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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7화

문득 무슨 생각이라도 떠오른 듯이 고한빈은 당황함도 잠시, 곧 차분해졌다.

“가주께서 저를 지켜봐 주셨다니 영광일 따름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강유리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에 대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강유리를 편들어 주신다면 같은 제자로서 불평을 품을 수밖에 없습니다.”

고한빈은 어쩔 수 없다는 듯한 불평과 함께 본능적으로 식지를 만지작거렸다.

마치 식지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러나 바로 이때 내내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지석훈이 나지막이 고한빈을 위해 불평을 토로했다.

그는 다소 긴장한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

“제삼자의 입장에 서서 보면 가주께서는 여전히 유리 사숙의 편을 들어주시는 걸로 보입니다. 아직도 저희 사부님의 트집을 잡고 있으시니 말입니다.”

이에 고한빈은 옆에서 보란 듯이 지석훈을 야단쳤다.

“가만히 있으세요! 가주께서 모두 생각이 있으실 겁니다. 그리고 사숙은 본래 우리와 다른 대우를 받고 있었습니다.”

“......”

두 사람이 서로 맞장구를 치자 주위의 제자들은 더욱 큰 불만을 품게 되었다.

강유리 일행을 바라보는 눈빛에도 불만이 가득했다.

“짝짝짝.”

이때 강유리는 박수를 치기 시작했는데, 고한빈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는 감탄하는 빛도 스며있었다.

“그렇게 좋은 연기력으로 영화배우나 하시지 왜 여기서 시간 낭비를 하는 겁니까? 성신영과 겨룬다고 해도 절대 뒤처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사숙, 너무 심하게 말씀하시는 거 아닙니까?”

고한빈이 나서서 대꾸하기도 전에 지석훈이 먼저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의 말에 따라 주위에서도 작은 소리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도씨 가문 가주는 본래 고한빈에게 스스로 자백할 기회를 주려고 했으나 관을 보지 않은 이상 절대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아, 가지고 오너라. 도대체 내가 누굴 감싸고 있는지 똑똑히 보여줘야겠다.”

그 말에 의문이 가득한 사람도 당황한 빛을 드러낸 사람도 있었다.

그렇게 주목이 쏠린 가운데 원이는 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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