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혁은 이 광경을 보고 감격에 겨워할 말을 잃었다. 이런 물건들까지 꺼내다니, 할아버지가 자기한테 이렇게 잘해 줄지 몰랐다.반면 다른 집안 어르신들도 모두 표정이 조금씩 달라졌는데, 그들 집집마다 모두 설씨 집안의 이런 것들과 비슷한 것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 서울의 상류사회에서 이것이 유행이었기 때문이다.설 씨 어르신은 시선을 슬기와 겨울에게로 돌린 뒤 웃으며 말했다. "귀한 손님 두 분께서 오셨으니 이참에 우리 설씨 집안의 이 물건들을 같이 살펴보는 게 어때요?"원래 슬기와 겨울 모두 거절하려고 했지만, 그 몇 개의 상자는 보기만 해도 명품 브랜드의 고가 상품이었다. 어느 여자라도 마음이 살짝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이 순간, 두 사람은 절로 그 물건들을 쳐다보았다.설 씨 어르신은 두 사람을 보고 꼭 원하는 것을 얻겠다는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말했다. "여러분, 보세요."첫 번째 경비원이 나타나 맨 앞에 있는 상자를 열었는데, 그 안에는 백금으로 만들어진 여섯 개의 액세서리가 들어 있었다. 목걸이부터 반지까지 모두 갖췄고, 그 위에는 다이아몬드가 듬뿍 박혀 있어 조명 아래서 눈부시게 빛났다."와! 티파니앤코의 약혼 6종 세트구나!""이 물건은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물건이야!”현장에 있던 많은 설씨 집안 여자들은 몹시 흥분했다. 누가 티파니앤코의 액세서리를 원하지 않겠는가?은아의 눈빛조차 요동쳤다. 그녀가 하현과 결혼했을 때는 다이아몬드 반지 하나 없었는데, 어디 그런 게 있었겠는가?그녀와 멀지 않은 곳에 있던 희정은 눈빛이 차가워져 하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지금 이런 장소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하현의 귀가 먹먹해지도록 때렸을 것이다!개똥 같은 남자에게 시집갔기 때문에 자기 딸이 이토록 억울한 것이었다.그러고 나서 두 번째 상자가 열렸다. 상자 안에는 다른 것은 없었고, 빨간 돈뭉치가 산을 이뤘다. 자세히 세어보면 88개의 돈뭉치가 있었는데, 이는 8800만 원을 의미했다.세 번째 상자도 열었는데, 그 안에
저 여자는 청혼 받고 행복하게 결혼하는 걸 원치 않았지만, 자신의 남편은…그러자 은아는 또 소리 없이 탄식했다."하현, 이 쓸모없는 인간아!" 옆에 있던 유아는 지금 이 순간 이를 드러내고 하현을 노려보며 말했다. "저 사람을 보고 당신을 좀 봐, 프러포즈는 무슨, 당신이랑 우리 언니가 결혼한 지 몇 년이 되었는데도 언니에게 선물해준 게 없죠? 남자라면 알아서 이혼해야지. 당신은 언니에게 걸맞지 않은 사람이에요. 언니를 행복하게 해줄 자격 없어요!""유아야!" 은아는 자신의 여동생을 쳐다보더니 말문이 막혔다."언니, 저 인간을 지켜주지 마. 쓰레기는 쓰레기이고, 머저리는 머저리야. 이건 본성이라 바뀌지도 않아. 내가 저 인간이라면, 벌써 어딘가에서 구멍을 뚫고 숨었을 거야. 뻔뻔하게도 여기서 남이 프러포즈하는 걸 보다니, 생각이 없는 건가? 나중에 민혁 오빠가 행복하고 낭만적인 만큼, 언니는 비교적 처참하고 거지 같을 거라는 걸 모르는 거야?" 유아는 답답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언니는 정말 8대째 재수 없어, 당신이랑 결혼했다니!"그곳에 있던 많은 사람은 이미 호기심을 품어, 프러포즈 상대가 누구인지 보려고 민혁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민혁은 멋진 분위기를 풍기고 흰 수트를 입으니 동화 속의 백마 탄 왕자와 비슷했다. 