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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3화

지아는 머리를 깨끗하게 씻고 창문에 기대어 하늘의 보름달을 바라보았다. 주원에게 거짓말을 했다.

3년 반이나 지났으니 이미 오래전에 관계를 정리했다고 생각했지만 도윤이 독살당해 곧 죽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그녀는 너무 당황스럽고 무력했다.

모든 걸 제쳐놓고 서둘러 돌아온 것도 아이들보다도 마음속 깊이 도윤이 죽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런 감정이 생겨선 안 되는데.

괜한 생각하지 않게 가능한 한 빨리 도윤을 치료하고 보내야 할 것 같았다.

멀리서 피리 소리가 들렸다. 무무가 도윤의 방 테라스에 앉아 연주하고 있었다. 아이는 도윤을 저렇게 따르는데 도윤이 친아빠가 아니란 사실을 어떻게 털어놓아야 하나.

만약 자신이 다른 사람의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한 사실을 안다면 도윤이 무무에게 손대지는 않을까?

3년이 지난 후 도윤이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 지아는 알 수 없었다.

무무는 몇 곡을 연주한 뒤 연주를 멈추고 도윤의 손을 토닥이더니 일찍 자야 한다는 듯 침대로 이끌었다.

도윤은 손을 뻗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착하지, 너 같은 아이를 둔 아빠는 분명 자랑스러울 거야.”

무무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고 도윤은 뺨에 부드러운 무언가 느껴졌다. 무무가 뽀뽀해 줬다는 걸 알아차리곤 무척 기뻤다.

“무무야, 내가 좋아?”

딸랑-

도윤은 이제 아이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었고 마찬가지로 기뻐하며 말했다.

“나도 무무가 좋아.”

아빠가 날 좋아한다고?

무무는 무척 기뻤다.

아이는 목에 걸고 있던 오색 비단실로 만든 구슬 목걸이를 벗어 도윤의 손목에 묶어주었다.

“나한테 주는 거야?”

딸랑-

“고마워.”

도윤은 딸이 선물한 특별한 구슬 목걸이를 어루만졌다.

“꼭 소중히 간직할게.”

무무는 기쁜 마음으로 도윤의 방을 나와 지아에게 돌아갔고, 지아가 자신의 옆을 툭툭 치자 새끼 고양이처럼 그녀의 품에 파고들었다.

무무는 지아의 손바닥에 ‘아빠’ 두 글자를 썼다.

초록색 눈동자를 마주한 지아는 처음으로 난감한 기분이 들었다.

무무에게 언니 오빠와 너는 아빠가 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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