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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7화

도윤도 지아 쪽을 바라보았다. 눈에 붕대를 감은 남자가 볼 수도, 올 수도 없다는 걸 알았지만 지아는 속으로 당황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 만든 사탕을 바구니에 담았다.

“엄마는 할머님께 드리러 갈 테니 네가 여기 남아서 지켜보고 있을래?”

무무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아가 떠나고 무무는 도윤의 곁에 앉아 새끼 사슴의 머리를 쓰다듬었는데, 가끔 새끼 사슴의 몸이 도윤과 부딪히는 걸 보아 도윤은 새끼 사슴과 아이가 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뻐하던 도윤은 문득 깨달은 게 있었다. 이 동네에는 산사나무가 전혀 없었는데 도대체 어디서 열매를 가져왔을까?

가능성은 단 한 가지, 누군가 밖에서 가져온 것이다.

전효!

갑자기 도윤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떠올랐다.

지아는 완성한 사탕 일부를 도윤에게도 나눠주었다.

몇 년이 지났다면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했을지 아무도 모른다!

자신이 없는 수천 번의 밤낮 동안 지아의 옆자리는 다른 남자가 채운 것이었다.

도윤은 왠지 당혹스러웠고 그런 그의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무무가 손을 잡고 손바닥에 글씨를 썼다.

“왜 그래요?”

도윤은 직접 물을 수 없었기에 이렇게 말했다.

“무무야, 나 여기 있는 게 좀 심심한데 산책 좀 시켜줄래?”

무무는 이미 하루치 약을 다 먹은 도윤을 보며 조금 걷는 것도 건강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는 도윤의 손을 잡고 길을 이끌었다.

도윤은 자신이 딸과 이런 식으로 소통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렇게 작은 손이 자신을 잡아주자 도윤은 매우 든든하게 느껴졌다.

도윤은 혹시나 아프기라도 할까 봐 조심스럽게 무무의 손을 잡았다.

이 순간 그는 온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어떤 권력도, 어떤 지위도 눈앞에 있는 이 작은 손과 비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해 지는 거야?”

딸랑-

차분한 방울 소리는 긍정의 의미였다.

“엄마는 어디 있어?”

도윤이 다시 물었다.

“갑자기 눈이 좀 아픈데.”

무무는 역시나 지아가 있는 쪽으로 안내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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