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알아요. 심성이 착한 사람이에요. 저에게 30만 원이라는 거금도 빌려줬어요.”“하하하 네가 이해하면 되지.”십여 분 후, 조 의원을 모시러 나간 임하운이 조 의원과 함께 저택에 도착했다.조중헌이 큰 소리로 진시우를 불렀다.“시우 동생!”진시우도 소파에서 일어나 조 의원을 반갑게 맞이했다.“조 의원님.”임하운이 그런 진시우를 여전히 노려보고 있었다. 그때. 임아름과 백설아가 함께 주방에서 나왔다. 백설아가 조 의원을 살갑게 맞이했다.“조 의원님, 어서 오세요. 안으로 드시지요!”조중헌이 웃으며 말했다.“사모님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풍성한 음식도 마련해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백설아가 말했다.“저희 아버님을 구해주신 은인한테 이까짓 음식이 뭐라고요. 조 의원님한테 신세 진 것의 천분의 일도 안됩니다.”조중헌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과찬이십니다. 시우 동생만 아니었다면...”임아름이 그의 말을 가로챘다. “조 의원님, 저 자식 좋은 말만 하지 마세요. 저 나쁜 자식이 양 똥을 할아버지한테 먹이려고 했다니까요!”“양 똥 몇 알을 갖고 오더니 약초라 하면서 할아버지한테 거짓말까지 했어요!”임아름의 말을 들은 임하운의 표정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라고?”조중헌이 멍한 표정으로 물었다.“그럴 리가요?”안색이 좋지 않은 임호군이 차가워진 분위기를 급히 수습했다.“아무 일도 아닐세. 내 손녀가 오해했어. 시우가 나를 해칠 일이 뭐가 있겠는가.”임하운이 차갑게 쏘아붙였다.“아버지, 우리 아름이가 어디 거짓말을 할 아이입니까? 이런 일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집에서 맘 편하게 있을 수 없을 겁니다.”임호군의 낯색이 더욱 일그러졌다. 부녀가 진시우에 대한 오해가 더욱 깊어졌다. 그는 외부인이 있는 자리에서 진시우의 체면을 챙겨야 된다고 생각했다.진시우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진시우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을 한 조중
흐뭇한 표정으로 밥을 먹는 조중헌과 반대로 임호군은 밥을 먹는 내내 표정이 울적했다. 조중헌이 떠나기 전 임호군에게 두 알을 나눠주고 나서야 그의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아까 있은 일 때문에 어색한 부녀는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곤 했다.진시우가 임 노인의 뒤를 쫓아다니며 잔소리를 한 후에야 임 노인은 화만루를 입에 넣었다.임호군이 말했다.“시우야, 화만루 약효가 아주 좋은 것 같아. 아까보다 많이 편해졌어.”진시우가 물었다.“할아버지 솜씨도 좋으신 것 같은데, 젊었을 때 누구에게 맞아서 이렇게 되신 거죠?”임호군은 손을 저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젊고 혈기왕성할때 있은 일이지. 기분나쁜 말을 하지 말자구나. 살아있다보면 언젠간 갚을날이 오겠지.”임호군이 말을 아끼자 진시우도 더 묻지 않았다.정신이 맑아진 임호군은 진시우를 끌고 바둑을 몇 판 두었다.오후 두시쯤. 예쁘게 꾸민 임아름이 핸드백을 들고 내려왔다.“아가야, 어디로 가는게냐?”임호군의 물음에 임아름이 대답했다.“이안이랑 커피 마시러 가요.”“그래? 마침 잘 되었구나. 시우도 데리고 나가거라. 친구들에게 남편을 소개시켜주는 자리가 되겠구나.”임호군이 웃으며 말했다.할아버지의 말을 들은 임아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녀는 진시우와 함께 친구들을 만나러 가고싶지 않았다. 이안이 자신을 놀릴게 뻔했다!진시우를 바라본 그녀는 위협적인 눈빛을 보냈다.그녀의 위협적인 눈빛을 무시한채 손에쥔 바둑을 놓은 그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할아버지 말씀이 맞아요. 어차피 저는 한가하니까요.”이 뻔뻔한 놈이 지금 나랑 같이 나가겠다는 거야? 임아름의 두눈이 경악으로 바뀌었다.할아버지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임아름은 마지못해 억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 그러자. 같이 가면 되지.”임아름과 함께 저택을 나선 진시우는 그녀의 붉은 애마에 올라탔다.엑셀을 있는 힘껏 밟은 임아름은 조수석에 앉은 진시우를 보며 물었다.“너, ‘낄끼빠빠’ 라고 들어 밨어?”진시우가 창밖을 보며 말했
