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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1화

영상이 찍힌 곳은 다름 아닌 화장실이었기 때문이다.

윤혜인이 설명했다.

“호텔에 있는 패밀리 화장실이 남자 화장실과 가까웠거든? 호텔 주방에서 일하는 스태프가 화장실에 갔다가 이상한 소리를 듣고 통풍구를 통해 올라간 거야. 그러다 화끈한 장면을 보고 찍은 거지.”

정말 단순한 우연이었다. 통풍구로 올라가는 건 호텔 스태프가 아니면 정확한 위치를 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상이 없다 해도 복도 CCTV 영상을 곽경천이 복구해 냈다. 그것으로도 윤혜인의 결백은 얼마든지 증명할 수 있었다. 비록 임세희가 나오는 영상보다는 덜 흥미진진하겠지만 말이다.

더 신기한 건 이 영상을 건네준 사람이 주훈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는 건 이준혁도 봤다는 말이다.

첫사랑이 이렇게 방탕하게 노는 걸 알았으니 어떤 기분일지 궁금했다. 하지만 윤혜인이 그 첫사랑을 이렇게 괴롭히는 데도 가만히 있는 걸 봐서는 첫사랑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일까?

윤혜인은 복잡한 생각을 버리고 소원의 손을 잡으며 애교를 부렸다.

“여기 전시 센터 꼭대기에 맛있는 훠궈집이 있대. 온천에서 반신욕도 할 수 있고. 우리 훠궈 먹고 마사지도 받으러 가자. 어때?”

“그래.”

멀지 않은 곳. 김성훈이 두 여자의 행복한 뒷모습을 보며 오버했다.

“와, 나 이제 윤혜인 씨를 내 우상으로 삼으려고. 인간쓰레기를 치워버리는 방법이 아주 일품인데?”

김성훈의 이준혁의 어깨를 툭 치며 비아냥댔다.

“네 도움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 것 같은데? 설마 실망한 거 아니지?”

이준혁이 잠깐 침묵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자기를 보호할 수 있으면 좋은 거지.”

김성훈이 웃었다.

“대범한 척하기는. 아까 진짜 일말의 걱정도 없었어?”

“아니, 걱정 안 해.”

이준혁이 눈썹을 추켜세우더니 애정 가득한 눈빛으로 웃었다.

“무슨 일이 있든 내가 지켜줄 거니까.”

김성훈은 그런 이준혁이 별로 마음에 안 든다는 듯 혀를 끌끌 찼다.

“사랑에 빠진 이준혁이라니. 윤혜인 씨가 사람을 죽이겠다고 해도 너는 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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