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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0화

정가혜는 심형진을 병원에 데려다주고 경찰에 신고했다.

그 때문에 부산에 있는 별장으로 돌아오자마자 이연석은 경찰에 붙잡혀갔다.

부산 경찰이 집안에 알리기라도 할까 봐 걱정되었던 그는 처음으로 순순히 경찰차에 올라탔다.

경찰서에 들어서니 정가혜가 얼음주머니를 들고 심형진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화가 난 그는 콧방귀를 뀌며 머리를 한쪽으로 돌렸고 경찰은 그를 끌고 취조실로 향했다.

왜 사람을 때렸냐고 한참이나 추궁했지만 그는 단이수 변호사만 불러달라는 말 한마디뿐이었다.

한밤중에 경찰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고 단이수는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슬리퍼만 신은 채 경찰서로 달려왔다.

한참 동안 경찰 쪽과 얘기를 나눈 끝에 사적으로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마지막으로 충고 한마디 했다.

“나중에 정가혜 씨가 이연석 씨를 성추행으로 고소한다면 법정에 서야 할 겁니다.”

변호사인 단이수는 당연히 그 점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경찰을 향해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태도가 좋고 이연석도 모처럼 생떼를 부리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일은 사적으로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취조실에 들어온 단이수는 이연석한테 밖에 있는 두 사람에게 사과를 하라고 했다.

그들한테 사과라니?

그 순간, 이연석은 벌컥 화를 냈다.

“나한테 지금 사과하라고 한 거야? 차라리 그냥 구속하라고 그래.”

화가 치밀어오른 단이수는 눈을 희번덕거렸다.

“사과 안 해? 그럼 너희 둘째 형이나 큰누나한테 연락할 거야.”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등을 돌렸다.

“전화해. 형이랑 누나가 온다고 해도 절대 사과하는 일은 없을 테니까.”

심형진이 먼저 제 발로 찾아온 것이었고 정가혜가 그의 화를 돋운 것이었다. 근데 그가 왜 먼저 사과를 해야 하는 걸까?

부산에서 이씨 가문의 명성을 망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참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벌써 이 일을 처리했을 것이다. 감히 날 괴롭혀?

고집이 센 그가 아무리 타일러도 듣지를 않자 단이수도 그만 포기하고 혼자 밖으로 나와 정가혜와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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