지금 그는 눈부시게 빛났고, 곧 자신의 품에 안길 미인을 생각하니 어깨가 으쓱했다. 게다가 설씨 집안의 권력을 거머쥐게 된다니, 그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이 시각, 민혁은 미친 듯이 웃고 싶은 자신의 충동을 억누르고, 꼭 원하는 것을 얻겠다는 듯이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는 멋있게 사방을 향해 허리를 굽히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어르신들, 그리고 가족 여러분, 저 민혁이가 할 말이 있습니다. 저는 이 여자에게 첫눈에 반했어요. 그 여자는 제 메마른 마음을 다시 한번 뛰게 했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마음 먹었습니다. 나 설민혁은 그녀에게 모든 행복을 주기 위해 반드시 평생 노력하겠다고! 오늘 이렇게 많은 사람 앞
"뭐!?"사람들은 놀라서 실색했다. 수십억 원 상당의 사치품을 샀다고? 미친 거 아니야? 하지만 지금 민혁의 행세를 보니 거짓말이 아닌 것 같았다.어쩐지 그가 겨울의 마음을 살 수 있었더라니. 이렇게 많은 돈을 부었는데 어느 여학생이 감당할 수 있겠는가?"이… 여자의 마음을 사는 데 수십억 원 가까이 사용했다는 게 너무 충격적이에요!""맞아요, 남자가 돈이 있는 건 둘째치고, 누군가를 위해 돈을 쓰는 건 또 다른 일이에요!""너무 부러워요. 제 남편이 저한테 이렇게 대해주면, 저는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적지 않은 여자들은 의견이 분분했다! 수십억 원에 가까운 사치품? 그것은 각종 클래식 명품과 시즌 히트작을 모두 모은 게 아닌가? 부러워하지 않는 여자가 있다는 말은 전부 사실이 아니다.한동안 민혁을 바라보는 여자들의 눈빛은 마치 무언가에 홀린 사람 같았다.설 씨 어르신은 더더욱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손자가 너무 훌륭해서 어떻게 해야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무슨 말을 해서는 안 될 지 다 알고 있었다. 이렇게 총명한 후계자가 있으니 설씨 집안은 이제 근심 걱정이 없구나!"당신 좀 봐요! 그리고 다른 사람 좀 봐요! 부끄러워 죽겠어요!" 유아는 참지 못하고 또 욕설을 퍼부었고, 이 데릴사위를 보고 토할 뻔했다. 민혁을 보자 유아는 점점 더 이 데릴사위가 쓸모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은아, 경고하는데, 오늘이 지나면 바로 이혼해. 엄마가 더 좋은 남편 찾아줄게. 민혁이 이놈의 콧대를 꺾을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아!"“엄마, 지금이 어떤 때인데 그런 말을 해!” 은아는 얼버무리면서도 겨울을 바라보는 눈빛은 부러움이 담긴 듯했다. 어떤 여자가 이 장면을 기대하지 않았겠는가?이때 하현은 대답 대신 괴상한 얼굴로 앞을 보고 있었다.설민혁에게 무슨 병이 있었나? 뜬금없이 겨울에게 프러포즈를 하다니, 바보의 머리에 물이 들어간 건 아니겠지?이때, 민혁은 이미 겨울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누가 손전등 좀 갖다 줄래요." 슬기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어서, 물건을 가져오거라!” 설 씨 어르신은 슬기가 뭘 하려는지 몰랐지만 그래도 하인에게 지시했다.곧 손전등이 오자, 슬기는 곧바로 전원을 켜서 다이아몬드 두 개가 있는 곳을 비추었다.이내 빛이 반짝였지만, 사람들은 모두 참을 수 없어 차가운 한숨을 들이켰고, 적지 않은 사람들의 얼굴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드리웠다.