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팀은 다음 날 점심이 되어서야 이 사태를 알게 되었다.전날 밤에 다들 파티를 벌이느라 식당에서 나온 후 2차까지 갔고 호텔로 돌아온 후에도 각자의 방에서 라이브를 보며 야식을 먹었다. 그렇게 밤늦게까지 놀다가 잠들고 깨어났을 땐 이미 점심이 되었다.단오혁은 깨어나자마자 핸드폰에 가득 도배된 부재중 전화와 문자를 발견했다.아직 비몽사몽 한 상태였던 터라 눈을 비비며 핸드폰을 든 채 그대로 다시 잠들어버렸다.한참 지나고 나서야 그는 갓 잡아 올린 활어처럼 벌떡 일어나 싸늘해진 얼굴로 메시지와 각종 소식을 확인했다.인터넷에
그렇게 강하랑은 속으로 비싼 스킨케어 제품을 쓰면 피부도 상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며 신나게 밤을 새웠다.다음 날 눈을 뜨고 나서야 그녀는 인터넷에 떠들썩하게 돌고 있는 게시글을 보게 되었다.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 화가 날 지경이었다.원래 비몽사몽 한 눈으로 핸드폰을 조금 보다가 일어날 생각이었지만 논란의 게시글을 보고 나니 눈이 절로 확 뜨였다.‘플립스가 우승을 조작해 XH의 뒷돈을 받고 일부러 져줬다고?'‘허, 웃기지 말라고 해. 이 게시글을 쓴 사람은 경기를 보긴 했대?!'‘대체 누가 조작했다는 거야! 정말 이런
강하랑은 핸드폰을 한참 보고 나니 점차 흥미를 잃었다.조롱 가득한 댓글 사이사이로 경기를 본 것 같은 사람들의 미약한 목소리가 들렸다.그들은 XH의 실력은 강하다며, 전체 경기를 보았을 때 우승할 정도인 거는 확실하다며, 영상 속 실수 연발하던 선수는 그날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그런 거라며 말했다.그러면서 플립스도 이미 최선을 다한 것이고 뒷돈을 받고 경기에서 일부러 져준 것이 아니라고 대신 말해주었다.다만 유감스럽게도 개인 계정이라 누구도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논란이 계속되자 댓글창은 이미 악플로 도배되었다.
단톡방에 소녀가 했던 말처럼 E 스포츠 예능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보통은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휴식기를 가질 때 많은 방송국에서 예능을 새로이 만들기도 하면서 프로 게이머들을 사람들에게 알렸다.서로 다른 팀의 선수들을 한곳에 모이게 하면 예능에서 꽤나 재밌는 장면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설령 경기장에선 라이벌이었다고 해도 경기장 밖에선 서로 친한 사이였다. 장난도 치는 그런 친구 사이 말이다.업계가 발전한 뒤로 E 스포츠 예능을 시청하는 사람도 꽤나 많아졌고 선수들끼리도 우정을 쌓고 있었다.지금의 상황에서도 네티즌들이 그들을
문 앞에 서 있는 남자에 강하랑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늦게 기상했을 뿐만 아니라 세수를 하자마자 앉아서 핸드폰을 보았기에 아직 화장이나 잠옷을 갈아입지 않은 상태였고 머리마저 정리하지 않아 많이 부스스 하였다.남자의 거대한 형체에 문 뒤에 숨으며 작게 물었다.“저기... 대표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연유성은 고개를 숙였다. 강하랑의 깔끔한 민낯이 시야에 들어왔다. 강하랑은 그를 조금 경계하는 듯했다.자신을 경계하고 있음을 눈치챈 연유성은 입술을 살짝 틀어 물다가 허벅지를 톡톡 두드리던 손가락이 멈추었다.그는 물
강하랑은 웃으며 답했다.“유혁 오빠, 대충 배를 채우겠다니요. 여기 호텔 식당 리뷰가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많은 사람들이 여기 호텔 음식 먹겠다고 일부러 이 호텔로 예약한단 말이에요. 그런데 대충? 씁, 대충은 너무 했다. 안 그래요, 오빠?”단유혁도 따라 웃었다.“그래그래, 이 오빠가 잘못했네. 그럼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날까?”강하랑은 응답을 하곤 전화를 끊었다.엘리베이터 입구로 가자 강하랑은 의외의 인물을 만났다.바로 송유나였다.인터넷에 떠도는 글이 있긴 했지만 마침 점심시간이라서 그런지 여기서 만나게 된 것 같았
점심 식사는 다들 빠르게 끝냈다.원인은 간단했다.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을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여론은 선수 한 명만 물고 늘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양 팀과 회사, 그리고 후원 기업들을 물고 늘어졌다.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1분 1초가 아까운 상황이었다.딱히 할 일이 없었던 강하랑도 그들을 따라 빠르게 먹고 식사를 마쳤다.다만 그녀는 그들을 따라 방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어차피 그녀가 돌아가봤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없었고 오히려 쌍둥이 오빠들에게 방해가 될 수 있었다.단오혁도 딱히 그녀의 생각에 별다
하지만 하필이면 연바다가 돌아왔다.단유혁은 그에게 여자가 생긴다고 해도 사업엔 전혀 영향이 가지 않을 것 같았다. 예전의 일을 후회하고 있는 연유성도 여전히 일은 꼼꼼히 잘하지 않던가.연바다가 지금 시기에 HN 그룹을 포기하고 이곳으로 온 이유엔 분명 뭔가가 있을 것이다.다만 아쉽게도 단유혁이 알고 있는 정보는 너무도 적었다. 연바다가 대체 무슨 목적으로 이곳으로 왔는지 추리하기도 어려웠고 엘리베이터도 이미 그들이 있는 층에서 문이 열렸다.결국 생각을 멈추는 수밖에 없었다.단유혁은 단오혁과 같은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꼭