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은 10년이라는 시간을 바쳐 남편을 사랑했다. 하지만 그 결과가 불륜녀에 의해 불에 타서 죽는 거라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강이한은 언젠가부터 그녀를 집에서 집안일이나 하는 가정부로 취급했다. 하지만 그녀가 이혼 서류를 당당하게 내밀었을 때...."이러는 이유가 뭐야?"강이한은 그녀가 자신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을 거라고 확신했다."내가 사라져야 그 여자랑 알콩달콩 잘 살 거 아니야?"유영은 비웃음을 머금고 차갑게 말했다."강이한, 이번 생에는 절대 장님으로 살지 않을 거야!"회귀하고 시력을 잃기 전으로 돌아온 유영은 싸늘한 얼굴로 전남편에게 이혼 서류를 던졌다.기자회견 때, 한 기자가 물었다."먼저 이혼을 제기한 이유가 뭔가요?"유영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질렸거든요."그날 화재는 그에 대한 그녀의 모든 사랑도 같이 불태워 버렸다.다시 되돌아 보면 아마 처음부터 모든 게 거짓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View More결국 거의 백산 별장에 도착했을 때 이유영은 루이스를 한눈 보았다.“무슨 일 있으십니까?”“나 당신한테 시킬 일이 하나 있어요. 하지만 우리 외삼촌이 알게 해서는 안 돼요!”이유영은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루이스는 이 말을 듣고 가슴이 철컹했다.특히 이유영의 너무 엄숙한 얼굴을 보고 불안해졌다.“무슨 일입니까?”“연준 씨와 강이한 사이!”비록 지금 이유영은 소은지의 일에 엄청 마음이 급하지만 자기 주변의 이런 일들도 차근차근 알아내야 했다.서재에서 강이한과 박연준 두 사람이 있는 사진을 보고 비록 박연준이 외삼촌한테 설명을 해드렸지만, 외삼촌은 이유영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그건 분명 그 설명을 안 믿으시는 것이었다.하지만 그 사진이 마침 박연준과 강이한 사이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설명했다.이유영은 원래 조용하게 외부 사람한테 알아봐 달라고 했지만, 그 사람은 박연준의 이름을 듣자마자 일말의 고민도 없이 바로 거절했다.그래서 지금 이유영은 하는 수 없이 이 일을 주변 사람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이유영 곁의 사람들은 거의 다 외삼촌의 사람들이었다. 많은 경우, 이유영한테서 무슨 움직임이 있으면 외삼촌은 첫 번째로 바로 소식을 알곤 하였다.그래서 이유영은 처음 그 사진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자기 곁의 사람에게 조사를 맡기지 않았다.“어떤 걸 알아보시라는 말씀이십니까?”“과거에 그 두 사람의 사이에 대해서.”“과거라면 언제를 말씀하시는 겁니까?”루이스의 이 말은 이유영을 말문이 막히게 하였다.‘언제 적 과거일까?’시간이 일단 너무 오래 지난 후면은 많은 일들은 알아내기 정말 쉽지 않았다.하지만 이유영은 자기가 강이한이랑 함께 했던 그 십 년 동안에 강이한의 세상에는 박연준이 없었다고 거의 확신할 수 있었다.하지만 박연준과 강이한의 과거는 확실히 상당히 특별한 존재였다. 그리고 그 둘의 사이도 간단하지 않았다.이유영은 은은하게 그걸 느끼고 있었다.박연준과 강이한의 사이가 밝혀지기만 한다면 이유영이 두