이현문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져 마음이 조급해 죽겠는데 어디서 근본도 없는 젊은이가 나타나 조중헌의 침술을 방해하는 모습에 화를 참을 수 없었다.“거기 젊은이. 우리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아직 잘 모르는 것 같은데, 만약 여기서 큰일이라도 생기면 약만당은 당장 문을 닫아야 될지도 몰라!”진시우는 그의 오만한 자태를 보는 것도 귀찮았다.조중헌을 보며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차있었다.“첫 번째 혈자리, 백회혈.”조 의원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백회혈에 침을 꽂았다. 진시우는 계속하여 혈자리를 가리켰다.“두 번째 혈자리, 신정혈.”침이 다시 한번 정확하게 혈자리를 찾아갔다.“세 번째 혈자리, 신궐혈.”“네 번째...”열여섯 개의 침들이 열여섯 개의 혈자리에 꽂혀 있었다. 담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 같았던 노인의 호흡이 평온해지더니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이병천 노인은 감았던 두 눈을 천천히 떴다. 고비는 넘긴 셈이다.조중헌은 몸을 천천히 일으키며 진시우를 향해 허리를 굽혔다.“시우 동생, 고마워. 오늘도 너의 도움을 받았구나!”깜짝 놀란 이현문은 황급히 이병천의 곁으로 다가가 부축했다.“아버지, 괜찮으세요?”이병천은 머리를 가로저으며 말했다.“괜찮아...”이현문의 부축을 받은 그는 진시우를 보며 정중하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내 목숨을 구해준 젊은이. 고마워.”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말다툼 소리를 들었다.진시우가 담담한 어투로 대답했다.“별말씀을요. 다 나으셨다면 이제 돌아가셔도 됩니다. 다시는 약만당에 발걸음을 하지않기를 바랍니다. 조 의원은 당신들의 귀한 목숨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이현문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너 이 새끼 너...”“조용!”이병천의 호통소리에 이현문은 급히 하던 말을 멈췄다.긴 숨을 내쉰 이병천은 조중헌을 향해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조 의원님, 제 아들이 마음이 급했나 봅니다. 제가 대신 사과드립니다.”조중헌도 겸손하게 말을 이
“네...”백설아를 가만히 지켜본 진시우는 백설아가 자신을 싫어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내가 할아버지를 구해줘서?혼자 사색에 잠긴 그는 자신이 임아름과 각방을 쓰는 것도 도리에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아주머니, 안녕히 주무세요.”임아름의 방문 앞에 도착한 진시우는 문을 두드렸다. 방에서는 아무런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다. 자신을 지켜보는 백설아의 시선을 느낀 그는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솨--욕실에서 나는 소리를 들은 진시우는 임아름이 왜 문을 열어주지 않았는지 알 것 같았다. 진시우는 땅바닥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임아름의 물건을 마음대로 만지지도 않았다.10여 분 후. 샤워를 마친 임아름은 가운만 걸친 채 욕실을 나왔다.샤워가운 아래 곧게 뻗은 두 다리는 섬세하고 아름다웠다.풍만한 가슴을 꼭 감싼 샤워가운 사이고 가슴골이 보였다.하얀 목덜미를 지나 예쁜 얼굴 위로 맑은 눈동자가 진시우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음...”진시우는 다급하게 변명하듯이 말을 꺼냈다.“아주머니가 들어가라고 해서 들어왔어.”“너... 너... 너...”머리가 하얘져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너’ 만 외친 임아름은 간신히 이성을 되찾았다.“뒤돌아서, 이 변태 자식아!”임아름의 두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진시우가 황급히 뒤로 돌았다. 임아름은 잠옷을 꺼내 욕실로 들어가 입고 나왔다. 욕실에서 나온 임아름은 진시우를 당장 잡아먹을 것처럼 노려보고 말했다.“넌 아무것도 보지 못했어! 말도 꺼내지마! 눈을 확 파버릴 거니까!”“웅, 그래.”진시우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화가 아직 풀리지 않은 임아름은 몸을 덜덜 떨었다.그녀는 장롱에서 꺼낸 이불을 바닥에 던지며 말했다.“넌 바닥에서 자! 3가지 지켜야 할 규칙이 있어!”“내가 없을 때 방에 들어오지 않는다! 내 동의를 맡고 방에 들어온다! 밖에서 아는척하지 않는다!”“그래.”진시우는 흔쾌히 승낙했다.침대에 누워 진시우에게 등을 올린 임아름은 이안에게 문자를 했다.
