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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5장

#무슨 생각이 있다는 것인지 온연은 그의 말에 선정적인 뜻이 있는 줄 알았으나, 곧 자신의 생각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몹시 피곤하였는지 거의 눕자마자 잠이 들었다. 온연 역시 샤워를 마치고 조심스레 침대 가장자리에 몸을 뉘였으나 잠은 오지 않았고, 몸을 함부로 움직일 수도 없었다.

그때 갑자기 목정침의 핸드폰에서 알람음이 울렸다. 마침 온연의 머리 맡에 놓여 있었기에, 그녀는 자연스레 몸을 일으켜 화면을 확인하였다.

오빠, 자? 내가 잘못했어… 너무 보고 싶어, 그쪽으로 가도 될……

뒤의 내용은 읽지 않았으나, 분명 짐작이 갔다. 강연연이 그를 찾아오려 하였다. 목정침을 향한 원망이 무기력 해졌다면, 강연연과 진함을 향한 화는 강에서 바다의 크기가 되었다고 굳이 말할 수 있었다.

온연은 무언가 사악한 생각이 들었다. 곧 목정침의 핸드폰으로 답장을 보내려 하였으나 잠금 장치에 의해 멈칫해야했다. 그녀는 곰곰이 회상해 보았다. 예전에 목정침이 다른 곳에서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온연이 떠보자는 마음으로 1027을 입력했는데, 잠금 장치가 풀렸다. 그녀가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

목정침, 지금 자고 있어요.

이내 강연연이 직접 전화를 걸어왔고, 온연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수신 버튼을 눌렀다.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강연연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누구야?!”

온연의 말소리는 작았지만, 절대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누구겠니? 강연연, 내가 네 나이였을 때는 유부남 건들일 엄두도 못 냈는데, 네 엄마는 뻔뻔하게 널 지지까지 해주는거니? 오래 살고 볼 일이네.”

강연연은 온연의 목소리에 오히려 안도의 한숨을 내 뱉었다. 그에게 또 다른 사람이 생긴 게 아닌 것을 확인한 강연연은 교활하게 그녀에게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다.

“네가 오빠를 잡을 능력이 없는 거면서, 왜 나를 탓해? 넌 완벽한 오빠에게 유일한 오점이야. 당장 너를 걷어차도 모자라!”

온연은 이불에 얼굴을 묻어 최대한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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