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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수표를 건네주다

아!

이옥란이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신속하게 왕대표를 발로 찼다. “왕대표님, 이거 놓으세요! 제가 누군지 제대로 확인해보세요. 전 하서관이 아니에요! 사람 잘못 보셨어요!”

왕대표는 끊임없이 이옥란의 옷을 찢어댔다. "예쁜 아가씨, 그만 발버둥 쳐요. 하하하."

"이거 놔! 사람 살려! 살려주세요!" 이옥란이 목청이 터져라 소리쳤다.

그때, '퍽'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열렸다. 제복을 입은 경찰들이 방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신고받고 왔습니다. 여기서 성매매를 하신다고 들었는데. 지금 당장 서로 같이 가주시죠. 조사가 필요합니다!"

경찰이 왕대표를 제압했다.

놀란 이옥란은 신속하게 옷을 정리했다. "저희는 아니에요! 경찰서에 가지 않겠어요!"

"협조 부탁드립니다. 데려가!"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이옥란은 알지 못했다. 그녀는 경찰에 의해 수갑이 채워진 채로 강제적으로 끌려갔다. 바 중앙을 지나가자 주위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젊었을 적 이옥란은 영화계의 거물이었다. 하진국에게 시집간 이후부터 그녀는 서서히 영화계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 아직도 그녀는 사람들에게 영화계의 전설로 불리고 있었다.

빠르게 그녀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나타났다.

-저것 봐! 이옥란이야!

-어머나, 무슨 일이길래 저렇게 끌려가는 거야?

-못 들었어? 무슨 백화점 대표랑 구르다가 딱 걸렸다던데? 저기 앞에 있는 뚱땡이가 쟤 불륜남이래.

-빨리 핸드폰으로 사진 찍어! 완전 빅 뉴스다!

이옥란이 거금을 들여 유지한 명성인데… 성매매 현장이 잡혀 주위 사람들한테 사진이나 찍히고 있는 상황이라니. 이옥란의 멘탈이 나가버렸다. "찍지 마! 찍지 말라고!" 그녀가 소리쳤다.

그때 하진국은 6성급 호텔에서 대표들을 접대하고 있었다. 대표들이 웃으며 말했다. "하대표, 오늘 하부인은 왜 안 나왔나?"

이옥란은 연예계 물을 먹은 사람이었다. 그녀는 인맥이 넓은 데다가 팔방미인이었다. 그녀와의 결혼이 그에게 힘이 돼주었다. 그녀는 그의 오른팔이 되어 자주 접대자리에 참가했다. 덕분에 하씨 의료도 많은 투자를 받게 되고 사업도 점점 일어서기 시작했다.

하진국이 웃었다. "오늘 집사람이 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고 해서, 그래서 같이 못 왔어요."

사람들이 혀를 내두르며 칭찬을 하기 시작했다. "하대표, 영화계의 거물이 내조를 해준 세월이 얼마야. 정말 존경스럽다니까!"

하진국은 허영심이 넘쳤다. 하진국은 자신의 체면이 올라가는 걸 세상에서 제일 좋아한다. 그 말에 그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그의 얼굴이 반짝거렸다.

그때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전화가 왔다.

-하대표, 하부인 전화 아니야? 어디 가지 말고 여기서 받아. 하대표가 딴짓 안 하고 있다는 거 우리가 증명도 해주고 말이야.

사람들이 떠받들어주는 기분 너무 좋다. 하진국은 전화를 받더니 스피커를 켰다. "여보세요."

전화기 너머로 목소리가 전해졌다. 스피커를 켜서인지 그 말이 모든 사람 귀에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하진국씨 맞으시죠? 부인이신 이옥란씨께서 성매매를 한 정황이 포착되었습니다. 변호사와 함께 수속 밟으러 와주셨으면 합니다."

성…매매?

하진국의 몸이 얼어버렸다.

그때 대표들이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이옥란이 성매매를 했다는 소식이 인터넷에 깔려있었다. 실시간 검색어 1위였다.

사진 속, 이옥란의 옷은 흐트러져 있었다. 그녀는 멘탈이 나간 상태로 포효하고 있었다. 앞에 있던 왕대표는 옷을 입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

사람들이 댓글을 남기고 있었다.