진시우가 영업부장 김석우를 찾았다.김석우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보며 말했다.“뒤에 있는 저 사무실로 가면 돼. 영업 4팀 부팀장 환영해.”“고맙습니다. 김석우 부장님.”김석우의 의미심장한 표정을 발견하지 못한 진시우는 그가 알려준 사무실로 향했다.진시우의 뒷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본 김석우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꼰대 4팀에 안배되다니. 회장님 눈 밖에 낫나? 어린 친구가 너무 불쌍하잖아!”...영업 4팀 문이 열렸다. 사무실을 가득 채운 담배연기, 이상한 옷차림의 일곱 남녀. 그들은 게임을 하며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셨다. 여기가 영업 4팀이라고? 이 사람들 회사 직원 맞아?입에 담배를 문 남자 빡빡이가 그를 향해 다가와 물었다.“네가 진시우야?”진시우는 고개를 끄덕거렸다.빡빡이 남자가 담배를 땅에 힘껏 던지며 소리쳤다.“야! 때려!”빡빡이 남자의 말에 게임을 놀던 사람들이 휴대폰을 놓고 서랍에서, 책상 밑에서 몽둥이를 꺼내고 진시우를 향해 내리쳤다.이게 뭐야? 처음 보는 사람들인 것 같은데? 진시우가 멍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마음이 답답했지만 이 사람들부터 해결해야지.팡툭팡팍!3분도 안 돼 사무실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코피를 흘리고 있는 빡빡이 머리가 머리를 감싸 안고 땅바다게 쭈그리고 앉았다.“형. 형... 때리지 말아 주세요...”“이름이 뭐야?”“형, 제 이름은 천동이에요!”“왜... 나를 죽이려고 한 거야?”영업 4팀에, 팀원들은 모두 LS그룹 임원들 자식이었다. 천용 그룹에 발목을 잡히기 싫었던 LS 그룹 임원들이 망나니 자식들을 한곳에 넣어 두었던 것이다. 재벌집 도련님들이었네!영업 4팀의 우두머리, 천동은 임아름의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앞으로의 회사 생활이 험난할 뻔했어...”샤워가운을 두르고 있어 제대로 보지도 못했는데, 이런 일로 뒤통수나 치고. 그때, 천동의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한 천동은 진시우를 보며 물었다.“형님... 아름 아가씨 전화...”“어떻게 말해
강한 충격에도 진시우는 쓰러지지 않았다. 진시우가 차에서 내렸다. 네 대의 차에서 각각 한 사람씩 내렸다. 착하게 생긴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모두 죽을 각오로 덤비는 것 같았다. 네 사람은 진시우를 포위망에 가두었다.진시우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들을 보며 물었다.“천용 그룹이 보낸 사람이야?”칼을 손에 쥔 남자가 진시우를 응시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다친 곳이 없어...”자신도 정신을 차리기 힘든 충격이었다. 눈앞의 이 사람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았다.“형님, 이 새끼 죽일까요!”다른 한 사람이 고함을 지르며 진시우에게 달려들었다.콧방귀를 뀌며 한발작 앞으로 다가간 진시우의 주먹에 맞은 남자 미처 반격도 하지 못하고 날아갔다.“음? 무예가 뛰어나는 사람이야!”형님이라고 불린 남자의 얼굴빛이 묘하게 변했다. 진시우와 눈빛을 마주한 그의 심장이 두근거렸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진시우를 노려본 우두머리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해진 어르신이 하려는 일을 망치다니. 넌 죽었어.”“오늘 운이 좋은 줄 알아. 내일은 이렇게 좋은 운이 없을 거야.”말을 끝낸 그는 철수하자는 명령을 내렸다. 다른 두 사람이 진시우에게 맞은 남자를 부축하고 재빨리 철수했다.교통경찰이 도착한 후 임아름에게 다가가 큰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한 후 바로 그들의 뒤를 쫓아갔다.오늘 반드시 그들을 없애버려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임아름에게 이런 위기가 다시 찾아올 것이다.그녀에게 일이 생긴다면 할아버지께서 너무 힘들어하실 것 같았다.진시우가 그 남자들을 금방 쫓아갔다. 우두머리 남자가 서슬 푸른 눈빛으로 진시우를 보며 말했다.“감히 여기까지 쫓아오다니. 죽음을 자초하고 있구나!”펑펑!총알이 진시우를 향해 발사되었다. 다가오는 총알을 피한 진시우의 속도가 조금 느려졌다.진시우는 손에 집히는 대로 몇 개의 작은 돌멩이를 주워서 도망치는 사람들을 향해 집어던졌다.퓽퓽--작은 돌멩이가 뜻밖의 위력을 과시하며 몇