이시욱은 당연히 알고 있는 눈치였다.정말 지금의 이유영을 건방 하기 그지없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아까 그 일을 시킨 뒤 또 특별히 이시욱한테 전화를 걸어 사실을 알려주었다. 이시욱은 얘기를 꺼냈다.“사모님께서 오후에 떠나신 후 사람을 시켜서 도련님 차를 센 강으로 몰아넣었습니다.”강이한은 이 말을 듣고 순간 제자리에 굳어버렸다.심지어 눈초리도 참지 못하고 움찔거렸다.아무리 강이한이 돈이 많고 호기로운 도련님이라고 해도 지금만큼은 속으로 이유영을 욕하는 걸 참을 수 없었다.‘이런 빌어먹을 여편네.’“사모님 지금 정말 한 성격 하시는 것 같습니다.”이시욱은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다.‘그렇게 고가의 차를 정말 눈 깜짝 안 하고 바로 센 강에 버리다니. 참 어디서 난 호기로운 용기인지.’이시욱 등 사람들은 다 전부터 강이한 옆에 있었던 사람들이다.그래서 당연히 예전의 이유영이 도대체 어떤 사람이었는지 잘 알고 있다.역시, 사람이 신분이 달라지면 성격도 절대 달라진다. 예전의 다정한 강 씨 사모님은 이제 철저히 사라졌다.“그러게, 정말 성깔이 불같네.”강이한은 이렇게 한 마디만 남기고 차에 올랐다.이 말에는 차에 대한 안타까움이 조금 들어있었지만, 그보다 더 이유영에 대한 총애의 말투가 가득 찼다.…저녁 이유영이 퇴근하는 길에 조민정은 이유영이 운전했다는 것을 듣고 말했다.“전에 날씨 등 여러 조건이 좋을 때도 아가씨가 운전하면 사모님께서 많이 걱정하십니다. 그래서 쭉 아가씨더러 운전하지 마시라고 하시는 겁니다!”“…”“사모님께서 오늘 이런 날씨에도 아가씨께서 운전하신 거 아시면 무조건 걱정을 엄청 많이 하실 겁니다!”조민정은 걱정스러운 말투로 얘기했다.그리고 조민정이 한 말들도 다 사실이었다. 이유영이 사고로 눈을 다친 후부터 아주 가끔 운전했다. 그것도 날씨 등 기타 조건이 아주 좋은 상황에만 운전했다.하지만 오늘 같은 날씨라면 절대 이유영을 운전석에 앉히지 않았을 것이다.임소미 쪽에서 정말 오늘의 일을 알게 된다
이 둘의 세상은 한참 전부터 이미 단순하지 않았다.소위 말하는 세상은 그대로인데 변한 건 사람이라는 말이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이었다. 강이한은 자기의 삶이 있었고 이유영도 자기만의 인생 계획이 있었다.강이한은 입술을 꾹 깨물며 말했다.“나랑 한지음은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사이가 아니야!”“하!”이유영은 냉소를 지었다.강이한의 눈은 더욱 깊고 심각해졌다.그는 입술을 버금 버금하며 뭐라 설명하고 싶었지만, 이 시각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전생에… 전생에서 한지음이 이유영을 위해 뭘 잃었는지 이유영은 알 길이 없었다. 하지만 강이한이… 강이한이 뭐라고 이유영한테 말할 수 있을까?강이한은, 이유영이 전생의 고통을 끝내고 다시 이번 생에 와서 새로운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강이한은 몰랐다.그는 전생과 이번 생이 전혀 다른 두 개의 인생 궤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유영에게 어떻게 전생의 이유영과 한지음의 결말을 말해야 할지 몰랐다.한지음이 이유영 때문에 잃은 게 얼마나 많은지 이유영은 전혀 몰랐다.그리고 그 상황 속에 처했던 강이한은 또 이 모든 걸 목격하고도 그녀가 제멋대로 막 살게 놔둘 수는 없었다.강이한이 사색에 잠긴 사이, 차는 어느덧 모리나 호텔에 도착했다.“도착했어.”이유영은 쌀쌀맞게 얘기했다.강이한은 호텔 대문을 한번 보고는 이유영에게 말했다.“여기에서 나를 기다려.”“강이한 너 정말 제정신이야?”“…”“넌 지금 내가 네 기사를 할 만큼 한가한 사람으로 보여?”오는 길 내내 참은 이유영은 결국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터졌다.강이한은 어리둥절했다.그리고 그제야 지금의 이유영은 확실히 예전과 신분이 달라졌다는 걸 인식했다.지금의 그녀는 만나는 사람마다 공손히 인사해야 하는 로열 글로벌의 대표였다.그런 위치에 있는 이유영이 매 순간 어떤 부담과 긴장감을 감당하고 있는지 강이한도 당연히 모를 리 없었다.“그럼, 당신 먼저 돌아가 봐. 내가 시간 날 때 당신 찾으러 갈게.”강이한은 잠시 생각하고 말했다.
