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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주변을 한 번 둘러본 엄진우는 기세등등한 남자들의 표정에 애써 성질을 억눌렀다.

그래, 난 여기 잠입하러 온 거야. 조용히 있다 나갈 거니까 참아야 해.

결국 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늘 첫 출근이라 아는 게 없으니 선배님들 잘 부탁드립니다. 실수를 하더라도 많이 감싸주십시오!”

말을 끝낸 엄진우는 허리 굽혀 인사했다.

그 모습에 남자들은 그제야 표정을 풀고 낄낄 웃으며 말했다.

“제대로 하고 싶다면 잘 들어. 앞으로 네 수입의 60%는 회사에 바치고 나머지 40%만 가져간다! 하지만 첫 두 달 동안 네가 버는 40%의 돈은 우리한테 적어도 절반은 바쳐야 해. 이건 모든 신입에게 적용되는 룰이야. 우리한테 잘한다면 앞으로 우린 친구다. 알겠나!”

엄진우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이고, 그럼요.”

사람이 있는 곳엔 룰이 있고 울타리가 있기 마련이다.

이런 작은 곳에도 여러 가지 암흑한 룰이 존재하고 심지어 상층부도 묵인하고 있었다.

물론 엄진우는 돈을 신경 쓰지 않기에 다 줘도 상관없다. 게다가 어쨌든 그는 여기서 하룻밤만 지낼 예정이기 때문에 일만 제대로 진행되길 바랐다.

“좋아! 아주 쿨하네. 너처럼 쿨한 신입은 오랜만이야. 다들 처음에 우리한테 반항했다가 사흘은 출근하지 못할 정도로 얻어맞았어.”

남자들은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꽤 똑똑한 놈이라 얻어터질 걸 면했네.”

“이젠 바지 내려.”

엄진우는 멈칫하다가 되물었다.

“바지를요? 바지는 왜...”

“벗으라면 벗어! 말 존나 많네. 처맞고 싶어?”

남자들은 사나운 표정으로 엄진우를 노려보았지만 엄진우는 침묵으로 일관하며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남자들은 눈에 핏발을 세우고 소리를 질러댔다.

“금방 칭찬했더니 이 새끼 대가리에 총이라도 맞았나? 들어오기 전에 못 들었어? 여기서 바지 벗는 건 일상적인 일이야!”

엄진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되물었다.

“일상적이라고요?”

“신입, 그냥 벗어. 이것도 여기 룰이야. 누구나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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