘기하는 것을 알지만 유선우는 조은서를 향해 눈을 흘겼다.

조은서는 할머니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할머니와 함께 수다를 떨던 조은서는 일어나서 얘기했다.

“가서 영양 찰떡 만들어 드릴게요.”

그녀가 떠나자 유선우의 할머니 얼굴에는 미소가 사라졌다. 그녀는 침대에 기대어 누워 얘기했다.

“선우야, 백아현은 어떻게 된 거냐. 평소에 잘 대해주는 것으로 끝내면 되지, 불꽃은 뭐니. 네 아내가 질투라도 하면 어떡하니. 은서에게 많이 신경 써줘. 남처럼 대하지 말고. 계속 그러다가 은서가 도망가면 어떡하려고.”

...

유선우는 대충 둘러내고 불꽃의 일은 해명하지 않았다. 아마도 진 비서가 얘기한 모양이었다.

한참 얘기를 나누는데, 조은서가 영양 찰떡을 만들어서 가져왔다.

유선우는 조은서를 쳐다보았다. 아무리 집안일을 많이 한다고 해도 조은서는 여전히 단아하고 아름다워서 귀부인 같았다.

유선우는 금세 싫증을 느꼈다.

유선우의 할머니는 매우 기뻐하며 영양 찰떡을 먹더니 얘기했다.

“선우야, 너 곧 있으면 서른이야. 네 나이대 애들은 이미 애가 둘이더라. 나는 언제 증손주를 안아볼 수 있는 거야.”

조은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선우는 그녀를 한번 보고 영양 찰떡을 입에 넣더니 얘기했다.

“은서가 아직 어리잖아요. 한 2년 정도 더 기다려 봐요.”

할머니는 이미 그의 말뜻을 알아차렸지만 그렇다고 그를 두둔할 수 없었다.

...

두 사람이 유 씨 저택에서 식사를 마치고 돌아갈 때는 이미 깊은 밤이었다.

유선우는 안전벨트를 매고 옆의 조은서를 쳐다보았다. 조은서는 그저 차창 밖을 쳐다보고 있었다.

어슴푸레한 달빛 아래서, 조은서의 옆태는 아름답고 부드러웠다.

잠시 그녀를 지켜보던 유선우는 가볍게 액셀을 밟았다.

검은색 벤틀리는 평온하게 도로 위를 질주했다. 도로 옆의 가로등이 천천히 그들을 스쳐 지나갔다. 유선우는 조은서와 대화를 나누고 싶었기에 속도를 올리지 않았다.

약 5분 뒤, 유선우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내일 사람을 시켜서 아버님을 우리 그룹 산하의 YS 병원으로 이송할게. 그리고 가장 좋은 의사들을 붙여서 치료받게 할게. 그리고 앞으로 돈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나한테 얘기해.”

그는 온화한 말투로 얘기했다. 그것만 해도 많이 양보한 격이다.

유선우는 조은서를 사랑하지 않았다. 그리고 조은서의 계획에 넘어간 일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내를 바꿀 생각은 없었다. 이는 그의 생활뿐만이 아니라 YS그룹의 주가와도 관계되는 일이기에 상당히 복잡했다.

익숙해져야 한다.

게다가 조은서의 얼굴과 몸매는 정말 손에 꼽힐 정도였다. 그리고 침대 위에서의 속궁합은 천생연분으로 잘 맞았다.

그 생각을 할 때 마침 차량이 신호등 앞에 멈춰 섰다. 유선우는 조은서를 보고 핸들에 손을 올린 채 얘기했다.

“앞으로 진 비서는 집에 오지 않을 거야. 주얼리도 다 받아. 진 비서한테 일러놓을게.”

조은서는 그저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차 안은 몹시 추웠기에 조은서는 두 팔로 자신을 끌어안아 살짝 떨었다.

유선우와 3년 동안 부부 생활을 했기에 그의 성격도 잘 알았다. 유선우가 이런 얘기를 할 정도면 정말 대단한 정도였다. 원래대로라면 유선우의 말에 감동했을 테지만 지금의 조은서는 그러지 않았다.

유선우는 많은 말을 해서 양보했지만 백아현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러니 조은서가 유선우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앞으로 백아현은 여전히 두 사람 사이에 나타날 것이라는 뜻이다. 달라진 게 없었다.

조은서는 힘들었다. 이런 사랑도 없는 결혼 생활에 묶여있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담담하게 거절했다.

“괜찮아요, 우리 아빠의 지금 의사 선생님도 괜찮아요.”

유선우는 조은서의 말뜻을 알아차렸다. 그의 호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여전히 이혼하려는 태도의 조은서를 보며, 그는 저도 모르게 화가 났다.

“조은서, 잊지 마. 우리는 결혼할 때 계약서를 썼어. 이혼하면 넌 한 푼도 가지지 못해.”

“알아요.”

조은서는 재빨리 대답했다.

인내심이 바닥난 유선우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20분 후, 차량이 그들의 별장에 들어섰다. 그는 차를 세우고 경비원에게 얘기했다.

“문을 잘 닫으세요. 쥐새끼 한 마리도 빠져나갈 수 없게.”

경비원은 의아해하며 물으려고 할 때, 유선우는 이미 차를 속도를 높여 주차 자리에 주차했다.

차가 멈추자 조은서가 안전벨트를 풀고 내리려고 했다. 그 순간, 찰칵 소리와 함께 유선우가 차를 잠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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