-이옥란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몰래 모텔이나 가다니.

-이옥란도 연예계 사람인 거 잊었어? 깨끗해봤자 얼마나 깨끗하다고. 이옥란 과거 잘 캐보면 알게 될 거야. 세컨드 전문이라는 거.

-이옥란 이미 결혼하지 않았나? 남편이 불쌍하다.

대표들은 서로 눈을 마주쳤다. 파래진 하진국의 얼굴에 그들은 새어 나오는 웃음을 삼켜버렸다. "하대표, 얼른 가봐. 하부인 데리고 와야지."

이옥란과 왕대표는 유치장에 갇혀있었다. 빠르게 하진국이 변호사를 데리고 경찰서로 왔다.

변호사가 수속을 밟은 후, 하진국이 이옥란의 앞에 다가왔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가자."

이옥란은 하진국을 따라 경찰서를 나왔다. 그녀는 하진국의 소매를 붙잡으며 애원했다. "진국씨, 나 이제 알았어. 이게 다 하서관이 벌인 짓이야. 걔가 오늘 약속을 받아들인 것도 다 날 함정에 빠뜨리려고 그런 거야!"

하진국이 차갑게 이옥란을 쳐다보았다. "그러니까, 네가 왕대표랑 침대에서 구른 게 다 하서관이 한 짓이라는 거지?"

"맞아."

"네 스캔들이 지금 실시간 검색어 올라서 댓글이 백만 개 넘게 달리는 것도 하서관이 한 짓이야?"

인터넷에 떠돌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심할 줄은 몰랐다.

연예계에 그렇게 오래 있었는데 고작 스캔들로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게 되다니.

이옥란의 마음속에서 증오심이 피어올랐다. 주먹 쥔 손의 손톱이 그녀의 살점을 파고들었다. "맞아. 다 하서관이 꾸민 짓이야. 걔가…"

하진국은 손을 들더니 이옥란의 뺨을 내려쳤다.

퍽. 이옥란이 그대로 바닥에 엎어졌다. 너무 세게 내려쳤는지 그녀의 입가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이옥란은 멍해졌다. 결혼한 후부터 지금까지 자신을 아껴주던 사람인데. 오늘 하진국은 처음으로 그녀에게 손찌검을 했다.

"진국씨, 왜 때려요?"

하진국은 이를 악물었다. 그의 인상이 사나워졌다. "이옥란, 서관이 이제 금방 시골에서 올라왔어. 걔한테 이런 짓할 능력이 어디 있어? 내가 널 얼마나 아꼈는데! 보답을 이렇게 하나? 평생 가꾼 내 명성과 체면이 너 때문에 다 박살 났잖아!"

이옥란은 그제야 알았다. 자신이 하진국의 역린을 건드렸다는걸. 하진국은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됐으니, 그녀에게 화풀이를 할 수밖에.

"기사는 내가 어떻게든 막아볼게. 앞으로 왕대표 얘기 다시는 꺼내지 마. 너도 당분간 조용히 지내고!"

말을 끝내고, 하진국은 자리를 떠났다. 그는 이옥란을 버린 채로 떠나가 버렸다.

이옥란은 이를 악물었다. 그녀는 악독하게 이름 하나를 뱉어냈다. "하서관!"

곽서택은 이 상황을 보며 연신 박수를 쳤다. "형, 형수님 너무 대단한 거 아니야? 이거 봐. 새엄마라는 사람 좋은 날 다 갔네."

육한정은 두 손을 주머니 안에 꽂아 넣었다. 예상했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의 부인은 항상 그에게 놀라움을 안겨준다.

그녀는 수수께끼와도 같았다. 그는 서서히 그녀에게 끌리고 있었다.

"먼저 갈게."

육한정이 떠나려고 몸을 옮기려는 그때 사람 그림자가 그를 가로막았다. 하소정이었다.

하소정은 심보가 나빴다. 하지만 그녀는 이옥란의 수단을 물려받지 못했다. 간사하고 질투심이 많았으며 귀엽지도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엄마 아빠한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지 못했다. 그녀의 마음은 온통 육한정한테 가 있었다.

하소정이 수표 하나를 꺼내 들었다. "기생오라비씨! 이 돈, 당신 줄게요! 앞으로 하서관이랑 놀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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