불빛 아래서, 모두 이 두 다이아몬드의 차이를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슬기의 작지만 눈부시게 반짝이던 그 빛은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그럼 민혁의 손에 있던 그 커다란 비둘기 알은 지금..."이거..." 누가 말문을 열었는지 모르지만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뭐예요? 이 1캐럿짜리 작은 다이아몬드가 어떻게 10캐럿의 비둘기 알보다 더 빛나고 더 반짝여요?”"이건 3년 전 50억 원에 낙찰 받은 물건이에요. 그때 현장에서 봤는데, 불빛을 비췄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설마…이거 가짜예요?""그 머저리의 말이 진짜라고?"여기저기서 의논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입을 연 사람은 모두 집안 어르신들이었고, 그들은 견식이 넓으니 이 순간에도 남의 미움을 살까 봐 두려워하지 않고, 참다 참다 결국 입을 열었다.어떤 사람은 참지 못하고 하현을 힐끗 쳐다보았는데, 이 데릴사위는 대충 찍어 맞힌 것인가, 아니면 정말 다이아몬드를 알고 있는 걸까?그러나 이런 소리들을 듣자, 설 씨 어르신의 얼굴빛이 변했다. 그는 사람은 결코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민혁을 노려보았다.이게 바로 일을 성사시키지 못할 망정 일을 망치는 것이었다! 프러포즈를 하려면 몇 캐럿 안되는 다이아몬드라도 가지고 와야지! 가짜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하다니, 만약 잠시 후에 겨울이 태도를 바꾸면 어떡하나? 그러면 오늘 설씨 집안의 체면은 바다 속으로 던져질 것이다.슬기는 다른 사람의 표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한숨을 쉬며 물러났다. 3년 전에 자신이 낙찰 받은 비둘
옆에 있던 설 씨 어르신은 웃으며 말했다. "김 부장, 당신이 우리 설씨 집안에 시집온다면 당연히 설씨 집안의 모든 자원을 당신 부부에게 줄 수 있어요. 다이아몬드 하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렇게 큰 설씨 집안의 사업은 모두 당신 부부의 것이 될 텐데, 이런 순간에 왜 이런 사소한 일로 화를 내요?"설 씨 어르신의 말은 매우 직설적이었다. 앞으로 설씨 집안을 그 젊은 부부에게 넘길 테니, 민혁이 프로포즈하는 이 중요한 시점에 이런 사소한 일로 화내지 말아 달라는 뜻이었다."맞아요 형수님, 이게 얼마나 대단한 일이라고! 큰일도 아닌 것으로 민혁이 형은 무릎 꿇는 게 되잖아요!""그래요, 이 다이아몬드 반지가 몇 억 원의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 말하지 말고, 하현 저 쓸모없는 놈을 보세요. 몇 십만 원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도 꺼내지 못하는데. 당신이 우리 민혁이 형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큰 행운인지!""맞아요! 맞아요!”설 씨 일가가 다시 소란스러워졌다.민혁은 애정을 더 담아 말했다. "겨울 씨, 약속할게요. 꼭 그 비둘기 알을 살 테니까 나랑 결혼해줘요."겨울은 괴상한 표정을 지으며 드디어 입을 열었다. "민혁 씨, 어디 아파요?""네?" 민혁은 얼굴이 멍했다. "저 아주 건강해요. 건강검진 결과도 있어요.""내 말은, 당신 머리 다쳤죠!" 겨울은 이마가 까맣게 질려 치아를 깨물어 부술 뻔했다.“나한테 프러포즈를 해요? 미친 거 아니에요!"민혁은 온몸을 떨며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겨울 씨, 화내지 마세요. 제발 화내지 마세요. 한낱 다이아몬드일 뿐이잖아요, 별일이라고..."“다이아몬드 얘기가 아니잖아요!” 피를 토할 듯한 겨울은 민혁을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이 뭔데 나한테 프러포즈를 해요? 제정신이에요! 뇌에 물이 들어갔나요! 만난 지 한 시간도 안 됐는데 프러포즈를 해요? 당신 멍청해요?""근데 내가 준 선물은 다 받았잖아요." 민혁은 의심의 눈초리로 말했다. "다 그런 거 아니에요? 선물을 받
