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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본부장이라고 불러

휴대폰으로 사과문을 확인한 소은정은 피식 웃은 뒤 다시 업무에 집중했다. 아무 능력도 없는 부잣집 도련님, 정말 집에서 쫓겨날까 봐 어쩔 수 없이 올린 거겠지. 지금쯤 아마 그녀에게 화가 단단히 났을 것이다.

이때, 노크 소리와 함께 임상희가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녀는 짐짓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혹시 시간 되시나요?”

“그럼요. 앉으세요.”

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임상희는 한유라를 힐끗 바라보았다. 제3자가 듣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뜻이었지만 한유라는 정말 눈치가 없는 건지 아니면 그냥 모르는 척하는 건지 전혀 나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무슨 일이시죠?”

“우 비서가 거성그룹 프로젝트에 관한 자료를 정리하고 있는 것 같던데요. 소은정 씨, 잘 모르시는 것 같던데 저희와 거성그룹은 지금까지 함께 일한 경험이 전무합니다. 회사에서 입지를 다지고 싶은 거라면 풍항그룹이 더 나을 겁니다. 마침 괜찮은 프로젝트도 있고요.”

임상희는 정말 좋은 마음에서 알려주는 것이라는 듯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파일을 넘겨주었다.

소은정은 잠깐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네, 뭐. 한번 검토해 보도록 하죠.”

“소은정 씨, 풍항과 계약을 체결한다면 임원들도 이사진들도 본부장님의 능력을 인정할 수 있을 겁니다.”

오전 회의 때만 해도 그녀의 입사를 반대한다던 사람이 갑자기 프로젝트 제안이라. 뭔가 숨기고 있는 게 분명했다.

하지만 소은정은 최대한 감정을 숨기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요. 아, 그리고 호칭 정리는 제대로 하고 넘어가죠. 앞으로 본부장님이라고 불러주세요.”

소은정의 말에 임상희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

“대표님께서 총애하는 인재라는 건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저한테 텃세를 부릴 생각은 하지 말아요. 이 회사에서 버틸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아직 모르는 거잖아요? 어차피 전 기회는 드렸습니다. 지금부터는 본부장님 능력에 달렸겠죠.”

말을 마친 임상희는 거세게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그 모습에 한유라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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