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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윤영훈은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말없이 먹다 남은 포도를 다시 과일 접시에 던졌다.

오성민이 그를 보며 말했다.

“그때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하니까 지금 이 사달이 난 거잖아. 이번에는 깔끔하게 정리해야 해. 아니면 언젠가는 또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윤영훈이 유월영에 대한 구애와 고백은 비록 장부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그는 진심으로 유월영을 좋아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그렇게 그녀를 죽이기엔 마음이 망설여지고 있었다.

“일단 장부부터 찾고 그거 나중에 다시 보자고.”

오성민의 처진 속눈썹이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

소나기가 막 멎고 공기는 촉촉하고 차가웠다. 병원에서 나온 연재준은 무표정한 채로 계단을 내려가 차로 향했다.

하늘은 어둑어둑해졌다. 아직 가로등이 아직 켜지지 않아 그의 그림자는 기다랗게 늘어졌으며 그 모습은 마치 끝없는 어둠 속으로 향해가는 듯했다.

차에 오르기 전에, 그는 주 비서의 연락을 받았다.

“연 대표님, 지금 시간 되시면 집에 들르세요.”

하정은은 병원에 남아 이영화를 살리는데 남아있어서 운전기사가 그에게 차 문을 열어주었다. 연재준이 차에 올라타면서 물었다.

“아버지가 저를 찾으세요?”

“아닙니다. 회장님 요 며칠간 계속 악몽을 꾸고 잠꼬대도 하세요. 계속 고해양과 해양그룹만 되풀이하시는데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마음의 병이니 정신과 의사를 부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합니다.

연재준은 유월영과 장부를 잃어버린 이 두 가지 일이 연민철에게 이렇게 큰 충격을 줄 줄은 몰랐다. 그는 차창으로 밖을 내다봤다. 병원 간판도 밤바람에 싸늘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그는 냉정하게 말했다.

“그때 그런 일을 할 때 오늘 같은 날이 올 줄 생각했었어야죠.”

주 비서는 한숨 쉬면서 대답했다.

“그분도 다 해운그룹을 위해서 그런 것 아닙니까...”

“우선 정신과 의사를 알아봐 주세요.”

연재준은 운전기사에게 출발하라는 손짓을 했다.

“제가 지금 바로 갈게요.”

지금이 아마 그가 성인이 된 후 가장 부지런히 집에 들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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