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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서슬기의 말이 떨어지자 수많은 매서운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

가장 차갑고 매서운 것은 노부인이다. 그 눈빛은 짙은 경고와 불만을 가지고 있다. 만약 이렇게 많은 사람이 현장에 있지 않았다면 서슬기는 분명 노부인이 휘두른 지팡이에 맞았겠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침을 꿀꺽 삼키고, 달갑지 않게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실수로 주태우의 발을 밟아 주태우는 아파서 엉엉 울기 시작했다.

서슬기는 화가 난 듯 따귀 한 대를 때렸다.

"울긴 왜 울어, 누가 죽었어?"

대여섯 살의 주태우는 흐느끼면서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엄마 나빠, 엄마는 마귀할멈이야. 나 이제 엄마 싫어!"

원래 기분이 언짢았던 서슬기는 주태우의 말에 체면이 깎이는 것 같아 또 뺨을 후려치고 싶었다.

두 사람은 거실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노부인은 어두운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

"나나야, 계약을 마치면 나와 같이 서재로 가서 좀 앉자."

도예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계약서에 사인한 후 허리를 굽혀 말했다.

"제훈이 동생을 잘 지켜, 엄마 금방 나올게."

도제훈은 애어른과 같이 웃으며 말했다.

"엄마, 동생은 나한테 맡기고 안심하세요."

도예나는 당연히 안심했다.

근 1, 2년 동안 도제훈이 철이 든 후로 도수아는 줄곧 도제훈이 돌봐 주었다.

도예나는 해외에 있었을 때 돈을 벌기 위해 많은 일은 신경 쓸 수가 없었다.

가끔 낮에 도예나가 출근하면 도제훈이 집에서 도수아를 아주 세심하게 보살폈다. 겨우 4살밖에 안 되는 도제훈은 오빠가 되는 법을 일찍 배웠다.

도예나는 노부인을 따라 서재로 들어갔다.

"나나야, 이 4년 동안 고생 많았어."

노부인은 도예나의 손을 잡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4년 전에 나는 줄곧 네가 홧김에 가출하여 숨어버렸다고 생각했지. 도진호 그 개자식이 너를 꼬박 8개월 동안 가두었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어. 나나야, 도씨 가문은 네가 죽었다는 사실을 공개한 후, 너한테 있던 주식을 네 이복동생 도설혜에게 넘겼어. 지금 네가 살아 돌아온 이상, 그 주식 반드시 원래대로 너에게 돌려주어야 할 것이야!"

도예나는 노부인의 무릎을 베고 누웠다.

노부인은 여전히 어릴 때처럼 그녀를 가장 아꼈다.

도예나가 도수아를 데리고 귀국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도수아가 더 많은 사랑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노부인은 그녀를 사랑했듯이 도서아도 사랑해 줄 것이다.

도예나는 낮은 소리로 말했다.

"외할머니 올해 여든셋인데 더 이상 이런 일로 신경 쓰지 마세요. 원래 내 것은 내가 직접 가져올 테니까 안심하세요. 난 이미 천방지축의 도씨네 아가씨가 아니에요. 날 위해서, 그리고 그 이유 없이 억울하게 죽은 두 아이를 위해서... 진실을 파헤칠 거예요."

도예나의 눈앞에는 창고 바닥에 누워 있던 시퍼런 얼굴의 두 아기가 아른거렸다.

죽은 두 아이는 그녀의 아이들이다.

소리 없이 죽었는데 어디에 묻혔는지도 모른다...

도예나의 눈가에는 눈물이 차올랐다.

"우리 나나 착하지, 다 지나갔어, 울지 마..."

노부인은 도예나의 등을 두드렸다.

"돌아온 이상 서씨 가문 집에서 잘 살아야 해. 이곳을 네 집이라고 생각하고...."

도예나는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었다.

서씨 가문의 권력은 노부인한테 있다. 노부인이 그녀를 환영하니 그녀도 이곳에서 지낼 용기가 생겼다.

게다가 서씨 가문에 헛되이 사는 것도 아니다. 도예나가 개발한 칩은 서씨 그룹이 한 단계 더 올라가기에 충분하다.

여기서 살아도 그녀는 양심의 가책을 느낄 필요가 없다.

두 사람이 말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하늘땅을 뒤흔드는 듯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노부인은 미간을 찌푸렸다.

"태우 또 우는 거 아니야?"

서슬기는 친정에 올 때마다 매번 아들 주태우를 데리고 왔다.

그리고 또 매번 난리를 피웠다.

노부인은 참견하기 싫어서 계속 도예나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왠지 모르게 도예나는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그녀는 몸을 일으켜 문밖으로 나갔다. 문을 열자마자 그녀는 도수아의 뺨을 후려치려고 하는 서슬기가 보였다. 서슬기는 손바닥을 도수아의 뺨을 향해 휘둘렀다.

도수아는 곧 닥쳐올 위험을 예견하지 못한 듯 멀뚱멀뚱한 얼굴로 서 있었다.

"당장 그만둬!!"

도예나는 큰 소리로 소리를 지르며 다급히 달려갔다.

서슬기는 실눈을 뜨고 더욱 모질게 도수아의 뺨을 때렸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도예나를 미워했다. 도예나는 분명 서씨 집안 사람이 아닌데 늘 서씨 집안의 덕을 보았으니 말이다.

정작 서씨 집안의 아가씨인 서슬기는 도예나에게 모든 사랑을 빼앗겼다.

그 뒤에 도예나가 누군지도 알 수 없는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고 성남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니 서슬기는 아주 통쾌해했다.

그러다가 도예나가 사생아를 낳고 자살했다는 소식에 서슬기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서슬기는 그녀가 살아 돌아올 줄 생각도 못 했다.

그리고 돌아오자마자 그녀에게 맞섰다.

허!

도예나를 상대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설마 이 꼬마에게도 상대가 안 될까?

그녀의 손바닥은 빠르고 급하게 도수아의 얼굴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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