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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0화 어색한 위로

박수혁의 목소리는 많이 잠겨 있었다.

남유주는 이마를 그의 이마에 맞대고 그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겁내지 마. 해외 전문가들이 오면 다 괜찮아질 거야.”

박수혁의 차갑던 가슴에 다시 온기가 찾아왔다.

그녀의 목소리가 너무 부드러워서인지 긴장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다쳐서 무겁게 가라앉았던 마음도 어느 정도 치유되었다.

다치면 그녀가 마음이 약해질걸 진작에 알았으면 차라리 더 맞아줄걸!

그는 화를 내며 떠난 자신을 후회했다.

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남유주.”

이제 우리 화해한 거야?

그가 가장 묻고 싶은 말이었다.

하지만 부정적인 대답이 들려올까 두려워 입을 다물었다.

그는 요즘 부쩍 예민해진 이유가 그녀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미 그녀와 함께하는 일상에 습관이 되어버린 탓이었다.

남유주는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다시 시작한다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돌아갈 수 없다면 점점 사이가 멀어지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그가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알고 있지만 긍정적인 답을 줄 수는 없었다.

바깥에서 밝은 햇살이 비쳐들어와 눈을 자극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커튼을 쳤다.

그러고는 이한석이 가져온 도시락을 열었다.

“배고프지? 일단 밥부터 먹자. 검진은 좀 늦어질 것 같아. 전문가들이 아직 도착을 안 했거든.”

이한석은 일 처리가 참 빠른 부하직원이었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개인용 항공기도 준비했다.

아침은 야채 샐러드와 전복죽이었다.

남유주는 자극적인 입맛을 싫어하는 박수혁을 위해 김치를 치우고 그의 앞에 죽 그릇을 놓아주었다.

박수혁은 그녀에게서 숟가락을 건네받고 다른 손으로 그릇을 더듬거렸다.

남유주는 하얗고 긴 그의 손가락에 정신이 팔려 있다가 그가 실수로 그릇을 쳐서 바닥에 떨군 뒤에야 정신을 차렸다.

뜨거운 죽이 그의 손에 쏟아지자 박수혁은 화들짝 놀라며 손을 치웠다.

남유주는 벌떡 일어서서 그를 끌고 화장실로 갔다.

찬물로 상처 부위를 식혀주자 그제야 굳었던 그의 얼굴이 조금 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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