저택으로 돌아온 백설아는 진시우에게 라면을 끓여줬다.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백설아는 진시우를 위로하며 다독여주었다.진시우는 설아 아주머니가 참으로 온화한 성품을 가진 사람이라고 감탄했다.별다른 이상이 없었던 임아름은 10시가 좀 넘어서 저택으로 돌아왔다.진시우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길에는 진시우에 대한 미움이 더욱 커졌다.침대에 누운 그녀는 이안에게 문자를 보냈다.임아름이 오늘 겪은 일을 들은 이안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진시우를 더 크게 혼내야겠다고 생각했다.진시우에게 오만정이 다 떨어진 임아름은 이안이 하는 말에 함께 맞장구를 칠 흥미도 없어졌다.진시우를 상대하는 것은 자신의 시간만 랑비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이튿날 아침, 임아름은 다른 날보다 출근을 조금 늦게 했다. 진시우는 기사님 차를 타고 회사에 도착했다.회사 건물에 들어서려는 그때, 안경 낀 남자가 그를 향해 걸어왔다.“야, 해진 어르신 호출. 나랑 같이 가자.”안경 낀 남자의 가늘게 뜬 눈은 무척 사나워 보였다.해진 어르신?어제저녁 임아름을 습격한 무리가 말한 사람?진시우가 웃으며 말했다.“가자.”안경 낀 남자의 이름은 관동현. 해진 어르신의 수양아들이다.진시우를 차에 태운 남자는 해진 어르신이 있는 곳으로 달렸다.“해진 어르신은 어떤 분이야?”관동현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해진 어르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면서 함부로 끼어들었어? 어쩐지 죽자고 덤벼들더라!”진시우가 물었다.“그렇게 대단해?”“그럼!”관동현이 진시우를 비웃으며 말했다.“내 의부 방해진은 온양시 제 일 두목이셔! 얼마나 대단하신 분이신데!”“오천용이 우리 임대표 죽이라고 시켰어?”진시우가 물었다.“다 알고 있으면서 왜 그렇게 어리석은 행동을 했어?”관동현의 조롱 섞인 말에 진시우는 웃기만 할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얼마 후, 관동현은 진시우를 데리고 호텔 스위트룸으로 왔다.로비에 들어서자 마흔이 되어 보이는 뚱뚱한 중년 남자가 소파의 정중앙에 앉아 있었다.
똑똑하네… 눈치가 빠른 것도 재능이라면 재능이지.진시우가 씩 웃더니 거들먹거리며 자리를 떴다.같은 시각 LS그룹.천용 그룹의 오천용 회장이 임아름을 만나려고 이사 사무실로 쳐들어왔다.“임 대표, 저승 문 앞까지 갔다가 살아 돌아온 느낌이 어때?”오천용이 야유하며 온양시에서 제일 예쁘다고 소문난 미녀 대표를 쳐다보았다.임아름의 얼굴이 구겨졌다.“회장님께서는 꼭 그렇게 양아치 같은 짓을 하셔야 했습니까?”오천용은 그렇지 않다는 듯이 웃었다.“무슨 말을 그렇게 하나. 이 오천용이 젊었을 때 어떤 일을 했었는지 임 대표 자네가 모르는 것도 아니지 않나?”“그저 오랜만에 본업 때 쓰던 수법을 써봤을 뿐이지, 그게 어떻게 양아치 짓이겠나?”임아름은 어제 있었던 사고만 생각하면 아직도 심장이 벌렁거려서 정신을 차리기 어려웠다.오천용의 눈이 음흉하게 번뜩였다.“임아름, 전성 인터내셔널은 이만 포기하도록 하게. 아니면 이렇게 멀쩡하게 돌아다닐 수도 없을 수 있어!”“방해진이 어떤 사람인지는 자네도 잘 알고 있겠지? 만약 나를 진짜로 화나게 한다면 자네 정도는 방해진 혼자 힘으로 충분히 짓밟아 버릴 수 있어!”임아름은 속마음으로는 떨고 있었지만 어금니를 꽉 깨문 채 물러서지 않았다.오천용은 슬슬 짜증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가 짜증을 내면서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야?”상대방이 무슨 말을 했느지 모르지만 갑자기 그가 벌떡 몸을 일으키더니 경악하며 소리쳤다.“방해진이 죽었다고?”말을 뱉자마자 아차 싶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그는 전화를 끊고 굳은 표정으로 임아름을 쏘아보았다.“임아름, 자네 이번에는 운이 좋았어! 하지만 방해진 하나 없다고 해서 끝일 거라 생각하지 말게. 나는 언제든지 ‘해진’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으니까! 절대 전성 인터내셔널에서 발을 빼지 않을 테니가 어디 한번 두고 보자고!”오천용은 말을 마치고 급하게 임아름의 사무실을 나왔다.임아름은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믿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