홀 한가운데서 설 씨 어르신의 눈가가 떨렸다. 그는 기침을 한 번 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여러분, 이건 젊은이들 사이의 약간의 감정 싸움일 뿐이니, 모두 개의치 마세요. 개의치 말아요. 오늘 저녁은 내가 한턱 쏠 테니, 식사나 할까요?"현장에 있던 집안 어르신들 중 누가 늙은 여우가 아니었겠나. 하지만 설 씨 어르신이 이렇게 말하니, 그들도 그의 말을 사실로 여겼다. 이 일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결국 설 씨 어르신이 순조롭게 하엔 그룹의 투자를 손에 넣을 수 있을지 두고 봐야했다.술자리도 3차까지 갔겠다, 곧 그 집안 어르신들은 하나둘씩 핑계를 대며 떠났다. 그들은 설씨 집안을 위해 여기에 온 것이 아니다. 설씨 집안에 이렇게 잘 보일 필요는 없었고, 그들의 목표는 슬기였다.설씨 집안이 아직 하엔 그룹 일을 처리하지 않은 것을 안 이상, 어르신들은 이미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설씨 집안이 젊은이를 보내 겨울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면, 그들도 할 수 있었다.......다른 사람들이 거의 다 갔을 쯤, 민혁은 비로소 얼굴을 핥으며 어르신 앞으로 다가가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할아버지!""퍽!"설씨 어르신은 실망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여자는 이미 네가 손에 넣었다고 하지 않았어? 계약서를 전달하러 왔다고 하지 않았니? 오늘 밤 일은 네가 잘 해명하는 것이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후계자 따위는 집어치워!"민혁은 얼굴이 부어올랐지만 꿋꿋이 얼굴을 부여잡으며 말했다. "할아버지, 방금 못 보셨어요? 슬기 씨가 저한테 관심이 있어요!""뭐!?" 설 씨 어르신은 어리둥절했다."얼씨구!" 연극을 계속 지켜보고 있던 하현조차 멍해졌다. 이 멍청이는 정말 대단했다. 도대체 왜 슬기가 그에게 관심이 있다고 생각할까?민혁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할아버지, 디테일을 잘 보세요, 디테일!""잘 생각해보세요. 이 비둘기 알이 가짜라는 걸 알아차렸을 때, 이 비서는 어떤 표정을 지었던가요? 화가 난 것도, 웃지도 않
"할아버지,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분석해보면 절 보고 반한 것 같지 않나요?"민혁이 득의양양한 얼굴로 말을 건넸다. 왜 이유를 들으면 들을수록 설득력 있게 들렸나?설 씨들도 서로를 쳐다보았다. 일리 있다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슬기가 어떤 사람이던가? 얼마나 많은 집안의 어르신들이 그녀를 한번 만나려 하는지 몰랐다. 그런데 그녀가 오늘 밤 설 씨네에서 한 행동들이 이상했는데, 민혁을 좋아하는 것 말고는 설명이 안 됐다."할아버지, 오늘 밤 겨울 씨가 제 프러포즈를 거절한 것은 사실 좋은 일이었어요. 생각해보세요, 겨울 씨는 한낱 부장일 뿐이잖아요!" 