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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4화 부인

박수혁은 이내 표정을 수습했다.

그에게는 잊지 못할 기억이지만 이제는 보내줘야 할 시간이었다.

남유주는 그의 팔짱을 끼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박수혁도 그녀의 손을 꽉 잡으며 미소를 지어주었다.

남유주는 그의 과거에 집착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 역시 과거가 깨끗하다고 말할 수 없었다.

그들이 예상했던 대로 해외 고찰을 떠난 소은찬을 제외한 모든 가족들이 저택에 모여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산후조리원에 있던 한시연마저 소찬식의 신변에 안 좋은 일이 생겼다는 소식을 접하고 돌도 안 지난 소지율을 안고 저택으로 달려왔다.

소은호와 소은해는 똥 씹은 표정을 하고 소파에 앉아 있었다.

소은정은 소찬식의 옆에서 빨갛게 부은 눈을 하고 그의 어깨를 주무르고 있었다.

소찬식은 넘어지면서 팔을 다쳤는지 팔에 붕대를 감은 채로 손자손녀와 놀아주고 있었다.

새봄이는 껌딱지처럼 소찬식의 다리에 달라붙어 애교를 부렸다.

“외할아버지, 팔 많이 아파요?”

소찬식은 녹아내릴 것 같은 미소를 지으며 아이의 볼을 쓰다듬었다.

“안 아파, 새봄이 보니까 다 나았어!”

소지혁이 옆에서 시큰둥한 표정으로 동생에게 말했다.

“새봄아, 그쪽 팔이 아니잖아.”

소찬식은 호쾌한 웃음을 터뜨렸다.

“회장님, 박 대표와 사모님께서 오셨습니다.”

집사가 안으로 들어오며 보고했다.

거실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가장 먼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소은해가 말했다.

“내가 박수혁 그 인간은 원래 음흉한 놈이라고 예전부터 말했잖아. 겉보기엔 멀쩡하지만 뒤로 호박씨를 까는 놈이 분명하다니까? 아버지 신변 안전을 위협해 놓고 발각되니까 달려와서 사과해? 그걸 어떻게 믿어? 차라리 목적을 말하고 한바탕 힘겨룸을 하는 게 더 솔직하겠다!”

“은정이 너 그 자식이랑 이혼한 거 백 번 잘한 거야! 저런 인간한테는 내 동생이 아깝지! 지금 매제랑은 전혀 비교가 안 된다고!”

소은해의 말은 박수혁과 남유주의 귀에까지 분명히 들렸다.

두 사람은 살짝 당황했지만 박수혁은 이내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소은호는 덤덤한 표정으로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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