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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0장

그는 온연이 몰래 나간 것도 모자라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는 급히 돌아온 것이다. 그녀는 옷깃을 추스리며 폭풍우를 맞닥뜨릴 준비를 마친 후 걸음을 옮겼다.

문 안에 들어서니 휴식을 취하고 있어야 할 하인들이 모두 나와 있었고. 임집사와 유씨 아주머니는 옆에 나란히 서 있었다. 임집사는 그녀를 보자 한숨만 내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온연은 깊게 심호흡을 한 후 말했다.

“괜찮아요, 잘 해결해볼 게요…”

유씨 아주머니가 그녀에게 일렀다.

“도련님 술 드셨어, 기분도 안 좋으시고… 도련님과 이야기 잘해봐.”

온연은 그녀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위층으로 향하였다. 침실 문은 굳게 닫힌 채였다. 목정침은 의자에 앉아 방금 불을 붙인 듯한 담배를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있었다. 방 안은 이미 담배연기로 자욱해 그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일 지경이었다.

그가 양복을 갈아입지 않은 걸로 보아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앞으로 나아가 빈 잔에 해장 차를 따라주었다.

“진몽요가 취했었어요, 집에 바래다주고는 바로 온 거예요.”

목정침은 그녀의 해명에도 아랑곳 않고 담배를 한 모금 빨더니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

“임집사가 나가지말라고 얘기 안 하던가?”

온연이 침착하게 대꾸했다.

“말해 주셨어요. 하지만 제가 어딜가든 관여할 권한은 없어요. 임집사님과는 상관없는 일이에요.”

목정침이 담배를 눌러 꺼버렸다.

“네 기억력이 안 좋은 건가? 임집사도 일 한지 오래되었으니, 그만 돌려 보내야겠어.”

온연은 당황하였다. 임집사에게 이렇게 큰 영향이 끼칠 줄은 몰랐다.

“제가 임집사님이랑은 상관없다고……”

목정침은 말이 없었다. 눈 밑에는 피곤함이 서려 있었으며 표정은 매우 어두웠다. 상의할 여지가 없어 보였으나 온연은 단념할 수 없었다.

“제가 어떻게 하면 임집사님을 그냥 두실 건가요?”

목정침은 여전히 대답이 없었고,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더니 눈을 감고는 미간을 찌푸려 보였다. 온연은 급하게 행동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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