“당신은 지금 은지 갖고 나를 협박하는 것밖에 못 하지?”강이한이 문 입구까지 걸어간 순간, 이유영은 몸을 돌렸다.그를 바라보는 이유영의 눈에는 온통 분노들로 가득 찼다.강이한은 발걸음을 멈추고 이유영을 바라보았다.“나도 당신한테 그러고 싶지 않아. 가자!”그 순간, 이유영은 제자리에 선 채, 온몸은 저도 모르게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분노는 완전히 이유영을 잡아먹었다.분할뿐만 아니라 또 내키지도 않았다. 하지만 결국은 강이한의 발걸음을 따라잡았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고 비방물은 그나마 아까보다는 작아졌다.하지만 이유영에게 있어서는 똑같았다.“어디로 가면 돼?”아주 천천히 산길을 달리고 있는 차 안에서 이유영이 물었다.“모리나 호텔로 가줘.”‘한지음은 아직도 모리나 호텔에 있었구나?’‘설마 한지음은 강이한이 데려온 게 아닌가?’‘강이한이 한지음을 데려온 거면 어떻게 그녀를 그곳에서 지내게 놔뒀지?’하지만 한지음 데려온 게 강이한이든 아니든 이제 다 이유영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도로에는 이유영의 차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유영의 운전속도는 여전히 느렸다.강이한은 미간을 찌푸리며 재촉했다.“좀 더 빨리 가줘.”“늦다고 징징거릴 거면 당신이 운전하던지!”이유영의 말투는 여전히 안 좋았다.아무리 강이한이 지금 소은지를 두고 이유영을 협박하는 중이라고 해도 그의 무례한 요구에 그녀는 도무지 성질을 참을 수가 없었다.‘참자! 소은지를 찾을 때까지만 참자!’도시에 들어오자 정말 강이한의 말 대로 길에는 경찰들이 엄청 많았다. 아마 그저께 고속도로에서 일어나 사고 때문에 그런 것 같다.그리고 특히 이렇게 비가 크게 내리는 날이면 교통안전 검사가 엄격했다.그들의 차도 검사를 면할 수 없었다.“은지 지금 당신 손에 있는 거 맞아요?”소은지의 문제에 대해 이유영은 어떻게든 놓치지 않았다.술을 먹은 강이한이 어떻게든 빈틈을 보일 거라고 이유영은 생각했다.하지만 그녀의 생각이 틀렸다.강이한은 아주 총명하고 눈치가 빨랐다.
“내가 아주 미안해!”이 세 단어를 내뱉는 강이한의 말투는 아주 복잡했다.‘사과하는 건가?’이유영은 깜짝 놀라서 강이한을 바라보았다.그녀는 강이한이 사과할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언제부터 그랬는지 모르지만, 이유영의 마음속에서 강이한은 이미 독단적인 사람이 되어버렸다.강이한의 모든 말은 다 맞는 말이었고 맞든 틀리든 다 그의 말을 들어야 했다.결국 이유영이 먼저 타협했다. 그녀는 주방으로 가서 강이한에게 해장국을 끓여주었다.하지만 그녀의 타협은 강이한의 마음을 편하게 하지는 않았다. 도리어 서툴게 주방에서 분주한 이유영의 작은 뒷모습을 보고 속이 더 답답했다.‘결국 모든 것이 달라졌구나.’예전의 이유영은 주방에서 요리할 때 엄청 능숙했다. 하지만 지금은? 지금 주방에 있는 이유영은 몹시 서툴렀다.심지어 물건을 찾느라고 서랍 문을 여는 소리가 쾅쾅 났다.그리고 강이한이 더 잘 알았다…! 지금의 이유영이 자기를 위해 주방에 들어간 건 더 이상 강이한 때문이 아니라 소은지 때문이라는 것을.‘지잉 지잉.’ 핸드폰의 진동 소리가 강이한을 사색에서 빼냈다.이영이 해장국을 들고나왔을 때 마침 강이한이 전화를 받는 것을 보았다. 전화를 받는 순간, 이유영은 그 잠깐 사이 강이한의 입 모양에서 ‘지음’ 두 글자를 읽어냈다.이유영 입가의 쌀쌀함은 더 깊어졌다.전화 반대편에서 뭐라고 했는지 모르지만, 전화를 받은 강이한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그리고 강이한은 전화에 대고 한마디 했다.“그래. 지금 바로 갈게.”그러고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그리고 강이한의 눈에 들어온 건 멀리서 쌀쌀맞게 서있는 이유영의 얼굴이었다.그는 가슴이 바짝 조여들었다.하지만 강이한은 전화에서 한지음이 한 말이 떠올랐다. 결국 그는 이유영에게 말을 건넸다.“나 지금 어디 좀 가야 하는데 당신이 운전 좀 해줘.”“당신을 한지음한테 보내달라고?”이유영은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냉소를 지었다.비록 이유영은 이제 이 남자랑 아무 사이가 아니지만, 그녀는 이렇게
