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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0화 가장 싫어하는 사람

아직도 변함없이 배인호를 좋아하고 있다는 허지영의 마음을 확인하고 나서 배인호 엄마는 입이 떡 벌어질 제안을 했다.

“그럼, 우리 인호하고 결혼할래?”

배인호에게 시집을 간다는 것은 그때 허지영에게 있어서 가장 큰 소원이라고 할 수 있다.

친구들마저도 허지영에게 시대를 잘못 만났다고 했으니 말이다.

그 중의 이유는 잘 알지 못했지만, 여러모로 어린 허지영은 충동하는 바람에 생각도 거치지 않고 배인호 엄마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배인호와 결혼만 할 수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허지영을 기다리고 있는 건 배인호의 강렬한 저항이었다.

그는 집안 어른들이 내린 이 결정에 대해 무척이나 황당하고 분개했으며 주동적으로 허지영과의 만남을 요구했다.

허지영은 배씨 가문에서 일어난 일도 모른 채 자기가 좋아하는 치마를 입고 약속 장소로 달려갔는데, 배인호의 눈빛을 마주하는 순간 기뻐하기에는 너무 이르렀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배인호의 얼굴에는 전례 없는 혐오와 차가움이 묻어 있었다.

허지영은 하얀 긴 치마를 차려입고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어깨쯤에서 휘날리고 있으며 피부는 무척이나 매끈하고 부드러우며 햇살이 살짝 비추자, 눈동자는 갈색을 띠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허지영은 몹시나 불안한 눈빛으로 배인호를 바라보고 있다.

그 눈빛을 배인호 역시 알아차렸다.

“누가 너더라 우리 엄마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했어?”

배인호의 목소리는 한겨울의 칼바람처럼 차갑고 아프기 그지없었다.

눈앞에 있는 허지영이 아무리 예쁘고 자기를 좋아한다고 해도 그는 조금의 흥미가 돌지 않았다.

왜냐한면 그는 지금 좋아하는 여자가 있는데, 그 여자의 이름은 민설아이지 허지영이 아니다.

배인호는 민설아를 집으로 데리고 갔으나, 온 가족의 반대를 받게 되었었다.

특히 그의 할아버지는 요즘 병세가 심각해져 몸져누웠는데, 상황이 그리 좋지 않아 더 이상 그 어떠한 충격도 받아서는 안 될 정도다.

그는 할아버지에게 민설아를 소개해 주었는데, 할아버지로부터 강렬한 반대를 받게 되면서 할아버지는 허지영이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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