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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4화 얼마나 더 안고 있을 거야

박태준은 미간을 찌푸리고 담배를 피우려고 싶었지만 오늘 담배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평소 가끔 담배를 피우고 싶을 때가 있어도 참았지만 오늘은 참을수록 짜증이 났다.

게다가 기민욱이 계속 귓가에 재잘거리는 바람에 더 짜증이 났다.

"나가서 담배 한 대 피우고 올게.”

기민욱은 그를 지켜만 볼 뿐 막지 않았다.

재경 그룹에서 손님들을 위해 담배를 준비해서 식당에 두었다.

밖에 작은 발코니가 있어 흡연구역으로 안성맞춤이었다.

그러나 이미 그곳에는 사람이 많이 있는지 얇은 커튼뒤로 사람들의 그림자가 희미하게 비쳤다.

박태준은 발코니로 가지 않고, 바깥 정원으로 나갔다.

그는 외투를 걸치지 않았다.

유리문이 열리자 바람이 눈송이를 휘날리며 그의 옷깃사이로 불어 들어왔다.

박태준은 찬 바람에 살을 칼로 베인 듯한 통증을 느꼈고, 밖으로 나온 지 불과 1분도 채 되지 않아 온몸이 얼었다.

담배를 든 손도 걷잡을 수 없이 떨리기 시작했고, 입술은 푸른빛을 띠었다.

한기가 마음속의 짜증까지 가라앉히며, 너무 추워서 다른 생각은 전혀 할 수 없었다.

바람이 불어 담배 연기가 매우 빨리 타올랐다.

박태준은 담배를 껐지만 연회장에 들어가지 않고 뒤쪽으로 돌아가 안전통로로 위층으로 올라갈 준비를 했다.

……

위층 방.

욕실에서 나온 사람은 나유성이었다.

그는 호텔에서 제공하는 가운을 입고 허리띠를 느슨하게 맨 채 머리카락에서 물을 뚝뚝 떨어뜨리고 있었다.

욕실 문을 열고 나오는 나유성은 놀라 물었다.

"왜 네가 여기 있어?”

"어떤 웨이터가 나에게 시어머니가 정원에서 넘어져서 부축을 받아 이 방으로 와서 쉬고 계시다고 말했어. 그래서 방으로 올라와 문을 두드렸는데 아무 대답도 들리지 않고, 방문도 열려 있어서 들어왔어.”

"비서에게 갈아입을 옷을 가져다 달라고 해서 문을 닫지 않았어. 그리고 아주머니는 본 적이 없는데?”

분명히 속은 것이다.

상대의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이곳에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된다.

신은지가 막 몸을 돌려 나가려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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