이유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아니면 우리 그냥 여기서 얘기해!”“싫어!”이유영은 가슴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가슴은 벌렁벌렁했고 홧김은 온몸에서 불타올랐다. 진짜 소은지가 아니었다면 이유영이 이렇게 인내심 있게 강이한을 상대할 일이 전혀 없었다.차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왔다.나오고서야 이유영은 밖에 지금 비가 내리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심지어 비가 적지 않았다. 원래 시력이 안 좋은 이유영이 지금 이런 날씨에서 운전한다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었다.차는 아주 늦은 속도로 내 달렸다. 심지어 미등, 전조등까지 다 켰다.“나 속이 좀 불편한데 좀 더 빨리 가줘.”뒷좌석에 앉은 강이한은 이런 느릿느릿한 거북이 속도가 매우 마음에 안 들었다.하지만 강이한의 속이 불편한 건 사실이었다. 술을 먹은 후라서 이유영의 운전은 그를 멀미 나게 했다.원래 표정이 안 좋은 이유영의 얼굴은 강이한의 불평불만을 듣고 더 안 좋아졌다.“그럼, 당신이 운전할래?”“당신 나랑 같이 콩밥 먹고 싶구나?”음주 운전해서 걸리면 엄청나게 처벌을 받아야 했다.이유영은 입을 다물었다.그리고 모든 집중력을 다 앞의 도로에 집중시켰다.비는 점점 더 세졌다.차 안의 내비게이션은 계속해서 앞쪽의 도로를 안내했고 와이퍼는 끊임없이 차창을 닦고 있었다.이유영은 바짝 긴장하며 운전하고 있었다. 특히 옆으로 차량이 ‘휭’ 하고 빠르게 지지 갈 때마다 이유영은 핸들을 잡고 있는 손에 힘을 꽉 주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유영의 등에는 식은땀이 흥건했다.이유영은 도원산 별장까지 어떻게 운전해 왔는지 모를 정도였다.차에서 내릴 때 그녀의 다리는 후들후들 떨렸다. 오늘과 같은 날씨에 운전하는 게 이유영에게 얼마나 큰 심적 충격이 되었는지 안 봐도 뻔했다.그리고 이럴 때 면은 이유영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이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강이한의 별장은 독채였다. 다른 별장들과 꽤 멀리 떨어져 있었고 인테리어는 고풍스러웠고 좀 옛날 시대감이 있었다.
“그래.”강이한과의 전화를 끊은 이유영은 마치 얼음 저장고에 있는 것 같았다.머릿속에는 온통 강이한이 물어 본 ‘만약 소은지가 없었더라면 당신은 평생 먼저 나한테 보자는 얘기를 하지 않을 거야?’ 이 말만 떠올랐다.강이한의 말이 맞았다.소은지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평생 강이한을 다시 상대하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그리고 지금 이유영의 심리적인 문제를 만든 게 누군데?십 분 뒤, 강이한이 왔다.이시욱이 이유영을 모시러 올라왔다. 아까 그 유비서는 라벤더 사건의 영향을 받아 도통 이시욱을 들여보낼 엄두가 안 났다.“제발 저희를 곤란하게 하지 마십시오. 저희 대표님은 그쪽을 절대 만나주지 않을 겁니다.”유 비서는 난감한 상황 때문에 거의 울 지경이었다.조민정 비서가 도와준 덕분에 겨우 붙잡은 직장인데 유 비서는 이 타이밍에 다시 이유영의 마지노선을 터치하고 싶지 않았다.이시욱은 미간을 찌푸리며 이유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유영이 걸어 나왔다.얼굴색이 별로 좋지 않은 이유영을 보고 유 비서는 이시욱 때문에 불쾌하신 줄 알고 말했다.“대표님, 이 사람이 계속 대표님을 만나겠다고 하십니다. 저도…”“마저 일 보세요.”유 비서가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이유영은 차갑게 비서의 말을 끊었다. 이유영의 말은 유 비서에게 상이나 다름이 없었다.엘리베이터 안에서 이시욱은 이유영의 유니크한 안경을 힐끔 보았다.그러고는 차 키를 이유영에게 건넸다.“뭐에요?”“도련님 지금 술을 조금 드셨습니다.”그래서 지금 강이한이 운전을 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그리고 두 사람이 만나는 자리에 이시욱은 당연히 함부로 낄 수가 없었다.이유영은 이마를 찌푸리며 결국은 차 키를 넘겨받았다.지하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이유영은 시각 효과가 선명하게 떨어진 것을 느꼈다. 2년 전 몸을 회복한 후, 이유영은 이런 지하 주차장에 오는 걸 제일 안 좋아했다.너무 어두웠다.지금 이유영의 삶에는 확실히 불편한 점들이 많았다. 너무 강한 불빛은 이유영의 시력에 상