민혁은 진실을 간파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 비서님, 아니, 우리 슬기는 하엔 그룹 대표의 비서입니다! 밖에서는 그녀가 바로 그 신비로운 대표 본인이라는 말이 떠돌아다녀요. 할아버지, 우리 설씨 집안이 흥하게 생겼어요!"하엔 그룹 대표?이 말이 흘러나오자, 그 자리에 있던 설 씨들은 모두 차가운 한숨을 들이마셨다. 이것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이전에도 하엔 그룹 대표인 하예리는 여자였다. 이번 신임 대표가 여자인 것도 정상이었다.설 씨 어르신의 표정도 차분해지자, 그는 탁자를 두드리며 말했다. "그래, 이슬기라는 여자가 대표든 대표의 비서든, 민혁이 너는 노력해서 설씨 집안의 명예를 위해 그 여자를 쟁취해야 해.""할아버지, 안심하세요. 저는 무른 밥만 먹는 사람들과는 달라요. 서울에서 저만큼 훌륭한 남자는 많지 않아요." 민혁은 자화자찬하며 생각할수록 기뻤다."자, 오늘 밤 일은 여기서 마무리하자. 그 누구도 바깥에서 이 일을 떠벌리고 다녀선 안 돼. 우리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다른 집안들이 알게 되어서 먼저 행동을 취하게 된다면, 너희들 전부 용서하지 않을 거다!" 설 씨 어르신은 차갑게 말했다.설씨 일가는 모두 유유히 승낙했지만, 이때 하현은 참지 못하고 피식 웃었다.민혁이의 뇌에 정말 물이 들어갔나? 슬기 씨가 자기한테 반했다고? 그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지금 그는 인생의 정점에 서있었다. 언제든지 미인을 맞이할 수 있었고, 재력도 다 갖췄는데, 하현이라는 이 보잘것없는 데릴사위가 감히 자신을 비웃는 건가? 너무 나대는 거 아닌가?순식간에 모든 시선이 하현에게로 꽂혔는데, 그 중 적지 않은 사람의 눈빛에는 희미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현이 이 일에 찬물을 끼얹는다면, 그들에게 기회가 없지만은 않았다."죄송합니다. 정말 참을 수가 없네요." 하현이 입을 가리고 말했다. "어떤 사람은 꿈을 꾸는 재주가 너무 대단해요. 민혁아, 난 네가 다른 사람을 쫓아다니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슬기한테 가서 데릴사위가 되겠다고 해봐, 널 받아줄지 모르겠네!”"당신… 당신 같은 데릴사위가 감히 나를 비웃다니!" 민혁의 안색이 변했다. 비록 그는 무른 밥을 먹을 생각은 있었지만, 생각은 생각일 뿐이었다. 자신의 계획이 들통나자, 민혁의 작은 자존심은 견딜 수 없어, 이 순간 참을 수 없이 소리쳤다.물론 설 씨 어르신도 여자 한 명을 좇아 투자를 받는 것은 여자에게 빌붙어 사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설씨 집안의 사람들은 모두 자기가 자랑스러운 점을 하나씩 가지고 있었고, 스스로 상류계층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것은 빌붙어 사는 게 아니라 강자들끼리 힘을 모은 것일 뿐이다. 하지만 하현이 지금 바로 꿰뚫어봤으니, 민혁은 창피하지 않겠는가? 만약 이 이야기가 밖으로 흘러나간다면, 재벌 2세들 사이에서 그는 어울려 지낼 수 없을 것이다.“하현, 함부로 말하지 마.” 은아는 살짝 얼굴을 찡그리며, 왜 자리를 가리지 않는지, 그리고 지금 할 말이 아니라는 것을 하현에게 일깨워 주었다.하현은 이때까지도 민혁을 건드렸으니, 민혁은 커녕 설 씨 어르신도 화를 낼 것만 같았다.민혁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데릴사위가 뭘 알아요? 자기가 여자한테 빌붙어 살면 남들도 다 똑같을 거라고 생각해요? 슬기 씨가 나를 얼마나 좋게 보는지 모르겠어요? 이게 바로 진정한 사랑인데, 당신이 뭘 알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