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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애를 낳기로 했다

길거리 음식을 한참을 먹고 난 후에야 마침내 배가 불렀다.

“안 바쁘면 나 호텔까지 데려다줘요.”

나는 배가 부르고 나니 차를 잡으러 가기 귀찮았다.

배인호도 때마침 아직 가지 않았으니, 나는 뻔뻔하게 그에게 말했다.

배인호는 말없이 차 쪽을 향해 걸어갔고, 나도 바로 그 뒤를 따라갔다.

“우리 엄마 최근에 너한테 연락한 적 있어?”

차로 가는 도중, 배인호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아니요, 우리 이젠 이혼도 했으니 다시 연락해 오진 않을 것 같은데요.”

나는 창밖의 풍경에 몰두하며 입에서 나오는 대로 답했다.

하지만 나는 갑자기 불길한 느낌이 들었고, 고개를 돌려 배인호를 노려봤다.

“혹시 나한테 보내준 이혼 증명서 가짜는 아니죠?!”

그는 원래부터 이혼하려 하지 않았고, 거기에 부모님의 반대까지 더해져 이런 수단으로 내 입과 가족의 입을 막았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배인호는 곁눈질로 나를 보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비웃었다.

“내가 안 놓아줄까 봐 그렇게나 걱정돼?”

“내가 다음 남편 찾는 걸 지체시키잖아요!”

나는 입에서 말이 튀어나오는 대로 답했다.

차는 급정거하여 길가에 멈췄고, 내 몸은 관성 때문에 심하게 흔들렸다.

배인호는 욱하는 성질이 올라온 듯 무섭게 나한테 명령했다.

“내려, 너 혼자서 가!”

때마침 호텔과 거리가 멀지 않았고, 나는 밖을 한번 힐끗 보고는 주저 없이 차에서 내렸다. 임신 기간이라 운동도 조금씩 해야 하는데, 배인호 고-맙네!

호텔에 도착 후 나는 샤워를 하면서 한가지 결심을 내렸다. 애를 낳고 나 혼자서 키우기로 말이다.

배인호 같은 성격의 아버지라면 분명히 내 아이한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나는 내 첫 번째 아이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부성애가 부족하긴 하지만 아이한테 좋은 것만 해주고 싶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알람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깼고, 빠르게 옅은 화장 후 옷을 갈아입고 Linda와 같이 부산으로 향했다. 그녀가 운전하고, 나는 그 옆 조수석에 앉았다.

운전으로 부산까지 가려면 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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