비서는 표정이 안 좋은 이유영을 보고 순식간에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그리고 다음 순간, 바로 이유영의 말소리가 들렸다.“그 꽃 버려주세요.”“네, 네! 알겠습니다.”“그리고…”이유영은 비서를 한눈 보더니 눈빛에는 까다로움이 스쳐 지나갔다.“인사팀에 가서 석 달 치 급여 정산하세요.”“대표님 지금 저 해고당하는 건가요?”비서는 이유영의 말을 듣고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이유영은 찡해 나는 미간을 문지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온몸에는 차가운 기운을 뿜었다.비서는 이런 이유영을 보고 더 뭐라 해야 할지 몰랐다. 비록 억울했지만 그래도 고분고분 꽃을 들고 나갔다.근 2년 동안, 이유영은 항상 일 처리에 있어서 매정했다, 특히 주변 사람들의 업무태도에 대해서는 무척 엄격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조민정이 들어왔다.“대표님.”“무슨 일이에요?”“무엇 때문에 갑자기 그렇게 화가 나셨습니까? 유 비서 방금 대표님 때문에 엄청 겁을 먹었습니다.”“그 애 강이한 쪽 사람과 만났어요. 조 비서도 모르고 있었어요?”이유영의 말투는 매우 엄숙했다.조민정은 깜짝 놀랐다.이유영한테 있어서 강이한은 그녀의 신경 줄을 부서지게 하는 그런 존재였다. 그래서 강이한 곁의 사람에 대해 이유영은 소식조차 전해 듣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아까 그 비서는 이시욱이 준 라벤더꽃을 받았다. 이건 틀림없이 이유영의 마지노선을 건드렸다.“죄송합니다. 제가 아랫사람한테 제대로 얘기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유비서도 억울합니다. 그 애 집에 할머니도 계시는데 대표님께서…”“됐어요. 다음엔 절대로 봐주지 않아요.”“네.”조민정은 이 대답을 듣고서야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사실 이유영 곁에 있는 사람들은 그녀가 아무리 변했다고 해도 절대로 그렇게 매정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아까 그 비서를 해고한다고 한 것도 그저 화가 나서 한 말이었다.온 오후… 이유영은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이유영은 애써 강이한에게 먼저 연락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소
그래서 이유영은 박연준에 대해 어느 정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지금 안 만나주면 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점심 식사 시간, 음식은 여전히 박연준이 갖고 온 것이었고 다 이유영이 좋아하는 음식들이었다.하지만 오늘따라 이유영이 무미건조하게 먹는 걸 박연준은 알아차렸다.“왜요? 음식이 입에 안 맞아요?”“아니에요.”“그럼 무슨 일이에요?”박연준은 이유영을 보며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회사에 문제가 조금 생겼어요. 그 일 생각하고 있었어요. 죄송해요.”이유영의 말이 끝나자, 박연준은 얼굴빛이 심각해졌다.“최근 로열 글로벌에서 연속 여러 개의 큰 프로젝트를 따냈다면서요. 참 수고 많았어요. 근데 유영 씨 그래도 쉬어가면서 일 해요.”이유영이 로열 글로벌 본사에 돌아온 이후부터 그녀는 프로젝트마다 다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한다는 걸 박연준도 알고 있었다.그리고 그녀의 노력은 짧은 2년 동안에 회사 전체 직원들의 인정을 받았다.심지어 이유영 곁에 있는 사람들도 다 느꼈다.이유영은 고의로 자기를 이렇게 바쁘게 만들었다. 사람이 바빠지면 잡생각 할 시간조차 없었다. 지금의 이유영이 바로 그렇다.“알겠어요.”이유영은 덤덤한 말투로 답했다.박연준은 이유영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왜 한숨을 쉬어요?”“난 지금 엄청 심각한 문제를 생각하고 있어요.”“무슨 문제를 생각하는데요?”갑자기 엄숙해진 박연준을 보고 이유영도 덩달아 마음이 조여들었다.두 사람 눈이 마주치는 순간, 박연준의 눈은 한없이 그윽했다. 그리고 이어 말했다.“도대체 유영 씨가 언제쯤 한번 주동적으로 저한테 찾아와 줄지 생각 중이었어요.”‘주동적으로 박연준을 찾아간다고?’이 말을 들은 이유영은 순간 표정이 굳어졌다.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제야 생각이 났다… 이 2년 동안 이유영은 정말 쉴 새 없이 바삐 돌아쳤다. 이유영이 바쁜 이유로 매번 박연준이 그녀를 찾으러 왔었다.그리고 바쁜 나머지 그녀는 심지어 박연준의 사무실에 간 적이 한 번도 없었다.“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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