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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1화

주원은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서둘러 껐다. 지아 앞에서는 늘 착한 소년의 이미지였던 주원의 얼굴은 약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주원이 독충 사람이라는 걸 지아가 안다고 하더라도 그곳에 제대로 된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주원은 최대한 감추는 쪽을 선택했다.

“지아 누나, 다 들었어요?”

지아는 배를 감쌌다.

“배가 아픈데 화장실 어디 있어? 방금 무슨 얘기 했어?”

하얀 얼굴에 조금의 의아함도 없는 걸 보아 조금 전 대화를 못 들은 것 같았다.

주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많이 아파요? 검사 한 번 더 할까요?”

“아니, 방금 초음파를 찍었으니 괜찮을 거야. 화장실부터 다녀올게.”

“알았어요, 지아 누나, 내가 도와줄게요.”

주원은 순한 모습이었다. 비록 이젠 성숙한 남자의 모습이지만 유치한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지아 앞에서는 그저 순진한 모습이었다.

화장실에 간 지아는 문고리를 닫는 순간 가슴을 움켜쥐었다.

몇 년 전의 일로 미루어 보아 주원은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순한 사람이 아니라 극단적이었고, 반대로 전효는 냉정해 보이지만 지아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짧은 순간 지아의 손에는 식은땀이 흘렀다. 역시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 1년 전의 치료가 효과가 있었기에 지난 1년 동안 병이 발작하지 않았다.

종양의 크기는 수술이 가능한 수준이어서 많이 아팠을 때보다는 훨씬 나아졌다.

주원은 지아를 낙태시키려고 일부러 의사와 공모해 가짜 결과를 만들었고, 지아는 그가 자신을 위해 그런 짓을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전효의 말처럼 혹시나 자신의 말대로 이 무고한 어린 생명을 지킬 수도 있지 않나.

해경과 소망도 지아가 아기를 낳겠다고 고집하지 않았다면 지금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흐릿했던 지아의 머릿속이 정리되며 지아는 결단을 내렸다.

아이 아빠에 대한 감정이 어떻든 아이는 결코 잘못이 없었고, 아이가 자신을 선택한 이상 그냥 포기할 수 없었다.

지아가 걸어 나오자 주원이 얼른 다가왔다.

“지아 누나, 좀 나아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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