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은 그게 무슨 말이냐는 얼굴로 최성운을 바라보았다.“하지만 제가 알려드리는데 서정원 씨와 전 현재 약혼을 약속한 사이고 임재민은 연예인이죠. 두 사람은 스캔들을 만들어 내지 않는 것이 좋을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희 가문의 명성에 영향을 주게 되거든요.”그 말을 들은 서정원은 최성운이 자신이 임재민을 좋아한다고 오해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이 사람은 도대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지?’“그리고 한 가지 더 알려드릴 게 임씨 가문도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게다가 서정원 씨는 임재민보다 2살이나
조소가 가득한 말에 서정원은 파티에 참석한 것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애초에 무료함을 달래고자 파티에 참석한 것이었다.그래서 그녀는 차라리 지금이라도 돌아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서정원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손윤서가 친구들과 함께 다가왔다. 그녀는 서정원을 보더니 화장실에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웃으면서 말했다.“어머님, 이분이 성운이 약혼녀 서정원 씨 맞죠! 서정원 씨, 안녕하세요. 전 손윤서라고 해요.”인사를 하는 손윤서는 마치 부잣집에서 곱게 자란 아가씨 같아 보였고 성격도 온화하고 쿨해 보였다. 오
그들은 인사를 나누었다. 사람들은 서씨 가문과 최씨 가문이 대대로 친분을 이어온 관계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두 가문은 그야말로 상업계를 휘어잡는 가문이었다.하지만 서창호는 오래전에 회사를 매각하고 상업계에서도 은퇴를 하였기에 오랫동안 소식이 없었고 소문에 의하면 손녀딸을 데리고 세계 일주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그러나 서씨 가문의 명성은 여전히 전국적으로 자자하였다.안제문은 서창호가 준비해 둔 선물들을 꺼내 보였다. 한 폭의 세계 명화와 가치가 조를 뛰어넘는 청남의 부지... 등등 종류가 다양한 선물들이었다.서씨 가문에서 보낸
서정원은 그대로 뒤돌아서자 최성운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발견했다. 최성운이 그녀를 따라 나온 것임이 분명했다.“누가 제가 집 가는 것마저 최성운 씨에게 보고를 올려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었죠? 최성운 씨, 지금은 퇴근 시간이고 저희는 직장 상사와 부하의 관계도 아닌데 제가 뭘 하던 제 자유죠.”서정원은 최성운이 뜬금없이 시비를 건다고 생각했다.바로 이때, 한 대의 차량이 두 사람 앞에 멈춰 섰고 기사가 나와 두 사람을 위해 문을 열어주었다.서정원은 그 차가 최성운의 차임을 바로 알아보았다. 최성운은 시선을 다른 곳으로
“...”최성운은 넥타이를 거칠게 잡아당겼고 애초에 자신이 그녀와 얘기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하면서 화를 억누르고 있었다.순간 자신이 왜 방금 차 안이 너무나도 조용하여 그녀에게 말을 걸었는지 알 수가 없었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었다.그 후로 집에 도착할 때까지 두 사람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차가 문 앞에 정차되고 최성운은 서둘러 차에서 내렸다. 서정원은 그런 최성운을 무시한 채 천천히 느릿느릿하게 내려서 집으로 들어갔다.최성운은 거실 소파에 앉아 물을 마시고 있었고 서정원은 그를 발견하지 못했는지 여전히 여유
서정원은 서류들을 잘 분리해 두었다. 그녀의 기억력은 아주 좋았고 한번 본건 다 기억한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녀는 대충 서류의 내용들을 훑어보았고 어떤 방면으로 데이터를 정리해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입력하기 시작했다.과정은 조금 따분하였지만 그녀에겐 아주 쉬운 일이었고 하면 할수록 속도도 점차 빨라졌다.그녀의 키보드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다른 동료들의 이목을 끌었고 수근수근거리기 시작했다.“타자하는 속도가 정말 빠르네요. 저도 나름 빠른 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서정원 씨를 보니까 따라도 못 가겠어요.”“시골에서 올라와서
서정원이 짐을 챙기던 찰나에 하은별이 전화를 걸어왔다.“도대체 얼마나 더 걸려야 완성하는 거죠?”“이미 완성했어요.”“뭐라고요? 정말 열심히 검토해 보셨어요?”하은별은 그녀가 이렇게나 빨리 완성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서정원은 성격을 꾹꾹 참으면서 말했다.“네 열심히 검토해 봤고요, 다른 용건 없으시면 끊을게요. 전 지금 퇴근해야 하거든요.”“안 돼요! 지금 퇴근할 수 없어요!”하은별은 별안간 소리를 질렀다.서정원은 걸음을 멈추었다.“왜죠?”“방금 진 대표님이 제게 연락하셨는데 추가해야 할 데이터가 남아있다고 하더
“이미 11시가 되었는데도 서정원이 아직도 안 들어왔네요. 정말 어디 가서 뭘하는지 모르겠다니까요.”최성운은 목이 마른 느낌에 주방으로 내려가자 최지연의 말소리를 듣게 되었다.곧이어 이진숙이 입을 열었다.“시골에서 온 애는 티가 난다니까. 세상 물정도 모르고 조심하기는커녕 이 시간이 되도록 집에도 안 들어오고! 분명 어디서 질펀하게 놀고 있을 거다!”그들의 말을 듣고 있던 최성운은 이상하게 느껴졌지만 어제 그녀가 그에게 보인 태도만 생각하면 이상함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어차피 그녀가 뭘 하든 그와 상관없는 일이었다.이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