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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5화

오성민이 다가가자 운전기사가 차에서 내려 뒷좌석의 문을 열면서 공손하게 말 걸었다.

“오 변호사님 아직 저녁 안 드셨지요? 저희 사모님께서 퓨전 한식집을 예약했는데 어서 가시죠.”

오성민이 물었다.

“사모님,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운전기사가 답했다.

“연씨 사모님이세요.”

‘뭐? 연씨라고?”

오성민은 염주를 만지작거리다 허리 숙여 차에 올랐다.

...

연재준을 따라 동해안으로 돌아온 유월영은 휑한 집안을 바라보며 할 말을 잃었다. 모든 위협이 될 만한 물건들은 모두 치워졌고 꽃병마저 도자기가 아닌 플라스틱이었다.

유월영은 냉소를 지었다.

“다음은 나를 여기에 가두고 나가지 못하게 하려고요?”

연재준이 외투를 벗자 가정부가 조용히 다가와 받아주었다.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부인 지금 무슨 말씀을 하는 거지. 내가 어떻게 당신을 감금하겠어. 당신이 그동안 너무 고생했으니 휴식도 하고 그래야 할 것 같아서 그래. 며칠 집에서 쉬어.”

이제 와서 유월영도 뾰족한 수가 없어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

“그래요. 쉴게요.”

유월영은 곧장 게스트 룸으로 올라가 문을 쾅 닫았다.

방문 닫는 소리에 집 전체에 울려 퍼졌고 연재준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채 셔츠 소매의 단추를 풀면서 담담하게 말했다.

“며칠 안 본 사이 성질만 나빠졌네.”

유월영은 침대에 몸을 웅크린 채 누웠다. 오늘은 잠을 못 잘 거라고 생각했지만 눕자마자 졸음이 쏟아졌다. 요 며칠 그녀는 자주 졸리는 듯했고 시간이 한 시를 가리키자 그녀는 곧 잠에 빠졌다.

눈을 감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무언가 그녀의 허리를 뒤에서 껴안는 느낌이 들었으며 익숙한 손길이 그녀의 몸에 닿았다. 유월영은 피곤함이 순식간에 사라져서 팔꿈치를 구부리고 힘껏 뒤로 몸을 뺐다.

“이거 놔요!”

연재준은 그녀가 반응을 예상하고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받쳐줬다.

“부인이 쉬면 남편도 쉬어야지.”

그는 목소리를 조금 더 낮춰 얘기했다.

“그렇게 막 부딪치면 어떡해. 거기 허리인데 삐끗하기라도 하면 남은 인생 어떡하려고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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