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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0화

지아가 입을 열기도 전에 도윤이 덧붙였다.

“아가씨가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가씨를 좋아하는 건 내 일이고, 전 예전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고 아가씨 인생에도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을 겁니다. 다만... 아가씨를 좋아하는 건 내 자유이기도 하니까, 날 죽일 수는 있어도 좋아하는 마음은 막을 수 없어요.”

그 말을 듣고 있던 지아의 귓불이 달아올랐다.

‘무던하고 장난기 많은 사람은 어디 가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는 지아는 그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도윤은 어색한 분위기를 깨려고 이불을 걷어 내렸다.

“됐어요. 부담 느낄 필요 없다고 했으니까 데려다줄게요. 시간도 늦었는데 일찍 쉬어요.”

“아니요. 혼자 돌아갈게요. 어차피 별로 멀지도 않아요.”

“밤에는 배가 위험하니까 데려다줄게요.”

이미 일어나 재킷을 입은 도윤은 지아의 옷차림이 다소 얇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무심코 블레이저를 꺼내 어깨에 둘러주었다.

지아가 거절하기도 전에 도윤이 말했다.

“깨끗한 겁니다.”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저는...”

“알아요.”

도윤은 문 옆에 서서 지아를 향해 손을 뻗었다.

지아는 눈을 깜빡이다가 그제야 여자 혼자 배에 있는 것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도윤은 반쪽 가면을 써서 평범한 얼굴을 가렸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아우라는 더욱 위험하고 신비롭게 느껴졌다.

그 모습을 얼핏 본 지아는 도윤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바로 그런 생각을 뒤편으로 떨쳐버렸다. 도윤과 키는 비슷했지만 몸이 조금 더 튼튼했고, 강욱은 도윤보다 10킬로 정도는 더 마른 것 같았다.

늘 양복과 셔츠 차림으로 항상 넥타이를 매는 도윤은 주름 하나 없이 단정했고, 손짓 하나에도 귀족의 기품이 풍겨 나왔다.

하지만 강욱은 평소 정장을 입는 일이 드물었고, 흰 셔츠 맨 위 단추 두 개는 풀어헤친 채 셔츠도 바지 안에 넣지 않았다.

슈트는 활짝 열어 셔츠의 모서리가 드러나도록 입었다.

사람 자체가 캐주얼하고 편안해 보였고, 가면을 쓰고 있으니 사악한 방탕함이 더 느껴졌다.

지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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